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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업계 대해부]대홍기획, 신동빈 회장도 거쳐간 '기타비상무이사' 없앴다⑦사내이사 1명 추가, 자율성·독립성 강화 관측…네슬레코리아·자산개발도 미선임

유수진 기자공개 2021-06-07 11:25:15

[편집자주]

국내 광고기업들이 변하고 있다. 과거 소속된 그룹사의 내부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이젠 자발적으로 외부 고객 확보와 신사업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었고 재계의 흐름에 발맞춰 ESG경영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시작했다. 변화의 중심에 선 광고회사들의 지배구조와 재무 전략, 주요 인물, 신사업 등을 샅샅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2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계열 광고회사 대홍기획이 이사회를 재정비하며 '기타비상무이사' 직을 없앴다. 모회사인 롯데지주 측 인사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며 의결권을 행사하고 양측의 소통을 책임지던 창구가 사라진 것이다. 대홍기획의 기타비상무이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오너일가도 한 번씩 거쳐갔던 자리다.

이를 두고 롯데지주에 집중된 권한을 계열사에 분산하는 작업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지주가 신사업 발굴과 혁신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계열사들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각자 실무를 책임지도록 독려하기 시작했다. 롯데지주는 대홍기획 외 다른 계열사 일부에서도 이사회 참여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법인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대홍기획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신규 선임하지 않았다. 2019년 3월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기 시작해 임기 만료된 백광현 상무가 물러났지만 빈자리를 채우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롯데지주는 경영전략1팀장이었던 백 상무를 이미 작년 8월 롯데제과 SCM부문장으로 전출 발령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홍기획의 기타비상무이사는 최대주주인 롯데지주 임원이 맡아오던 자리다. 백 상무의 전임자는 롯데지주에서 가치경영2팀장을 맡고 있던 조영제 당시 상무였다.


대신 조운행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기존 구본욱·이창우 이사의 임기가 남아 공석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인원을 추가한 것이다. 이로써 대홍기획 이사회는 3월 주총을 기점으로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 체제에서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1명' 체제로 개편됐다. 총원은 5명 그대로다. 상장사는 사외이사로 이사회의 4분의 1 이상을 채워야하지만 비상장사인 대홍기획은 이 같은 의무가 없다.

대홍기획이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하지 않은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2018년 회사가 분할되기 한참 전부터 사내이사와 함께 이사회를 책임져 왔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2018년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이때 대홍기획 등 비상장 계열사들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쪼개 투자부문을 지주에 통합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심지어 롯데그룹 오너일가도 과거 대홍기획 기타비상무이사를 한번씩 거쳐갔다.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물론,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신동빈 회장 등이 모두 한 차례 이상씩 이름을 올렸다.

2014년 2월14일자 '임원의 변동' 공시. <출처:전자공시시스템>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임원의 변동' 공시를 살펴보면 이들이 동시대에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신동주 회장은 2014년 8월, 신 명예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2015년 4월 각각 사임했다. 신 이사장은 회사 분할 전까지 자리를 지켰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와 동일하게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지만 회사에 상근하지 않는 외부인이다. 통상 대주주 측 인사가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과 경영진의 업무 현황을 직접 관리·감독하기 위해 맡는 경우가 많다.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롯데그룹은 각 계열사의 경영활동을 점검 및 관리하기 위해 기타비상무이사를 적극 활용해왔다. 이들에겐 지주와 계열사간 원활한 소통을 위한 창구이자 협력 강화를 위한 브릿지 역할이 주어졌다. 지주 임원을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시킨다는 건 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냈다.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8월이다. 당시 신동빈 회장이 이례적으로 이른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롯데지주의 역할을 재정립했다. 계열사 실무에 관여하기 보단 신사업 발굴과 혁신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에 무게를 두도록 한 것이다. 지주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던 권한을 분산시켜 계열사에 자율성과 독립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새로 부임한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이 작업을 이끌었다.

용퇴한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의 흔적에서도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그가 맡았던 에프알엘코리아와 롯데액셀러레이터 기타비상무이사 자리가 후임자인 이동우 대표에게 넘어가지 않은 것이다. 그 자리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서승욱 롯데지주 상무보가 대신했다. 다소 힘을 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홍기획의 이사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가 빠지게 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마찬가지로 비상장사인 롯데네슬레코리아와 롯데자산개발 등에서도 3월 주총 이후 기타비상무이사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대홍기획 임원 중 지주 측 인사는 상근감사만 남게 됐다. 감사는 이사회에 참석해 독립적으로 이사의 업무를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 롯데지주 재무3팀장이었던 손희영 감사가 사임하고 후임자인 김민아 재무3팀장이 역할을 이어 받았다.

대홍기획은 기타비상무이사 미선임과 관련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대홍기획 관계자는 "기타비상무이사가 빠지고 사내이사가 1명 추가됐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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