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수소사업 전략]친환경 수소 선박시대 이끈다④한국조선해양, 수소선박 표준화 주도…현대중공업 IPO로 실탄 확보
이우찬 기자공개 2021-04-29 15:36:05
[편집자주]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몇 년간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18년 지주사 체제 개편, 2019년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출범 등 지배구조 측면에서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및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노리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꿈꾸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소사업 계획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7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의 100%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독자 기술로 엔진(HiMSEN, 힘센)을 개발해 공급한다. 중형엔진 브랜드인 힘센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약 25%로 1위를 차지한다.조선업이 값싼 인건비로 추격해오는 중국뿐만 아니라 산업 진출을 추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자원부국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친환경 시대로 전환 중인 상황에서 엔진 등의 기술력은 현대중공업 생존의 무기로 평가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수소사업 추진에는 기술 중심 기업으로 한 번 더 도약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수소인프라 구축+친환경 선박 개발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수소사업을 보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자금조달, 친환경 선박 개발 등 사업 진행은 현대중공업이 키를 쥐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수소선박의 국제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수소선박 관련 국제표준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조선해양이 한국선급과 표준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전설계 규정 등 수소선박 국제표준을 공동 개발해 2022년까지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출할 예정이다.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는 현대중공업은 신주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으로 5년간 1조원을 미래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업계는 엔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수소운반선, 수소연료추진선 등 다가올 미래 친환경 선박 시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수소 수송 인프라 구축, 수소선박 개발 등 수소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소선박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수소를 운반하는 수소운반선과 수소를 연료로 이동하는 수소연료추진선이다. 청정 원료인 수소가 동력원이 되는 수소연료추진선의 경우 내연기관 보다 에너지 효율이 40% 이상 높은 게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선박의 대표 주자로 평가받는다. 연료전지 전문업체와 협력해 수소선박용 고효율 연료전지 개발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암모니아 운반·추진선은 수소운반·추진선으로 가는 중간 단계에 속한다. 암모니아는 탄소를 포함하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세계 주요 항구에서 암모니아를 취급해 유통이 활발한 것도 장점이다. 특히 암모니아는 LPG와 비슷한 끓는점을 지니고 있어 저장·활용에 LPG와 유사한 기술을 요구한다. 현대중공업은 LPG 연료탱크 등 이미 보유 중인 LPG 기술을 활용해 암모니아 추진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쪽에서는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를 2025년까지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수전해(물에 전력을 공급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해상플랫폼이다. 고효율 수전해 시스템 원천기술을 목표로 국내 모 연구기관과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소, ESG 시대 부응하는 사업포트폴리오
국제해사기구는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선박시장도 저탄소의 친환경시대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됐다는 이야기다.
IPO 추진 계획을 외부에 공개했을 때부터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한 미래사업을 강조했다. 미래성장을 위한 실탄을 확보하고 외부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등 ESG와의 접점을 찾는 게 중요했다는 이야기가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건조와 시설투자로 ESG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노동집약적인 조선업이 IPO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수소선박 등 친환경 ESG의 사업성을 부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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