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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배당 제약사 분석]KT&G 계열 영진약품, 현금 부족에 '24년간 무배당'②1996년 마지막 배당…100억대 잉여금 불구 오락가락 실적에 발목

강인효 기자공개 2021-04-27 08:16:36

[편집자주]

배당은 가장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다. 오너 일가의 곳간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당의 수혜를 똑같이 받는 개인 주주 입장에서도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들은 지난 몇 년간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고 있어 경영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벨은 이들 ‘제로(0) 배당’ 제약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6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진약품은 내년이면 창립 60주년을 맞는 연매출 2000억원대의 중소형 제약회사다. KT&G가 2004년 영진약품 신주 57%를 인수하면서 계열회사로 편입됐다. 이후로 현재까지 이 회사 최대주주는 KT&G로 변동이 없다. 지분율은 52.45%(작년 말 기준)로 여전히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영진약품이 제출한 1998년 사업보고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상의 조회 가능한 최초의 보고서)에 따르면, 1994년부터 1996년까지는 매년 배당을 실시해왔다. 1997년(매출 1160억원) 적자로 돌아서면서 배당가능이익이 사라졌고 이에 배당도 중단됐다. 2000년까지 적자가 지속되면서 배당 여력이 없었고, 실제로 배당도 이뤄지지 않았다.

2001년 최대주주가 서울보증보험으로 바뀌었는데,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던 시기였다. 하지만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2005년까지는 흑자가 지속됐는데, 2003년 11월 KT&G로 최대주주가 다시 변경됐다. 2006년 적자로 전환했는데, 이후 흑자와 적자가 반복됐다.

최대주주가 몇 차례 변경되고, 실적이 오락가락했지만 영진약품은 1996년을 끝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24년간 무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KT&G가 최대주주가 됐음에도 사실상 소액주주를 위한 주주 환원 정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영진약품에 배당 재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2010년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결손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2013년 순이익이 117억원으로 전년 대비 7배가량 증가하면서 107억원의 이익잉여금이 발생했다. 이후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2014년부터 현재까지 이익잉여금은 매년 100억원 안팎에서 플러스(+) 상태를 유지했다.

다만 배당금으로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 현금(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없었다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회계상 배당 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이익잉여금은 지난 몇 년간 매년 100억원 안팎이지만, 실제 현금은 현저히 부족한 상태였다. 2015년(이하 연말 기준) 45억원이었던 현금은 2018년 18억원, 2019년 7억원, 2020년 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회사 측은 모든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할 수 있게끔 앞으로 배당을 실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배당을 실시해 최대주주인 KT&G도 배당금을 받는 게 유리하겠지만, 지금껏 배당할 여력이 없었던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영진약품은 다른 국내 제약사과 비교할 때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를 하는 편도 아니다. 작년과 재작년의 경우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였다. 결국 향후 배당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매년 매출 성장과 함께 영업 흑자를 유지하면서 대규모의 순이익을 남겨 충분한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앞선 관계자는 “지난해 환자 감소와 영업 활동의 제한 등 코로나19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 없게 되면서 2019년에 달성했던 창사 이래 최대 성과를 이어가지는 못했다”면서도 “앞으로 경영 성과를 내 배당 가능 이익이 발생하게 되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배당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말 기준 영진약품의 소액주주는 8만7000명에 달했다. 이들의 총 지분율은 44.14%였다. 작년 개별기준 매출액은 2085억원으로 2019년(2205억원) 대비 6%가량 줄었다. 매출 감소에 더해 판관비가 늘어난 탓에 영업이익은 2019년보다 96%나 급감한 4억원에 그쳤다. 그 결과 순손익이 적자 전환하면서 1억3312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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