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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쿠팡, 벤치마크 아마존 'BBB'…이커머스 한계 보여주다①대규모 투자에도 '평균'…업 특성 환경오염·노동문제 불가피

최은진 기자공개 2021-06-07 08:09:23

이 기사는 2021년 05월 31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Inc가 미국 뉴욕증시 상장과 함께 글로벌 유수의 기관으로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를 받게 된다. 쿠팡Inc는 미국기업이긴 하지만 한국사업인 쿠팡을 지배하는 것 외엔 달리 역할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ESG 평가 대상은 한국 쿠팡이 된다.

쿠팡은 최근 환경 및 노동이슈에서 진일보한 정책을 내놓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명사고 및 공정거래 이슈가 잇따라 불거진 데 따른 후속조치다. 미국시장에서 ESG 등 지속가능성장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이기도 하다.

이 같은 쿠팡의 경영방침에 대해 글로벌 ESG 기관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는 벤치마크 대상인 아마존의 상황을 추적하면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아마존은 평균정도 수준의 등급에 그칠 뿐 아니라 환경 및 노동이슈에서 혹평을 받고 있다. ESG 취지를 감안할 때 이커머스로서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커머스 목표 자체 '사회문제' 내포, 아마존 전철 따르는 쿠팡

글로벌 ESG 인증기관인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가 낸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ESG 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아마존에서 발생한 ESG 이슈 64건 가운데 산업안전보건 문제가 51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직원들이 안전절차를 준수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목표치가 부과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는 비대면 소비로 패러다임이 급전환 된 데 따른 불가피 한 결과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아마존은 미국 상원의원 및 법무장관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것은 물론 잇단 파업과 소송에까지 휩싸였다. 서스테이널리틱스는 아마존의 산업안전보건 등급을 중립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쿠팡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7조원에서 13조원대로 퀀텀점프를 이루긴 했지만 물류센터의 잇단 코로나19 발생·과로로 인한 노동자 사망 사건·중소상공인(SME)에 대한 대금지급 문제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국정감사에까지 출두할 정도로 사회적 비난도 거셌다.

이커머스 기업은 그간 오프라인 유통에서 소비자가 직접 하던 '상품발굴·구매·포장·배송' 등의 역할을 대리수행 하면서 성장했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이 '기술'이지만 여전히 상당부분은 인간의 손을 빌려야 한다. 이커머스가 성장하면 할수록 필연적으로 노동이슈는 커질 수 밖에 없다.

환경 역시 마찬가지다. 상품 배송을 위한 과대포장은 물론 배송차에서 발생하는 매연, 물류센터 및 클라우드 운영으로 발생하는 대규모 전력량 및 전자파 소비 등이 환경오염을 야기한다. '세상의 모든 물건을 팔고 지구촌 구석구석 배송한다'는 전략 자체가 환경오염을 수반하지 않고선 해낼 수 없는 과업인 셈이다.

◇아마존, 조단위 ESG 투자에도 '평균'…쿠팡 한계점 명확

ESG 평가에도 이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MSCI가 평가한 아마존의 ESG 등급은 BBB급이다. 2019년까지 더 낮은 BB에 머물렀다가 지난해 4월 한단계 상승했다. BBB는 AAA~CCC까지 7등급 중 중간등급에 해당한다. 소매기업 88개사 가운데 평균치에 해당한다.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LGIM이 평가한 아마존의 ESG 점수는 100점 만점에 54점이다. 역시 평균치다. 세부적으로 환경이 66점, 사회가 46점, 지배구조가 53점이다. 경영투명성 점수는 49점이다. 서스테이널리틱스가 평가한 아마존의 ESG 등급 역시 27.3점으로 중간위험(Medium Risk)로 집계됐다.


아마존은 글로벌 선두 이커머스 기업으로서 그간 환경 및 사회 등 ESG 관련 문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논란을 불식시키려 안간힘을 썼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주주서한 등을 통해 '친환경 기업'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물론 기후협약에 최초로 서명하기도 했다. 오는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약속도 했다.

세부적으로 2022년까지 배송용 차량 1만 대를 전기차로 바꾸고, 2030년까지는 총 10만 대를 업무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2024년까지 80%, 2030년까지는 100%로 각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포장재 낭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위해 1조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ESG 평균점수를 받는데 그친다는 점은 이커머스 기업으로서 ESG 경영을 하는 데 한계점이 분명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불가피 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아마존의 ESG 평가는 쿠팡에 있어서도 의미가 있다. 궁극적으로 아마존을 겨냥하고 벤치마크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존의 한계를 뛰어넘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정도는 다르지만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데다 해결책 역시 유사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아마존과 비슷한 정도의 ESG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더 나아가 유통의 특성상 다양한 환경·노동·공정거래 이슈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아마존의 선례를 쿠팡이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ESG 역시 유사하게 평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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