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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하림그룹, 항공업 진출 비전 '팬오션' 앞세운 이유본업부진·양재사업 난항, 지주·핵심계열사 지원 여력 부족…FI 활용 불가피

최은진 기자공개 2021-06-02 08:33:09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1일 15: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건 여객보다는 '물류'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하림그룹이 5년여 전 인수한 팬오션과 현재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양재물류개발 사업은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은 '물류'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물류의 중요성에 집중하는 건 물론 자체적인 밸류체인 확보를 위한 고민이다.

그렇다면 항공업 진출을 통해 물류사업의 큰 틀을 완성한다는 하림그룹의 포부는 실현 가능할까. 본업의 실적이 부진한 데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양재개발 사업이 첫삽 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는 이스타항공 인수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정적으로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팬오션이 전면에 나서고 재무적투자자(FI)와 협업을 하게 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팬오션 중심 'TF' 구성, 가격경쟁 인수 가능성 결정

하림그룹은 현재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대한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31일 이스타항공 인수의향서(LOI)를 최종 제출했다. 이스타항공이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이번 딜(Deal)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매수권자에 대한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하림그룹에 인수 기회가 부여될지 여부가 달라진다. 결국엔 가격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이스타항공 인수전 참여는 하림지주가 아닌 팬오션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지시로 진행된 이번 딜은 육해공 물류완성이라는 포부 아래 추진되고 있다.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물류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했던 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특히 해상물류가 대부분이던 과거와 다르게 항공물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국내 물류는 양재물류개발을 통해 확보하고 국제 물류는 해상과 항공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비전이다.

문제는 자금이다. 하림그룹의 자금 여력은 항공업 진출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우선매수권자와 가격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얼마나 실탄을 마련할 수 있는지는 인수 가능성을 결정짓는 잣대가 된다.

특히 이스타항공이 상당한 적자가 누적된 부실기업이라는 점에 부담이 크다. 인수에 필요한 가격대가 얼마 정도에 형성될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과거 제주항공이 인수할 때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율 40%에 대한 가격이 대략 550억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수백억원대의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금부담까지 고려하면 출혈은 수천억원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짙다.


하림그룹은 현재 본업인 양계사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양재개발사업까지 난항이라 재무적으로는 여유가 부족한 상태다. NS쇼핑 정도가 돈줄 역할을 하며 양재개발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을 감당하고 있지만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이 역시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하림의 실적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개선을 이루긴 했지만 차입부담이 여전히 높다. 수백억원의 인수자금은 물론 얼마가 더 필요할지도 가늠키 어려운 추가지원 여력은 더더욱 부족한 형편이다. 모기업인 하림지주도 역대 최대치로 치솟은 차입금이나 이자비용 등이 부담이 된다.

◇팬오션 '자체사업'에 집중, 투자여력 충분…시너지 창출도 기대

반면 이스타항공 인수 검토의 주체인 팬오션의 경우 충분한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NS쇼핑 등 일부 캐시카우가 되는 계열사들이 자회사 및 신사업 지원의 역할을 한 반면 팬오션은 자체사업에 대한 투자만 전념했다. 선박을 늘리거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실적 안정화를 꾀했다.

이를 통해 2조5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벌어들이며 2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는 안정적인 흑자구조를 안착시켰다. 현금성 자산은 3월 말 연결기준 2200억원으로 적잖은 수준이다. 부채 등 재무비율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중심으로 이스타항공을 검토하는 건 시너지나 자금측면에서나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상 및 항공물류를 수직화시키면서 밸류체인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팬오션을 통해 곡물수입을, 항공업을 통해 양계 및 돈육 종자수입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과거 팬오션을 인수할 때 FI와 컨소시엄을 맺어 추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역시 FI와 협업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항공업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만큼 FI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팬오션 인수 때 컨소시엄 파트너였던 사모투자운용사(PE) JKL파트너스 등이 거론된다. JKL파트너스는 팬오션 뿐 아니라 팜스코 인수 때도 자문을 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가능성은 법원의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팬오션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자금 여력은 인수자금을 조달할 정도는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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