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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금융지주 조건부자본증권 급증, 비은행 지원 실탄올들어 5월까지 2조 이상 발행, SRI채권으로 운용사·연기금 이목 끌기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1-05-17 13:19:4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4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가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대거 발행하고 있다. 올 들어 2조원 넘게 발행했다. 역대 최대규모였던 지난해보다 속도가 빠르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으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잇달아 찍어냈다.

비은행부문을 강화할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자본을 꾸준히 확충해 코로나19의 타격을 버틸 만큼의 재무적 버퍼는 확보해뒀다. 그러나 은행부문 전망이 흐려지면서 보험, 증권업 등 비은행부문 강화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향후 인수합병 등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지주 발행물량 2조 넘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금융지주가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은 모두 2조1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발행한 물량만 1조9100억원에 이른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각각 6000억원씩 발행했고 하나금융지주는 5100억원, 우리금융지주는 2000억원 발행했다. 이밖에 DGB금융지주도 1000억원 규모로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난해보다 발행 속도가 빠르다. 2020년 금융지주가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은 모두 4조82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된 물량은 1조5500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공모 회사채 시장이 위축됐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의 조건부자본증권 발행도 부진하다가 하반기에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핸디캡이 없었기에 조건부자본증권이 상반기부터 활발히 발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조건부자본증권은 지난해만큼, 혹은 지난해보다 더 많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고자 자본을 확충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분석했다.
출처: 한국예탁결제원
◇비은행부문 강화 실탄

은행계 금융지주사가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실탄을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으로 마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할 여력은 이미 충분한 데다 올해는 금리도 높아져 발행여건이 지난해보다 불리해졌다”며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며 자본비율을 충족하기 위해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코로나19 관련 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BIS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조건부자본증권을 대규모로 발행하면서 재무적 버퍼를 확보하는 데 힘썼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계 지주회사의 BIS자기자본비율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가 15%를 웃돌았고 하나금융지주는 14.2%, 우리금융지주는 13.84%, DGB금융지주는 12.41%를 기록했다. 당국의 BIS자본 규제보다 한참 높다.

그런데도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이어가는 것은 저금리 기조 하에서 은행부문의 성장세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조치다. 비은행 계열사를 지원하거나 향후 인수합병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하나금융투자와 여신전문 자회사인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등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가 조건부자본증권을 대규모로 발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회사에 대한 기여도 등이 상대적으로 열위하다”며 “우리금융지주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실제로 지난해 9000억원의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금리메리트 톡톡, SRI채권으로 투자자 관심 끌어

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이 지난해부터 쏟아지고 있지만 시장에서 무리없이 소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외없이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모집금액 대비 수요예측 참여금액) 2.2배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다.

최 연구원은 “금융지주의 조건부자본증권이 워낙 많이 발행되다보니 투자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저금리 기조에서 금리 매력이 부각되기에 비록 줄어들긴 했어도 수요는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투자자군은 리테일과 보험사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조건부자본증권을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으로 발행하면서 투자자 저변이 확대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지난해 KB금융지주가 조건부자본증권을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DG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도 이를 지속가능채권으로 발행했다.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 투자자가 ESG를 투자에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자산운용사 등도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프리미엄처럼 SRI채권으로 발행했을 때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아지는 경향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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