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신세계 뉴채널 '쓱' 해부]'이베이·W컨셉·요기요' 확장성 주목한 '베팅본능'③상반기 추진 M&A 8조 '플랫폼 확보' 안간힘, '美상장' 포석 관측도

최은진 기자공개 2021-05-26 07:59:55

[편집자주]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W컨셉과 요기요까지. 신세계그룹이 '쓱닷컴'을 중심으로 외연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마트 종속기업 중 한곳에 불과하던 쓱닷컴을 독립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안착시킨 가운데 올들어 갑작스런 광폭행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네이버와 혈맹을 맺은 후 한층 더 공격적인 확장전략은 쿠팡에 대적해보겠다는 배짱까지 엿보인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이어 신세계그룹의 새로운 주요 유통채널로 급부상한 쓱의 전략과 미래 청사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4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의 투자 전진기지가 달라졌다. 그동안 굵직한 인수합병(M&A) 전면에는 ㈜신세계나 ㈜이마트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쓱닷컴도 가세하는 분위기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모기업 역할을 하는데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지배구조상 현금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간이다. ㈜신세계와 ㈜이마트를 중심으로 사세가 확장되는 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최근 조단위 대규모 딜(Deal)에 쓱닷컴이 나서면서 3000억원에 육박하는 W컨셉 인수를 순식간에 성사시키는데 이어 곧바로 2조원에 달하는 요기요 딜까지 추진하고 있다. 쓱닷컴을 키운다는 분명한 의지가 드러난다. 특히 딜 면면을 살펴보면 단순히 이커머스로서 사세확장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쓱닷컴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한 '확장성'을 꾀하는 분위기다. 벤치마크 대상은 역시 '쿠팡'이며 조력자는 '네이버'다.

◇M&A 전면에 '쓱', 사세확장·밸류업 올인…잇단 수조원대 딜 '역대 최대'

신세계그룹은 올초부터 대규모 딜을 잇따라 추진하며 M&A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마트가 SK와이번스를 10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곧바로 5조원 규모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뛰어들었다. 이후 CJ오쇼핑과 무신사로 원매자가 압축되던 W컨셉 인수전에 갑작스레 뛰어들더니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2700억원에 낙찰받았다. 그간 유력 원매자로 꼽혔지만 강하게 부인했던 2조원 몸값의 요기요 딜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상반기에만 추진 중인 딜 규모가 8조원에 달한다. 신세계그룹 M&A 역사상 가장 활발하고 통 큰 투자다. 신세계그룹 자체적으로 수년 전부터 진행 중인 최대 개발사업인 동서울터미널 및 화성테마파크 등에만 총 6조원이 지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잇단 M&A는 그룹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방향성이나 의지가 분명하다. 강희석 ㈜이마트·쓱닷컴 대표이사가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 현장에서 "이베이코리아 딜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직접 밝혔을 정도다. 대규모 딜에 대한 의지를 단지 트릭(Trick)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에서 정용진 총괄 부회장의 베팅본능은 익히 오래 전부터 회자됐지만 올해만큼 과감하면서도 일관된 방향성을 가졌던 적도 없다. 일련의 M&A 딜이 각각 다른 아이템인듯 보이지만 쓱닷컴이라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맥을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


야구단의 경우 쓱닷컴의 브랜드 파워를 제고하고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데 목표를 뒀다. 이베이코리아 역시 쓱닷컴의 경쟁력을 키우는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픈마켓 1위 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과 셀러 기반은 이제 막 관련사업을 시작한 쓱닷컴의 입지를 단번에 올려줄 핵심무기가 된다. W컨셉이나 요기요는 쓱닷컴이 아예 인수주체로 나서 패션부문 등 플랫폼 카테고리를 보강 및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간 백화점 혹은 이마트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M&A와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이색투자가 중심이 됐다면 올들어 추진되는 대규모 딜은 전적으로 쓱닷컴이 중심이 된 투자인 셈이다. 특히 인수주체로 ㈜이마트나 ㈜신세계가 아닌 쓱닷컴이 나서고 있다는 점은 쓱닷컴의 몸집 자체를 키울 충분한 유인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커머스로서의 쓱닷컴을 확장시키는 데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인수주체로 ㈜이마트가 나선다는 점은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할 뿐 아니라 추후 종속기업인 쓱닷컴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결단이다.

