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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신임 제재심 위원에 ‘민변·청와대 출신’ 금융권 경력 짧은 강문대 변호사 선임, 법조계 쏠림 현상 여전

김민영 기자공개 2021-04-28 07:08:0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7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으로 청와대에서 비서관까지 지낸 법조인을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 위원으로 앉혔다. 금융회사 징계 수위를 결정짓는 제재심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지만 제재심의 법조인 쏠림현상도 이어지게 됐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20일 법무법인 서교의 강문대 변호사를 신규 제재심 위원으로 선임했다. 지난 3년 간 제재심 위원으로 활동한 법무법인 세한의 송창영 변호사 후임자다.

1968년생인 강 변호사는 이력이 화려하다. 주로 노동계와 깊은 인연이 있다. 마산중앙고를 나오고,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강 변호사는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 합격 후 1998년 사법연수원에 입소, 2000년 29기로 수료했다. 2002년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로 취직해 약 4년을 일했다.

이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겸임교수,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위원, 민변 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2018년 8월부터 작년 8월까지 약 2년 간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비서관을 맡았다.

작년 금융노조가 참여한 금융감시센터에서 활동하면서 금융권과도 연을 맺었다. 금융감시센터는 금융을 공공재로 재정립하고, 투기자본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해 금융전문가, 노동계, 시민단체 등이 함께 설립한 비정부기구(NGO)다. 강 변호사는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등과 함께 이 단체의 설립을 주도했다.

다만 강 변호사의 금융권 경력은 짧은 편이다. 20년 넘는 법조인 생활 동안 주로 노동 관련 업무를 했다. 금융권 관련은 작년에 참여한 금융감시센터가 처음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금융 관련 경력을 쌓은 변호사 출신 제재심 위원들과 대비된다.

다른 변호사들은 금감원 출신이거나 금융법 전문, 금융 유관기관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2019년 3월부터 제재심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법무법인 한결의 안병용 변호사는 금감원 보험전문인 시험관리위원회 위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법무법인 광장의 강현구 변호사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금감원에서 일했고, 2007년 광장으로 옮긴 이후 금융규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금융 규제전문 변호사다. 금감원 근무 당시 분쟁조정실, 검사총괄국, 비은행심사팀, 제재심의실, 법무실 등에서 일했다.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감독정책과에 파견도 나가 금융지주회사 인허가 업무를 수행했다.

법무법인 린의 임진석 변호사도 산업은행 펀드 운용사 선정 외부위원, 금감원 상호저축은행 경영평가위원으로 일했고, 현재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감사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짧은 금융권 경력에도 시민단체 활동 이력, 금융감시센터 창립 주도 등의 경력이 제재심 위원으로 발탁된 배경으로 전해졌다. 또 청와대에서 일한 변호사가 제재심 위원으로 합류하면서 제재심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는 평가다.

제재심의 법조인 쏠림현상은 계속되게 됐다. 민간 위원 19명 중 강 변호사 포함 변호사만 9명에 달하고, 법무법인 전문위원, 로스쿨 교수(5명)을 더하면 제재심 위원 15명이 법조 관련 분야에서 일한다. 약 10명 중 8명(78.9%)이 법조인인 셈이다.

제재심 관련 규정에서는 민간 위원을 금융권 및 금융 관료 출신, 소비자단체 출신, 법조계 출신, 회계사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2019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금감원의 법조인 선호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DLF, 라임펀드, 옵티머스 등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에서 금융사와 투자자 간 손해 배상 문제를 두고 ‘법률문제’가 크게 대두됐다. 또 2018년 금감원이 제재심 방식을 대심제로 운영하면서 금감원 검사국과 해당 금융사 간 공방전이 펼쳐지면서 제재심 위원들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졌다. 금감원 검사국과 금융사의 역할이 검사·피고와 유사해지면서 사실상 판사 역할을 해야 하는 제재심 위원의 법률적 판단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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