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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코로나19 명암]한투저축은행, 본업보다 투자로 돈 벌었다②유가증권 이익 '20배↑', 경쟁사 대비 낮은 이자수익 고민

류정현 기자공개 2021-05-13 13:00:00

[편집자주]

저축은행에게 있어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 늪에 빠진 곳이 있는가 하면 늘어난 유동성과 대출수요 흐름에 올라탄 곳도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불러 일으켜 저축은행 업계를 양극으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완연히 달라진 저축은행의 상황을 각 하우스별로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1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한투저축은행)은 지난해 전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4번쨰로 많은 수익을 달성했다.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원 아래 단기간 업계 선두권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에는 투자수익이 많이 났다. 2019년 2000만원에 불과했던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지난해 40억원대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시장에 여전한 와중에 예대율 규제, 주식시장 호황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본업인 이자수익은 정체돼 우려를 산다. 중금리대출 자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체 영업수익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쟁사 대비 이자수익 규모가 작아 본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유가증권 이익 급성장, 주식시장 활황 덕 '톡톡'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604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585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약 3.24% 증가했다. 2017년 처음 500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한 이후 약 3년 만에 600억원대에 진입했다.

한투저축은행의 지난해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투자수익이다. 그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던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이익이 지난해 대폭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출처=한국투자저축은행 감사보고서

2017년 결산 기준으로 약 4억3192억원 규모였던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이익은 2018년 1억7907억원, 2019년 2149만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그런데 지난해 4분기 누적 기준으로 40억3161만원을 기록하며 크게 반등했다.

전체 유가증권 관련 이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매도가능증권이다. 지난해 4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은 35억원으로 전체 40억원 가운데 약 87%를 차지했다. 2019년 같은 기간 기준으로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은 675만원에 그쳤었다.

구체적으로는 수익증권이 견조하게 증가했다. 수익증권은 고객 자산 운용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배분받을 권리를 의미한다. 한투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수익증권 자산의 총액은 205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127억원) 대비 61% 증가했다.

또 다른 매도가능증권인 투자일임계약자산을 새롭게 취급한 점도 성장세를 견인했다. 지난해 말까지 한투저축은행은 약 203억원 규모의 투자일임계약자산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전체 매도가능증권 가운데 약 49.5%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투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로 인해 여유자금이 많이 남았다"며 "이를 운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그간 거의 취급하지 않다시피 했던 단기매매증권도 대거 늘렸다. 단기매매증권은 단기간 내의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취득한 유가증권을 일컫는다.

특히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보유하지 않았던 상장주식을 지난해 대거 늘렸다.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한투저축은행이 보유한 단기매매증권의 장부금액은 총 43억6278만원, 평가손익은 2억7477만원이다.

이처럼 주식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단기매매증권 관련 이익이 모두 상승했다.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한투저축은행의 단기매매증권 처분이익은 2억2390만원, 평가이익은 2억8662만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처분이익은 1473만원이었고 평가이익은 따로 없었다.

배당금수익도 크게 늘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많아야 400만원에 그쳤던 배당금수익은 2020년 5억2100만원으로 뛰었다.

한투저축은행은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총 투자한 상장기업은 6곳인데 한전KPS, KT&G, KT, POSCO, 기업은행, KB금융 등으로 각 사업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들이다.

앞선 관계자는 "보통 코스피200 종목 내에서 선택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종목 선정을 위한 내부 규정도 마련돼 있다"고 언급했다.

출처=한국투자저축은행 감사보고서

◇경쟁업체 대비 낮은 이자수익, 규모 늘었지만 비중 답보

한투저축은행은 이자수익에서도 어느정도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한투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총 2746억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2251억원을 벌었을 때보다 약 22% 증가했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18%, 19% 성장률을 보였을 때보다 3~4%p 높다.

금리가 높은 대출 상품을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한투저축은행은 지난해 일반자금대출과 종합통장대출을 크게 늘렸다.

한투저축은행의 일반자금대출 연이자율은 3.5~23.9% 사이에서 결정된다. 총 5개 종류의 대출채권 가운데 최고 금리는 일반자금대출이 가장 높은데 중금리 대출이 주로 해당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한투저축은행의 일반자금대출 총액은 3조2836억원이다. 그보다 1년 전 2조7308억원 정도를 보유했을 때보다 20.24% 증가했다.

종합통장대출은 3.6~11.0% 금리로 일반자금대출 다음으로 비싼 대출상품이다. 2019년 말 기준 3494억원이었던 종합통장대출 자산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495억원으로 약 28% 증가했다.

한투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중금리 대출이 많이 늘어난 건 사실"이라며 "전반적으로(자산의) 계수가 다 늘었으며 중금리 대출의 영향이 다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난해 투자수익 성장세에 비해서는 저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는 대출 수요가 기본적으로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이자수익 성장률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영업수익에서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에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투저축은행의 이자수익 비중은 88.11%다. 2019년 87.86%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0%대 비중을 넘어선 1.29%를 기록했다.

경쟁 업체와 비교해도 한투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적은 편이다. 지난해 말 순이익 기준으로 한투저축은행 다음인 5위에 랭크된 유진저축은행보다 이자수익이 적다. 지난해 유진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2830억원이다. 한투저축은행(2746억원)보다 약 80억원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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