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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맞은 PEF]유니콘부터 대기업까지…투자 스펙트럼 넓어진다②규제 빗장 풀려…운용사별 대응 전략 마련 분주

조세훈 기자공개 2021-05-06 10:25:26

[편집자주]

사모투자펀드(PEF)시장이 일대 변화의 기로 앞에 섰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체계 개편이 본격화 되면 투자 방식에서부터 운용 규제에 이르기까지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기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경우 기관 전용으로 바뀌어 자율성이 대폭 확대되는 등 모험자본의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더벨은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사모펀드 제도 개선의 영향을 총 4편에 걸쳐 자세히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4: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10월부터 기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는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새롭게 출발한다. 일반 사모펀드(헤지펀드)와는 LP(유한책임사원: 출자자)를 두고 여전히 분리되지만 이원화 됐던 운용규제가 하나로 통합되고, 투자에 대한 제한이 사라지면서 양측의 수렴현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무한경쟁 체제로 접어들면서 경쟁력을 갖춘 PEF는 기회를 잡게 되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곳은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자본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풍부한 유동성을 무기로 대출, 대기업 소수지분 투자, 유니콘 기업 투자 등이 활성화 돼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운용사들은 새로운 투자처 공략과 대응 체계를 짜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기업·유니콘 투자 주목…소수 지분 공략 본격화

이번 개정안에서 PEF의 기업 투자에 발목을 잡았던 '10% 룰'이 폐지됐다는 점은 가장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10% 이상 지분을 취득하더라도 이사임명권을 얻지 못하면 투자하지 못하는 걸림돌이 사라지면서 유망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국내 PEF 업계는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 중 '기울어진 운동장'이 사라진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그 동안 10% 룰 규제를 받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투자에서 대다수 배제돼 왔던 반면 외국계 PEF는 이 규제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PEF는 이사임명권을 받아야만 투자가 가능해 협상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국내 유니콘 기업이 나스닥 상장 등으로 주목받는 시기에 그 과실을 국내 운용사들은 누리지 못했다.

쿠팡과 우아한형제들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올해 나스닥 상장 첫날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었다. 세계 2위 메모리 제조업체인 SK하이닉스의 시총과 맞먹는다. 국내 유니콘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주요 주주로는 소프트뱅크그룹이 이끄는 비전펀드를 비롯해 그린옥스캐피털, 세쿼이아캐피탈, 블랙록사, 윌리엄 애크먼 등 외국계 PEF가 대부분이다.

조단위 빅딜을 이룬 우아한형제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2019년 말 4조원대에 인수했다. 국내 시장을 평정했지만 주요 주주는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자다.

이런 현상은 유니콘 기업에 성장사다리를 놓는 역할을 국내 PEF가 맡기 어려운 조건 때문에 비롯됐다. 초기 벤처캐피탈(VC)이 투자를 하지만 조 단위 이상에서는 유동성이 풍부한 PEF가 나서야 한다. 그러나 10%룰에 막혀 투자 기회를 잡지 못했고 외국계 PEF가 독식하는 결과로 귀결됐다.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나스닥 상장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경쟁력 있는 업체들도 꾸준히 나오는 만큼 국내 PEF가 앞으로 유니콘 투자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대기업 투자도 한층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은 이사회 구성에서 배타적인 문화가 강하다. 경영권에 간섭하거나 견제하는 것에 대한 문화적 부담이 크다. 그러나 앞으로 이사회에 진출하지 않고도 투자가 가능해져 외부 자금 수요가 있는 기업이 손쉽게 PEF에 손을 내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한 PEF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은 이사회에 외부인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이사회 구성 문제로 무산됐던 투자 건들이 앞으로는 가능해지는 만큼 대기업 투자는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 대출 투자, 새 먹거리 될까

대출 투자 영역의 빗장이 열리자 이를 활용하기 위한 PE 운용사들의 스터디도 본격화되고 있다. 앞으로 PEF는 기업의 회사채를 인수할 수 있는 사모대출펀드(PDF)를 설립할 수 있다.

에쿼티(지분)나 메자닌에 국한된 투자영역이 대출까지 확대되자 PE 운용사들은 일단 반색하고 있다. 이들은 중소·중견기업의 자금 투입 및 기업 구조조정과 경영개선을 위한 선제적 구조조정 관점에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은 은행의 본질적인 영역이지만 대출 자산 건전성과 대출 기간들을 고려해 투자 대상이 엄격히 제한된다.

반면 PEF는 투자 회사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다소 긴 투자기간을 두고 자금을 제공해 줄 수 있다. 특히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에 봉착한 기업에 은행보다 유연한 대출 기준을 통한 투자가 가능하다. 단지 채권자에 머물지 않고 기업의 턴어라운드를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다만 PEF에 적합한 투자처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방 안정성을 고려해 담보를 설정하는 딜 구조는 은행, 제2금융권과 별반 다르지 않다. 메자닌 투자도 상환 안정성을 위해 여러 질권을 설정한다. 그러나 투자를 받은 대상 기업은 제도권 금융을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이 대다수다.

따라서 하방 안정성을 보장받으면서도 안정적 수익률을 올리려면 '옥석 가리기'가 필수적이다. 다만 대출 펀드이기에 수익률은 메자닌 투자에 비해 적어 투자 노력에 비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대다수 PEF는 PDF 분야의 매력을 못 느낄 개연성이 높다.

한 PEF 관계자는 "딜 구조는 기존 PEF 투자처럼 짜고 담보는 은행처럼 잡으려 할 것"이라며 "다만 하방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과정에서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투여되는 만큼 적극 나서는 곳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딜 구조의 창의성이 투자의 성패를 가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출 리스크를 막을 수 있는 담보 방법에 PEF의 기법을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1순위 담보 설정이 어렵다면 이를 대체하는 담보 설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PEF 관계자는 "PDF가 도입되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딜 구조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분명 새로운 먹거리 분야인 만큼 창의적인 딜 구조를 가진 하우스가 우위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위험, 중수익 구조를 지향하는 전문 하우스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최근 법인을 신설하고 국내 PEF로는 처음으로 사모신용펀드(Private Credit)를 출범시켰다.

사모신용펀드의 투자대상은 전략에 따라 투자등급 회사채, 하이일드 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상업용부동산담보증권(CMBS) 등으로 다양하게 나뉜다. 자금조달 수요가 있는 기업에 직접 대출하거나 일부 메자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PDF보다 투자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특징이 있다. 대형 PEF 중심으로 회사를 신설해 PDF 전담팀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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