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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IB 한국물 시장 진출]신금투, 동남아 기반 활용…현지기업 공략, 독자영역 구축④해외법인 활용도↑, 인니·베트남 집중…크레딧차 활용, 달러 FRN 두각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1-05-26 13:05:45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표방한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DCM 글로벌화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달러채 주관 영역에서 글로벌 IB와 어깨를 맞대는 하우스는 물론, 외국계 증권사의 진출이 더딘 동남아 시장을 겨냥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글로벌 DCM 진출 현황 및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5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투자가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최초'의 역사를 연이어 쓰고 있다. 2017년 국내 증권사 처음으로 보증부 해외변동금리채권(FRN) 발행을 주관한데 이어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개척지를 넓히고 있다. 아시아 각국 현지법인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신한금융그룹과의 협업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다만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글로벌본드 시장보다는 동남아시아에 주력하고 있다. 수익성 등을 고려할 때 외국계 증권사가 섭렵한 한국물(Korean Paepr)보단 동남아시아 기업을 겨냥하는 것이 수지타산에 맞다는 판단이다. 신한금융그룹으로서의 인지도와 국가간 크레딧 격차를 활용한 신영역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아시아 확장 잰걸음, 보증 FRN으로 한국물 독자 노선

신한금융투자가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홍콩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현지 법인을 활용해 국내외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차별점은 한국물 딜에서도 두드러진다.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 SK해운이 발행한 2000만달러 사모 FRN(2년물) 발행에서 주관과 동시에 보증을 제공했다. 국내 증권사가 공모 글로벌본드 딜 주관 등에 집중해 한국물 시장 진입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 행보였다.

신한금융투자의 시도는 기존 딜과 비교해도 이례적이었다. 그동안 국내 기업의 외화채 발행에 보증을 제공하는 곳은 대부분 시중은행이었다. 높은 글로벌 신용등급에 힘입어 시중은행은 보증 제공 등으로 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였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자체 해외 신용등급이 없는 상황 속에서 발행을 성사시켰다. 이를 통해 단순 회사채 중개 업무에서 벗어나 보증 수수료라는 신규 수익원까지 겨냥했다.

독특한 이력 등에 힘입어 지난해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딜에서 주관사 선정 기회를 얻기도 했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국내사는 KDB산업은행과 미래에셋증권(당시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등에 불과했다.

한국물 시장의 경우 국내 증권사가 RFP를 받는 것조차 쉽지 않다. 특히 신한금융투자는 공모 한국물 시장내 트랙 레코드가 단 한건도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띄는 행보였다. 다만 제안서 제출 후 숏리스트 선정 단계에서 떨어져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

◇동남아 확장 집중, 베트남 시장 진입 '속도'

신한금융투자는 한국물보다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계 하우스의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본드보다는 DCM 시장 조성 초기 단계인 동남아시아 시장에 집중해 신한만의 색깔을 드러내겠다는 각오다.

동남아 시장의 경우 국가 간 크레딧 차이를 활용해 비교적 높은 수익을 겨냥할 수 있다는 판단 등이 주효했다. 동남아 기업의 경우 한국보다 낮은 국가 신용등급 등으로 인해 조달 비용이 높다. 반면 현지 우량 기업의 경우 국내 중소기업 등에 비해 높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같은 차이를 겨냥해 현지 우량 기업 채권에 보증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주관과 보증 수수료를 동시에 누리는 수익원을 발굴했다. 현지법인의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우량 기업 발굴에 대한 자신감 또한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동남아 시장 내 탄탄한 신한금융그룹의 입지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신한은행 베트남 지점은 41곳으로, 현지 외국계 은행 중 최다 수준이다. 베트남 전 지역을 아우르는 전국적인 영업망을 구축한 것은 물론 신한금융투자 등 금융그룹 계열사와 현지에서 연계 사업 또한 이어가고 있다.

성과도 뚜렷하다. 2018년 베트남 1위 전력장비 그룹 '베트남전장(Vietnam Electrical Equipment JSC, Gelex)'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다.

국내 증권사가 베트남 역내 채권시장에 진입한 첫 사례다. 당시 신한금융투자는 젤렉스(Gelex)가 발행한 4000억동 현지 채권 발행 딜에 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중 3000억동은 신한금융투자가 보증을 제공해 크레딧을 보강하는 효과를 제공했다. 당시 신한금융투자는 은행 여신에 의존하던 젤렉스에 회사채 강점을 어필해 조달 다변화를 선도했다.

관계는 돈독히 이어지고 있다. 2019년 차환 딜에서 신한금융투자는 다시 주관사로 활약했다. 이번엔 발행규모를 7000억동으로 늘려 이중 5000억동을 보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활약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2018년 '안팟플라스틱&그린환경(An Phat Plastic & Green Environment JSC)'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채권(BW) 발행 주관해 트랙 레코드를 쌓았다. BW 4000억동 중 3000억동을 지급보증했다.


◇인도네시아, 달러화 조달 수요 주목…국내외 확장 동시 겨냥

신한금융투자의 DCM 역량은 동남아 지역별로 진출 전략에 차이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기업 각각의 특성을 파악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18년 영토 확장을 위해 신설된 글로벌IB추진부 등을 통해 경쟁력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 기업의 경우 달러화 조달 수요가 상당하다. 베트남 기업이 현지 통화(VND) 마련을 위해 역내 시장에서 채권을 찍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점을 주목해 인도네시아 기업을 국내 시장으로 유입시켰다. 2018년 글로벌 제지 그룹 아시아펄프&페이퍼(Asia Pulp&Paper, APP) 계열사인 TKIM(PT Pabrik Kertas Tjiwi Kimia Tbk)의 김치본드 발행이 출발점이 됐다.

인도네시아 딜에서도 보증으로 수익성을 높였다. TKIM이 발행한 2500만달러 중 1500만달러를 인수했다. 인수자금은 신한금융투자가 신용공여한 김치본드 유동화 딜로 조달해 쏠쏠한 차익을 누렸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금리차 역시 수익원으로 활용된 셈이다.

이후에도 계열사 김치본드 주관 업무로 APP그룹과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LPPI(Lontar Papyrus Pulp & Paper Industry(9000만달러)', OKI(PT OKI Pulp&Paper Mills(5500만달러)의 김치본드 발행을 이끌었다. 이중 일부 물량은 국내 은행과 증권사 등이 인수를 맡아 시장을 확대하는 효과도 거뒀다.

인도네시아 딜은 신한금융투자의 역량을 아시아 시장 전반에 떨치는 계기였다. 2018년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미디어그룹 '글로벌 미디어컴(PT Global Mediacom Tbk)'이 발행한 4000만달러 FRN 주관사로 활약했다.

해당 채권은 홍콩 발행물로, 신한금융투자가 현지 외국계 기관 투자자에게 전액을 세일즈했다. 국내사의 외화채를 넘어 동남아 현지 기업의 달러채 발행을 담당해 글로벌IB로서의 역량을 한껏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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