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라스트마일 이커머스]'배송실험' 롯데쇼핑, 속도보다 효율성③'합배송→바로배송→릴레이배송'…편의·비용 충족 '최적화' 고민

전효점 기자공개 2021-05-24 06:56:51

[편집자주]

유통업계에 '라스트마일 배송'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새벽배송', '당일배송'이 아닌 '즉시배송'과 '30분배송'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라스트마일 경험은 이커머스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로 부상했다. 특히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음식 배달대행 플랫폼을 중심으로 활발한 이륜차 배송에 기존 유통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이륜차를 기반으로 고도화되고 있는 유통업체의 배송 경쟁 구도와 전략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1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통합 플랫폼 '롯데온'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다양한 라스트마일 배송 실험을 전개해왔다. 계열사 롯데GRS의 롯데리아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합배송' 실험부터 바로배송에 이은 릴레이배송까지 다양한 수단과 방식을 시도하며 최적화된 배송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일련의 실험을 통해 롯데쇼핑은 배송 서비스의 초점을 '속도'보다는 '효율성'에 맞춰야 한다는 원칙을 얻었다. 속도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지만 빠른 배송을 위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면 지속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다양한 실험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을 도심 물류 거점으로 삼아 비용과 소비자 편의를 동시에 고려한 서비스를 완성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합배송·바로배송·릴레이배송' 잇단 실험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을 출범하면서 네 가지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롯데온을 통해 주문할때 '바로배송', '당일배송', '새벽배송', '바로픽업'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출범 시점에는 특정 점포에만 서비스가 제공되는는 등 여러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이때 기획한 네 가지 서비스는 롯데쇼핑이 지난 1년간 배송 고도화와 최적화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전개할 수 있는 아이디어 기반이 됐다.


당시 네 가지 서비스 중 눈에 띄는 것은 바로배송 서비스였다. 롯데온에서 주문 후 2시간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로 물류센터부터 라스트마일까지 소비자까지 거리 전 구간을 커버하는 반면 속도 면에서도 가장 신속했다. 출범 당시에는 풀필먼트서비스 시설을 구축한 롯데마트 중계점과 광교점에서만 가능한 서비스였다.

롯데쇼핑은 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 주력했다.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편의를 유지하는 게 골자였다.

올 들어 롯데마트 잠실점을 시작으로 시범 론칭한 릴레이배송은 대표적으로 이 바로배송을 보완한 개념이다. 롯데온에서 고객이 주문하면 2시간 내 배송을 완료하는 서비스로 바로배송처럼 속도를 강조했다. 기존 서비스 구간을 두 단계로 나누어 비용 최적화를 모색하는데 차별점을 뒀다. 배달기사는 지역 거점(CP·Contact Point)까지만 운송을 담당하고, 이후 물품을 인계받은 '플렉서'가 오토바이, 자전거 등 이륜차를 활용해 라스트마일 배송을 마무하는 방식이다.

릴레이배송 방식은 기존 배달기사의 동선을 각 지역거점으로 단축시켜 단위 시간당 배송 건수를 늘린 게 특징이다. 하지만 플렉서 등 추가 인건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비용과 배송량의 최적점을 찾아야 한다.

쿠팡도 일반인에게 라스트마일 배송 작업을 위탁하는 '쿠팡플렉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롯데쇼핑과는 약간 다르다. 쿠팡은 일반인 배달자가 물류센터에서 배달처까지 전 과정을 관장하는 반면 롯데쇼핑 플렉서는 CP에서 각 호까지 라스트마일 배송만을 맡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바로배송은 2시간 내 완료돼야 하는데 한 명의 기사가 물류센터에서 각 가정까지 전 과정을 맡아 다량의 주문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라스트마일이 아닌 CP까지만 배달하면 배달 기사 1인당 하루 배송할 수 있는 양이 두 배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실험 끝에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더는 실행하지 않는 배송 방식도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7월 롯데온을 플랫폼으로 삼고 롯데GRS의 롯데리아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통합배송 서비스를 실험했다. 이 아이디어는 롯데리아가 전국 곳곳에 13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오랜 딜리버리 경험을 토대로 이륜 배송과 라이더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는 데서 착안됐다.

'한시간배송 잠실' 이름으로 출범한 이 서비스는 잠실 지역에 소재한 고객 A가 롯데온 앱을 통해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TGIF 스테이크,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면 롯데리아 라이더가 1시간 내로 모든 상품을 함께 배송해준다. 소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핵심 포인트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롯데쇼핑은 서비스를 접었다. 소비자가 각 계열사에서 주문한 상품이 거점센터인 롯데리아 잠실광장점에 모이고 통합포장 돼 이륜차에 실려 배송되는 과정은 투입 인건비 대비 효율적이지 못했다. 전국 확장성도 제한됐다.

지난해 7월 잠실 권역에 시범 도입했지만 실패한 O4O 합배송 서비스

◇'도심내 물류센터' 슈퍼·할인점 재조명

롯데마트는 롯데온이 진행하는 배송 서비스의 물류 거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롯데온은 기존 롯데마트의 물류망을 이용해 주문 후 2시간 안에 물건 포장 및 배송까지 이뤄지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 서비스에 따라 각 마트 점포는 배송 거점으로서 '스마트스토어, 세미다크스토어'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 점포 형태는 후방에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것으로 오프라인 영업과 동시에 온라인 주문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현재까지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상품 선별·포장을 30분 안에 마치고 배송이 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15개 점포에 구축해 둔 상태다. 연내 30여개 점포로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슈퍼 역시 '퇴근길 1시간 배송' 등 바로배송과 유사한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작년 말 잠실점에서 시범 론칭한 이 서비스는 오후 4시부터 8시 사이에 주문하면 한 시간에 배송해준다. 롯데슈퍼는 이 서비스를 현재까지 서울 6개 권역과 수도권 지역으로 확대한 상황이다. 배송 거점 매장도 12곳으로 늘어났다.

중거리보다 근거리 배송에 특화한 이륜배송 활용도를 높이려면 물류센터도 마찬가지로 더욱 소형화되고 촘촘하게 분포해야 했는데, 슈퍼 점포의 분포도는 안성맞춤처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애물단지처럼 여겨졌던 롯데슈퍼의 회생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롯데쇼핑 내부적으로는 소포장 배송에 적합한 이륜차를 활용한 거점으로서 슈퍼 역할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아직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이륜차는 실을 수 있는 포장 크기의 제한이 있다"면서 "슈퍼에서 일반적으로 고객이 주문하는 양을 초과해 한번에 한 건의 배송 이상을 적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트를 위주로 한 1톤 트럭 배송이 여전히 보편적이고 최적화된 배송 사이즈"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