쓱닷컴이 주체가 된 W컨셉 인수는 쓱닷컴의 가치 및 몸집을 높이는 차원이다. 특히 패션카테고리의 경우 쿠팡이 안간힘을 쓰지만 좀처럼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업체를 인수해 선제적으로 기반을 닦아놓은 방식은 상당히 합리적인 전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후 쓱닷컴을 상장하거나 추가 투자를 유치할 경우 이러한 부분이 핵심 경쟁력으로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외의 선택으로 평가되는 요기요 인수딜은 이커머스보다는 플랫폼의 확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사실 배달 플랫폼 사업의 경우 중소상공인들과 접점이 크기 때문에 대기업이 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신세계그룹은 물론 일찌감치 검토를 한 롯데그룹 등 유통 대그룹들이 손사레 쳤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의 전략은 생각보다 과감하다. 각종 대그룹 규제 및 중소상공인 이슈 가능성 등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로지 플랫폼을 확보하려는 베팅본능에만 집중한다. 고객이 몰리는 플랫폼을 확보해야 본체인 유통사업도 커질 수 있다는 일종의 역발상 전략이 구사되는 분위기다.

◇벤치마크 '쿠팡', 조력자 '네이버'…단순 유통 아닌 플랫폼 확장성 주목

이처럼 신세계그룹은 유통으로서 플랫폼을 확대하는 한편 고객 기반이 확실한 플랫폼을 확보하며 확장성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 유통 대기업에 머물지 않고 플랫폼공룡으로 부상하겠다는 야심이 드러난다.

이는 쿠팡으로부터 비롯된 전략이다. 쿠팡이 잘하는 것은 확실히 따라가고 못하는 부분은 다른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쿠팡이 유통으로서의 플랫폼을 확장하고 신선식품·PB·OTT·패션·배달 등으로 수년에 걸쳐 외연을 확장해 나갔다면 쓱닷컴은 이를 올들어 한꺼번에 추진하고 있다.

일부에선 쓱닷컴을 쿠팡에 버금갈 정도로 키운 후 오프라인 점포까지 장착한 진정한 '아마존' 같은 모델 육성해 미국시장에 상장할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쓱닷컴이 2019년 독립분할 할 때 투자를 받은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2023년까지 거래액(GMV)나 IPO 요건 등을 약속했기 때문에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거래액 요건이 대략 10조원 수준으로 거론되기 때문에 4조원에 불과한 현 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쿠팡의 미국시장 잭팟은 여러모로 신세계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자 따라잡아야만 하는 과제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든든한 조력자까지 생겼다는 점은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전략에 날개를 달아준 것과 다름없다. 쿠팡이라는 반드시 제쳐야 하는 공공의 적을 중심에 두고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결의를 맺게 됐다. 네이버는 온라인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물류시설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세계그룹의 인프라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나 쿠팡의 빈틈인 오프라인 전략 측면에서도 충분히 가치있는 파트너다. 최근 네이버는 CU편의점 등 오프라인 점포와 연계활동을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라는 플랫폼 활용도를 오프라인으로 넓히려는 시도다.

양사의 단단한 결의는 우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부터 가시화 될 것으로 점쳐진다. 네이버가 FI로서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이 외 쓱닷컴이 추진하고 있는 배달 플랫폼 등 일련의 딜이나 전략 등도 네이버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추가 협업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쓱닷컴을 중심에 두고 사세 확장 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붙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네이버와 협업을 필두로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내부적으로 오프라인을 접목한 아마존의 모델을 겨냥하며 미국 상장을 노린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