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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와 선택적 분노 [thebell desk]

김일문 M&A 부장공개 2021-06-08 08:01:26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7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또다시 뻔하고 진부한 레퍼토리가 시작됐다. 사모펀드를 향한 투기자본 논란이다. 이번 공격 대상은 맥쿼리다. 전라도지역 도시가스 공급업체 해양에너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맥쿼리를 두고 지역 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해양에너지 M&A를 반대하는 세력은 맥쿼리가 인수하면 안정적인 도시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탐욕으로 점철된 자본으로 인해 지역 인프라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도시가스 요금은 공급사가 마음대로 올리고 내릴 수 없다. 주인이 바뀌어 도시가스 공급 서비스에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은 그래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

사실 사모펀드를 향한 공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업사냥꾼, 먹튀, 악덕 자본의 프레임에 가둬두고 맹공을 퍼붓는 상황은 최근에도 있었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유통 환경 변화로 매출 감소가 이어지자 일부 매장을 유동화 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군살을 빼고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노조는 MBK파트너스가 자산을 팔아먹고 부동산 투기에 나서고 있다며 연일 시위에 나서고 있다. 또 고용 유지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정치권과 결탁하면 더욱 강화되기 마련이다. 지역 민심을 헤아린다는 명목 아래 사모펀드 운용사를 공격 대상으로 몰고간다. 국회의원과 시의원까지 가세해 정의를 바로세운다며 힘을 합쳐 비난을 퍼붓는 모습은 심히 우려스럽다.

사모펀드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이유도 분명 있다. 추정컨데 과거 론스타와 칼 아이칸 등으로 대변되는 해외 펀드의 국내 기업 인수 시도와 이 과정에서 불거진 경영권 위협 사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됐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십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거에 고착된 사모펀드 반대 여론을 억지로 만들고, 그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사모펀드는 우리 경제 생태계의 한 축으로 활약하면서 다양한 순기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주인이 바뀌는 50년 유제품 기업 남양유업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한앤컴퍼니로 매각된다는 소식에 시장은 주가 급등으로 화답했다. 전횡에 가까웠던 오너일가의 경영 방식에 종말을 선언함과 동시에 사모펀드 특유의 경영 효율성이 더해지면 금방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표출된 셈이다.

구조혁신펀드는 또 어떤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지 못한 한계 회사들을 정상화 시켜 계속 기업으로서 되살리고 있다. 특히나 코로나19로 중견, 중소기업의 사정이 더욱 좋지 않은 요즘 한국성장금융을 필두로 한 정책자금은 구조조정 시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모펀드라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색안경부터 쓰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 그들이 그토록 반대하고 혐오하는 펀드는 결국 대한민국 국민과 선생님, 교직원, 공직자, 군인, 경찰의 돈으로 출자한 것이다. 시대착오적 프레임에 갇혀 소모적 구호를 외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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