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DL이앤씨]박성민 CFO 첫과제 ESG 채권 '친환경 신사업 확대'이자비용 절감·신사업 홍보 ‘일석이조’…수소에너지·CCS 추진 중
이정완 기자공개 2021-05-06 14:05:1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이앤씨 CFO(최고재무책임자)로 부임한 박성민 재무관리실장의 첫 번째 대형 과제는 ESG 채권 발행이 될 전망이다. 박 실장은 친환경 신사업 확대를 위해 회사가 분할 후 처음 발행하는 회사채를 ESG 채권으로 찍기로 했다.DL이앤씨는 분할을 계기로 수소에너지와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등 친환경 사업을 적극 추진 중에 있어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이 분야에 사용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2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3년물과 5년물을 검토 중인데 이 중 하나는 ESG 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공모채는 DL이앤씨가 분할 후 처음으로 발행하는 회사채다. 2월 DL이앤씨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A-/안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DL이앤씨가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의 용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SG 채권 특성상 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경영 등에 부합하는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박 실장은 건설업계의 활발한 ESG 채권 발행 분위기에 힘입어 이번 조달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포스코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등이 ESG 채권으로 조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건설사 모두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해 몰려 증액 발행하기도 했다.
건설사 중 가장 최근 녹색채권을 발행한 한화건설은 지난달 말 열렸던 수요예측에서 800억원 모집에 5000억원이 넘는 주문이 들어왔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30일 수요예측보다 2배 늘어난 1600억원으로 조달 규모를 늘렸다.
ESG 채권은 이자비용을 줄이는데도 기여했다. 지난 2월 건설사 중 처음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한 SK건설은 A- 등급 민평금리 대비 -21bp 낮은 2.159% 금리로 조달할 수 있었다. SK건설 또한 1500억원 목표 수요예측에서 조 단위 투자금이 몰려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박 실장이 ESG 채권 발행을 성사시키면 이자비용 절감과 함께 DL이앤씨의 친환경 신사업을 알리는 홍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ESG 채권은 발행사와 기관투자자 양측 모두 ESG 투자를 이행하고 있다는 홍보효과가 크다”며 “ESG 채권이 지속 발행된다면 지금보다 발행사의 금리 메리트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가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의 활용 방안은 다른 건설사의 사례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지난 3월 ESG 채권을 발행한 포스코건설은 녹색건축 인증 건축물 건설에 조달금액의 50%를 사용하고 나머지 50%는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공사 기성금 조기 지급에 쓰기로 했다.
ESG 채권 중 친환경 분야에 특화된 녹색채권을 발행한 SK건설과 한화건설은 친환경 건축물, 하수처리장, 연료전지 발전소,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 등에 조달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DL이앤씨는 올해 분할 신설된 후 친환경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사업에 조달자금을 쓸지 주목을 받는다. DL이앤씨는 수소에너지와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등 친환경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암모니아를 활용한 그린수소 플랜트가 회사의 관심 분야인데 DL이앤씨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마덴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어 기술력도 충분하다. CCS 사업 역시 약 10년 전부터 한전전력연구원이 주도한 국책연구과제에 참여해 하루 3000톤 규모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본설계 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신사업이지만 곧바로 뛰어들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는 의미다.
ESG 채권 조달 전략을 담당하는 박 실장은 지난해 6월 대림산업에 합류한 인물이다. 이전까지는 삼성물산에서 전무로 일했다. 1964년생으로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박 실장은 삼성물산 시절부터 금융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2010년 말 상무 승진 후 전사 금융팀장 겸 상사 금융담당으로 전체 금융 업무를 맡기도 했다.
2014년에는 상사부문 구주·아중동 총괄 겸 독일 프랑크푸르트법인장을 맡아 유럽 지역 상사 사업을 담당하기도 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 역량을 높게 평가 받아 유럽과 아프리카·중동 영업 일선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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