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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新포트폴리오 전략]하나금융의 카드사 M&A 고민…효용성 있나 없나⑥빅테크·핀테크에 미래생존 부담…데이터 자산은 '매력적', 덩치 키우기 심사숙고

손현지 기자공개 2021-06-08 09:02:57

[편집자주]

금융지주들이 너도나도 'M&A'를 외치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분주하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알짜 신사업 수익원 발굴에 용이한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본연의 금융업을 떠나 다양한 사업군을 겨냥 중이다. 빅테크에 대항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까지 눈여겨보는 추세다. 최근 들어 달라진 금융지주들의 포트폴리오 보강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4일 09: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임기 막바지 그룹 포트폴리오 점검에 한창이다. 2025년까지 비은행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위한 마지막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하나금융이 올해 주목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는 '카드'와 '생명보험'이다. 상대적으로 증권과 캐피탈 두 계열사에는 충분한 자본을 투입해왔고 업계 내 경쟁력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는 판단이다.

다만 카드사 M&A 추진과 관련해선 아직 내부적으로 '반신반의'다. '양면성'을 고려해야 하는 업권이기 때문이다. 카드 결제 '데이터'는 활용도가 높아 포기할 수 없는 포트폴리오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 뒤에 전자금융법 개정으로 핀테크들로부터 전통카드사들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 도사리고 있다. 카드사 인수 효용성이 그만큼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장벽 낮아졌다…'카드사·빅테크·PG·이커머스' 혼재

하나금융은 2015년 외환은행 인수 후 10년 간 이렇다 할 빅딜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저 '오가닉' 전략으로 자체적인 비은행 역량 확보에 나선 정도다. 김 회장도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캐피탈을 중심으로 유증에 나섰으며 작년 소형 더케이손해보험의 지분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했을 뿐이다.

덕분에 재무적 여력이 생겼다.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자회사 출자가능금액은 8600억원(이중레버리지비율 123.96%)에 달한다. 하나금융은 포트폴리오를 아직 완성하지 못한 만큼 자본을 M&A에 투입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일각에선 업계 경쟁력이 가장 낮은 하나카드를 보강하기 위한 카드사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막상 하나금융 경영진들의 카드 M&A에 대한 기조는 다소 '회의적'이다. 카드사 인수를 위해 자금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이 상당하다.

우선 현 정부가 카드업의 '스몰 라이선스'를 지향하고 있는 것을 두고 우려가 깊다. 이로 인해 기존 카드사들이 영위하던 비즈니스 모델이 모두 쪼개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럴 경우 전통 카드사의 형태를 갖춘 금융사를 추가로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14년 만에 전자금융법에 메스를 댔다. 여전업으로 분류된 비즈니스 라이선스들을 업권별로 쪼개는 작업을 진행했다. 진입장벽을 허물어 각 라이선스별로 일정 자격만 되면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종합지급결제업이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페이먼트 등으로 카드 비즈니스가 재편되고 있다.


기성 카드사들의 입지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와 핀테크 등 스타트업들은 물론 PG사업자들이 밀려들어오면서 다양한 사업자가 뒤섞인 상태다. 그야말로 카드업계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사회와 시장 관계자 상당수가 카드사 인수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다"며 "기껏 2~3조의 자본을 투입해서 카드사를 인수해봤자 향후 빅테크에 잠식당해 버리면 자본 회수 기회도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인수 말렸던 이사회 'M&A 우려 여전'

하나금융 이사회는 과거에도 카드업계 M&A에 대해선 우려의 시선을 보내왔다. 2019년 고배를 마셨던 롯데카드 인수전 당시를 돌아봐도 그렇다. 당시 경영진들의 강력한 카드사 M&A 의지를 말렸던 장본인은 바로 사외이사들이었다.

당시 김 회장은 롯데카드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신한-하나 양강구도를 목적으로 전략적투자자(SI)로 입찰에 나섰다. 경영관리협의회를 중심으로 TFT를 꾸리고 프로젝트명도 행운을 상징하는 '클로버(Clover)'로 정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반대표를 던지며 제동을 걸었다. 여신규제 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은데 장밋빛 전망을 주목하는 경영진을 지적했다. 카카오나 네이버 등 빅테크와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최대 장점은 '플랫폼'이다. 비대면 고객수가 많고 고객과 접촉 빈도가 많으며 데이터 경쟁력도 많다. 이들을 따라잡을 세심한 사업전략이나 남다른 무기가 없고서야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드 M&A는 내부 반대에 부딪혀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카드가 매물로 나올 수 있단 얘기가 있지만 이 조차 하나카드가 떠안기에는 규모 측면에서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영진들 사이에서도 카드업 확장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이 많이 나온다. 연간 7000~8000억원 꾸준한 이익을 내는 '캐시카우'가 되기 어렵다는 게 핵심 이유다. 이미 빅3로서 완숙한 경쟁을 하고 있는 신한, KB카드, 삼성카드 조차 신사업 확보경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후발' 주자인 하나금융는 동종업계의 고민을 지켜보며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 데이터 활용가치 높아, 신사업으로 활로 모색

그렇다고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카드업 강화를 완전히 배제하고 갈 수는 없다. 무엇보다 미래가치가 큰 핵심 소스로 볼 수 있는 그룹 데이터가 카드 쪽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은행 데이터는 활용하는데는 제약이 있다. 예컨대 대출 고객의 경우 이자를 지급하거나 만기 상환할 때만 거래 기록이 남는다. 고객들이 영업점 창구를 찾는 일도 드물어 고객 접점이 거의 없다.

이와 달리 카드사의 결제 데이터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고객들이 이커머스로 쇼핑을 할 경우 장바구니, 쇼핑 목록 등 다양한 데이터가 남게되는데 이를 통해 고객별로 성향 분석까지 가능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카드 데이터는 넓이보다 깊이가 있어 활용하기 용이하다"며 "금융그룹과 은행 입장에서도 리테일 영업을 이어나가려면 데이터의 수집 창구로서 카드 포트폴리오를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금융의 카드업에 대한 갈증은 커질대로 커져있다. 데이터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조심스럽게 카드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상황이다. 무작정 M&A로 몸집을 불리기 보다는 CB사업, 데이터 판매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상업성 여부가 검증된 비즈니스가 없다는 점이다. 기회는 많이 열려있지만 '빛좋은 개살구'다. 앞선 관계자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 변화 흐름을 읽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이라며 "현재로선 구독경제, 라이브커머스 등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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