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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배당 제약사 분석]배당 미실시 8곳…주주 외면 지적도①우리들·조아·영진약품 등, 상장 제약사 70%는 현금 배당

강인효 기자공개 2021-04-26 08:26:06

[편집자주]

배당은 가장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다. 오너 일가의 곳간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당의 수혜를 똑같이 받는 개인 주주 입장에서도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들은 지난 몇 년간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어 경영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벨은 이들 ‘제로(0) 배당’ 제약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회사들은 상장사든 비상장사든 배당에 적극적인 편이다. 주요 상장 제약사(지주사는 제외) 60곳 중 지난해 거둔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현금배당에 나선 비율은 70% 정도다.

기업은 한 해 동안 영업활동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에 기반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배당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배당 여력과 상관없이 수년간 '제로배당'으로 일관하는 회사들도 존재한다. 배당이 오너 일가 배를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긴 하지만 배당에 인색한 정책 역시 주주들을 외면하는 것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더벨이 이들 상장 제약사 60곳의 최근 5사업연도(2016~2020) 배당 실시 여부를 전수 조사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5곳은 5년 연속 결산배당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최근 5년간 단 한 차례도 이를 실시하지 않은 곳으로는 영진약품, 우리들제약, 경남제약, CMG제약, 동성제약, 조아제약, 한국유니온제약, 삼성제약 등 8곳이었다.

나머지 52곳은 최근 5년 내 한 차례라도 실시한 곳들이다. 한미약품은 2017년을 제외하고 4년 연속으로 배당을 실시했다. 휴온스는 2017년에는 결산배당으로 주식배당만 실시했지만, 이후 2018년부터는 현금배당도 병행했다.

일동제약의 경우 2016년 인적분할로 설립된 이후 2019년까지 현금배당을 이어왔다. 하지만 ‘벨빅’의 판매 중단 여파로 2020년 현금배당 결정을 번복한 뒤 취소했고, 지난해에도 당기순손실이 이어진 탓에 올해도 배당을 못했다. 회사는 “벨빅의 판매 중단에 따른 재무 효과를 반영한 결과 상법상의 배당가능이익 한도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JW신약, 화일약품, 삼천당제약, 신신제약, 서울제약 등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현금배당을 실시했지만,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올해는 단행하지 않았다. 작년에 약물 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신풍제약은 2015년 이후 6년 만인 올해 결산배당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결산배당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한 제약사 중 연매출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가장 많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249억원을 배당금총액으로 지급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지급한 금액은 200억원이 넘는다. 다만 연결기준 현금배당성향은 2018년(사업연도) 39%, 2019년 65%, 2020년 13%로 들쭉날쭉했다.

중소형 제약사인 경동제약과 대화제약은 결산배당뿐만 아니라 중간배당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경동제약은 2014년 2분기 이후 6년 만인 지난해 2분기 중간배당에 나섰다. 대화제약의 경우 매년 2분기 중간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경동제약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40% 이상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대화제약은 공동 창업자 4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30%에 달한다. 경동제약의 2020년 연결기준 현금배당성향은 100%가 넘는다. 대화제약의 경우 2020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삼아제약의 경우 2020년 연결기준 현금배당성향이 1505%를 기록하며 2019년(18%)과 비교할 때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배당금총액은 18억원으로 같았지만, 작년 실적이 급감하며 당기순이익이 2019년 102억원에서 1억원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삼아제약 오너 일가는 배당금총액 18억원의 약 66%에 해당하는 12억을 수령하게 됐다. 삼아제약 최대주주는 허준 대표로 44% 지분을 보유 중이다. 허 대표와 그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65.58%(2020년 말 기준)이다. 삼아제약의 경우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는데도 무리한 배당으로 오너 일가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삼아제약과 같은 사례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꾸준히 배당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2019년부터는 그 규모까지 늘렸다는 점에서 볼 때 실적 부진 여파에도 불구하고 배당가능이익 한도가 있다면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개인 주주들에게도 배당 자체를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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