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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속도전 원한 이사회, 1차 원칙 '비은행에 안 판다'은행·금융지주 중심 협상 논의…라이선스 문제로 OK·카카오 '논외'

손현지 기자공개 2021-06-08 09:03:12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7일 14: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티그룹이 한국씨티은행 매각 후보에 '은행'만을 올려두고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부터 새로운 제도권에 도전하려는 제2금융권이나 빅테크 등은 주요 개별 협상 대상자 범위에서 배제했다는 전언이다. 후보군이 그만큼 좁아진 가운데 인수 의지를 보이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7일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 이사회가 중시하고 있는 건 매각 가격 보다도 빠른 철수"라며 "아무리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금융사라도 금융당국과의 은행업 라이선스 인허가 절차가 필요한 금융사는 우선순위로 두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매각 결정을 4월 알렸을 때부터 기업금융은 유지하고 소매금융만 매각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이 과정에 씨티카드만 분할해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아직 확실히 공개된 사안은 아니다.

이를 두고 제2금융권 사업자들의 참여 의사가 높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1금융권 진출을 목표로 하는 저축은행 계열사 등이 잠재매수자가 될 수 있어 보였다. 카드업 경우 인터넷은행업체들도 관심을 보일만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씨티그룹은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매각을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을 확정한 상태로 전해졌다. 동시에 기존 은행업 라이선스가 없는 곳은 원매자에게 배제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라이선스가 없는 사업자가 인수를 하고자 한다면 매각 조건에 구체적인 라이선스 취득방법이나 취득시일에 대한 약정 조항을 넣고 거래를 진행할 수는 있다. 금융당국과의 조율이라는 선제 조건이 있지만 매각 주체자인 씨티가 원매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양측이 사전 협의를 통해 함께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매각 시나리오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 입장에선 이런 과정 자체를 생략하고 싶어했다고 한다. 은행업 인허가 자체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외환은행 이후로 은행업 라이선스 인가 사례가 전무했다. 당국이 은행이나 카드 자산을 취득했다는 이유만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에 편의를 봐주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씨티그룹은 매각 절차의 시간이 지체될수록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고객들이 이탈해 누수현상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 방침 이후 경쟁사들의 고액자산가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어 단기간 딜을 마무리 짓고 싶어했다는 분석이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입장에서도 언제 갑자기 가계대출 상환통보할 지 몰라 긴장의 연속인 상황"이라며 "지금 타은행에서 우대 받을 수 있을 때 거래은행을 바꾸자는 분위도 조성되고 있어 이탈 결심이 빨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방향 설정에는 금융당국의 당부사항도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씨티 측에 "금융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쪽으로 출구전략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입장에선 은행업 전력이 없는 금융사로 본인들의 자산이 이전된다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가장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됐던 OK저축은행은 이에 따라 이번 거래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씨티은행이 라이선스를 이미 들고 있는 기성 은행을 우선순위에 둔 영향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의 경우 가격 프리미엄을 얹어서라도 인수 의지가 있다고 들었다"며 "그러나 씨티에게 가격 보다 중요한 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빠른 시일 내에 딜을 성사시키는 일인 만큼 시중은행 위주로 개별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 등 빅테크도 잠재매수자 범위에서 제외시켰다는 후문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소매금융사업 분리매각을 진행할 경우 인하우스 개념으로 자리잡은 카드사업 부문을 별도로 분사시켜 딜을 추진할 거란 관측이 나왔다.

이 경우 신용카드업 라이선스가 없는 빅테크가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씨티은행은 이 역시 금융당국의 라이선스 취득이 필요한 거래인 만큼 매각 우선순위에서 사업 비인가 기업은 배제했다는 후문이다.

한국씨티은행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마무리된 매각 인수의향서(LOI) 접수 절차에 OK금융그룹과 카카오 등은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절차에 대한 협의가 없이는 거래를 추진하기가 어려운데 한국씨티은행이 이를 사실상 배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한국씨티은행이 통매각을 추진할 경우 사모펀드(PEF)가 유력 후보가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대주주 승인이란 문제가 있지만 매각의 가장 난관으로 꼽히는 고용승계 여부를 크게 가리지 않는 후보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PEF들에게 씨티는 자산규모가 너무 작은 매물"이라며 "1조짜리 딜이나, 10조짜리 딜을 추진하나 품이 똑같이 드는데 결론적으로 수익이 적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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