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지배구조 분석/아이에이그룹]원군 떠난 김동진 회장, 지배력 숙제 남겼다'사업·재무 지원' 폴라리스그룹 계열분리, 지분 8%대 축소 '고심'

조영갑 기자공개 2021-05-26 10:12:05

이 기사는 2021년 04월 30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온 아이에이그룹이 최근 폴라리스그룹과 계열분리 하면서 '홀로서기'를 꾀하고 있다. 든든한 원군이던 조성우 폴라리스그룹 회장(전 아이에이그룹 부회장)이 재무·사업적으로 독자적인 길을 가기로 하면서 김동진 회장의 곁이 다소 쓸쓸해졌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김 회장의 지배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이에이그룹과 폴라리스그룹은 지난 21일 양 그룹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던 세원의 지분을 정리, 실질적인 계열분리를 완료했다. 앞서 세원, 폴라리스웍스(옛 아이에이네트웍스), 폴라리스오피스(옛 인프라웨어)는 폴라리스그룹의 출범을 알리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독자경영 체제를 꾸리겠다는 뜻을 공표했다. 폴라리스그룹은 보유하고 있던 아이에이의 전환우선주(CPS)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 장내매도해 24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 2018년 타법인 인수전 계기 '의기투합'

양 그룹은 계열분리 이후 각자의 사업을 영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폴라리스웍스의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차, 전력반도체 사업 등에서 협업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아이에이와 김동진 회장은 지난 3월 26일 폴라리스웍스 보통주 491만4395주와 전환사채(CB) 97만주 가량을 추가로 인수해 폴라리스웍스의 지분율을 11.6%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보유목적도 기존 경영참가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사업의 협력은 이어가지만 경영과 관련해선 명확하게 선을 그은 셈이다.

김 회장과 조 회장의 의기투합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이에이는 전력반도체 및 자동차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M&A를 꾀했다. 하지만 유동성 부족으로 CB 발행 및 유상증자 등 외부 투자유치를 활발하게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과 조 회장은 공동 출자한 아이에이투자조합1호 등을 통해 당시 옵토팩(현 폴라리스웍스) 인수전에 참여했다. 김 회장은 아이에이를 통해, 조 회장은 개인회사였던 에스와이미디어그룹을 활용해 자금을 출자, 옵토팩의 최대지분을 인수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다수의 우호적인 재무적투자자(FI)를 아이에이투자조합1호 출자자로 끌어들였다. 이후 아이에이와 옵토팩은 세원의 최대주주(18.89%)인 에이센트 지분을 각각 52%, 48% 인수하면서 세원을 간접 인수했다. 기존 아이에이가 쥐고 있던 185만주(8.27%)에 더해 총 608만주(27.16%) 가량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함께 인수전에 나섰던 아이에이는 올해 4월 초 세원 지분을 장내매도, 약 160억원가량의 차익을 보면서 유동성을 확보했다. 보유하고 있는 폴라리스웍스의 지분가치 역시 130억원 가량으로 치솟았다. 계열분리가 마무리된 현재 세원은 폴라리스그룹으로 편입된 상황이다.

다만 그동안 발행한 CB 규모가 300억원에 달하면서 '대량출회(오버행)'의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이에 아이에이는 기존에 발행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동시에 만기 전 취득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대청소'도 동시에 진행했다.

아이에이는 폴라리스그룹과 한배를 타면서 재무제표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효율적인 M&A를 통해 자본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호전되면서 부채비율, 현금흐름 등의 지표가 건실해졌다.

2018년 매출액 673억원과 영업손실 10억원, 2019년 매출액 678억원과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던 아이에이는 전력반도체, 자율주행차 시장이 개화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584억원, 영업이익 44억원, 당기순이익 13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줄었지만,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가 크게 향상됐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45.45%로 집계됐다. 유보율은 2018년 81.50%에서 지난해 말 201.06%로 상승했다.

◇ 김 회장 지분율 11.87%→8.45% 희석, 주담대 리스크도

눈길을 끄는 점은 김 회장의 지배력이다. CB 전환 등으로 꾸준히 신주가 발행되면서 김 회장의 지분율은 2017년 말 11.87%에서 올해 1분기 8.45%로 3%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 우호지분으로 버팀목 역할을 하던 세원의 우선주 역시 보통주로 전환, 전량 장내매도되면서 김 회장은 다시 지배력을 보강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김 회장의 보유 지분 가운데 1085만4167주(3.71%)가 주식담보계약으로 묶여 있다는 점도 지배력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김 회장은 담보계약을 내년 9월까지 연장했다.

자금 동원여력이 부족한 김 회장은 폴라리스그룹과의 결별 이후 지배력 강화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이에이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 담보로 설정된 주식에 대한 반대매매 등의 가능성이 낮은 것과 지분가치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에이의 주가는 2018년 11월 당시 400원 대로 바닥을 찍은 후 꾸준히 상승해 올해 2월 2000원의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현재(28일 종가 기준) 1400원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선 향후 배당, 급여 등을 통해 지분을 차츰 늘려가는 동시에 아이에이를 축으로 그룹사 간접지배를 강화하는 식으로 지배력을 유지할 거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폴라리스그룹 계열사가 이탈하긴 했지만, 오토소프트, 트리노테크놀로지, 아이에이파워트론 등의 계열사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트리노테크놀로지의 경우 올해 기업공개(IPO)도 공식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동진 회장의 지분율이 낮기는 하지만, 아이에이의 사업 모델이 현대차 부회장 출신인 김 회장이 없이는 유지되기 힘들기 때문에 외부의 도전(적대적M&A)이 개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