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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新포트폴리오 전략]KB금융, 씨티은행 인수로 WM 강화? 의견 분분④빅테크 대항할 무기 vs 인수가치 낮아

손현지 기자공개 2021-06-02 13:00:00

[편집자주]

금융지주들이 너도나도 'M&A'를 외치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분주하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알짜 신사업 수익원 발굴에 용이한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본연의 금융업을 떠나 다양한 사업군을 겨냥 중이다. 빅테크에 대항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까지 눈여겨보는 추세다. 최근 들어 달라진 금융지주들의 포트폴리오 보강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1일 11: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의 올해 포트폴리오 전략은 '내실 다지기'다. 이미 은행, 카드, 증권, 생명, 손보에 이르는 포트폴리오를 모두 확보한 만큼 다양성 보다는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비즈니스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빅테크들과의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레거시(Legacy) 은행들이 강점을 지닐 수 있는 전통 WM비즈니스 역량 확보에 사활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M&A 가능성도 열어놨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를 위한 컨퍼런스콜(컨콜)에서도 인수가치가 있는 매물이 나올 경우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M&A에 대해선 마침표 보다는 쉼표를 찍은 상태"라며 "최근 이중레버리지비율을 기준으로 한 재무적 인수여력도 2~3조 수준으로 부족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사업부문 인수 딜에 KB가 참여를 결정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리테일 강자로서 굳건한 지위를 지키기 위해 WM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빅테크 위협가세, 강점 '은행업' 경쟁력 다진다

KB국민은행은 국내에서 명실상부한 리테일 강자로 평가된다. 국내은행업 내 대출금 점유율 1위(14.9%), 예수금 점유율 1위(17.1%) 등 대규모 영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688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리딩뱅크의 지위를 굳건히 지켰다.

그럼에도 은행업 포트폴리오 보강 니즈가 커진 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는 평가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대출자산 성장은 0.37%에 그쳤다. 반면 신한은행은 2.5%의 대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이자이익 창출력을 더 많이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 상승률도 2.7%로 신한은행(3.4%)에 비해 다소 낮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률 역시 KB국민은행이 각각 46.8%, 33.8%를 기록해 신한은행(54.41%, 37.67%)에 비해 더딘 모습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이 그간 유일하게 사모펀드 사태에서 빗겨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타행의 추격이 예측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경우 1분기 사모펀드 선보상에 대한 충당금 적립(500억원)이란 일회성 요인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70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빅테크의 위협요소도 포트폴리오 전략 변화를 야기시킨 대목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이어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까지 비대면 대출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네이버는 소상공인신용대출 서비스까지 간접진출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중은행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올초부터 PG2.0점포에 고액자산관리 전문가를 적극 배치하며 대응하고 있다. 최대 무기인 오프라인 영업의 특색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레거시(Legacy) 은행들만이 지닐 수 있는 경쟁력을 고민하다 보니 고객 신뢰 확보가 중요한 WM 비즈니스로 무게축이 옮겨가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KB증권, PB센터, 연금센터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M사업, 질적 성장 필요성 대두

KB국민은행은 WM비즈니스에 대한 갈증이 커진 상황이다. 물론 양적 측면으로만 보면 WM 성적표는 양호하다. 고객수만 놓고 보면 1억명 이상을 확보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신탁, 펀드 등 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어 외형적으론 견고한 편이다.

다만 질적으로 우수한 운용능력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선 확언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최근 전략 회의에서도 지금처럼 WM비즈니스가 단순히 고객 확보, 상품 소싱 판매에만 그친다면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은행업 환경 특성상 WM 규제벽은 높다는 점도 문제다. 은행들은 글로벌 은행들이 대부분 영위하고 있는 '투자일임업'에 대해 제한을 받고 있다. ISA에 한해서만 부분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 정부 역시 금융투자업계와 은행업계 등 업권간 밥그릇 다툼에 선뜻 은행업에 손을 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매물로 급부상한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사업부문은 매력적일 수 있다. 1960년대부터 다져온 오랜 프라이빗뱅커(PB) 인프라와 WM비즈니스 노하우를 단번에 취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국씨티은행은 글로벌 선두 금융기관의 우수한 운용능력을 기반으로 탄탄한 고액자산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은 과거 불특정금전신탁을 국내에 처음 도입해 고액자산가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며 "세금 등 다소 보수적으로 여겨지는 국내 규제환경에 대해서도 비교적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편이라 충성고객이 두텁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 인수 가치 높다? 카드 '매력적'

다만 KB금융 내부적으로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부문 비딩에 참여 결정에 대해선 다소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WM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필요성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이지만 현실적으로 인오가닉(Inorganic) 방식으로 보완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는 판단이다.

우선 아시아 네트워크 확장 측면에서도 분명 '기회'다. 현재 한국, 중국, 대만,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씨티그룹 아시아 권역 일부를 묶어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KB금융은 과거에도 글로벌네트워크가 탄탄한 KEB외환은행 인수전에서 SPA체결과 정부승인까지 받았다가 론스타의 국부 유출 논란 여파로 포기한 바 있다. 당시의 아쉬움이 짙은 만큼 이번엔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할 경우 현지 국가의 라이선스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깔려있다. 매각조건에 나온 국가 뱅킹 라이선스가 없다면 자산, 부채, 인력 등을 이전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10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고액자산가를 대거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장점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대 입장에서는 고비용 인력구조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우려감도 크다. 한국씨티은행은 콜센터 인력조차 연봉 1억5000만원 수준의 지점장급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가격대비 인수가치가 있을 지 의문"이라며 "지방 금융지주나 은행업 라이선스가 절박한 원매자가 높은 가격을 써버릴 수 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씨티카드만 분리 매각할 경우 비딩해보자는 내부 주장도 있다. 씨티카드는 프리미엄 마일리지 카드를 쓰는 우량 충성고객이 많고, 리볼빙에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금융그룹 마다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카드업 비즈니스 다각화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할 만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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