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화학, 유상증자로 ECM 데뷔…신용도 관리 일환 923억 규모…차입금 증가로 등급 하향 트리거 일부 충족
남준우 기자공개 2021-06-10 14:05:57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8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도화학이 9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통해 사실상의 주식자본시장(ECM) 데뷔전을 치른다. 이전까지 부채자본시장(DCM)과 무역금융 등을 활용하며 차입금이 증가했다.아직 신용도에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ECM을 활용하며 신용도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유증 직후 무증, 발행 규모 1000억원
국도화학은 7일 이사회를 통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기발행주식(581만주)의 27.5%에 해당하는 160만주를 신주로 발행할 예정이다. 모집총액은 신주 발행가액(5만7700원) 기준으로 923억원 규모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 업무를 주관한다.
유상증자 직후에는 무상증자도 진행한다. 보유 주식 한 주당 신주 0.22주를 배정해 총 160만주를 발행한다. 발행가액(5000원) 기준으로 80억원이 주주들에게 공짜로 배정된다. 금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도 자동적으로 무상증자에 참여한다.
자금의 대부분은 시설자금과 종속기업 유상증자 자금으로 사용한다. 부산 물류센터와 공장부지 매입에 200억원을 투자한다. 휘발성 유기화합물 발생량이 적은 연 1만2000톤 규모의 BPF(비스페놀 F)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200억원을 익산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국도화학의 핵심 사업인 에폭시수지 생산 임가공 용역을 수행하는 종속기업 국도정밀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국도정밀의 경화제 공장 증설 자금 200억원을 지원한다. 인도와 유럽, 중동 지역 등을 담당하는 Kukdo Chemical India Pvt. Ltd에도 200억원을 수혈한다.
◇총차입금 3485억원, 역대 최대 규모
금번 유상증자는 국도화학의 사실상 ECM 데뷔전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도화학은 1989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이후 단 한번도 ECM을 이용한 적이 없다.
반면 DCM(부채자본시장)은 활발하게 사용해왔다. 2012년 4월 공모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로 국도화학은 총 일곱 차례에 걸쳐 1300억원 가량을 공모채 시장에서 수혈했다. 매번 3년 단일물로 150~250억원 가량을 발행하며 차환 작업을 진행해왔다.
작년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공모채, 무역금융 등으로 차입규모를 확대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2021년 1분기말 기준 총차입금(3485억원)이 2019년말(2166억원) 대비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5706억원)의 61%에 해당하는 규모다.
차입금이 쌓이면서 회사채 신용도(A+, 안정적)에 다소 무리가 왔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국도화학 회사채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로 '순차입금의존도 20% 초과', '순차입금/EBITDA 1.5배 초과', '총차입금/EBITDA 3배 초과' 등을 제시했다.
국도화학의 '순차입금의존도'는 2016년 -2.4%였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하더니 작년말 12.3배를 기록했다. 올 1분기말 기준으로는 18.2배로 하향 트리거에 가까워졌다. '순차입금/EBITDA'는 2019년 2.1배, 2020년 1.5배로 하향 트리거를 터치했다. 2018년까지 2배 수준이던 '총차입금/EBITDA'도 작년말 기준으로 3배를 넘어섰다.
국도화학은 산업분야에서 필수적인 고기능성 원자재로 사용되는 산업용 화학소재인 에폭시수지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90%가 에폭시수지를 통해 창출된다. 에폭시수지 생산 능력은 연간 51.5만톤 규모로 국내 최상위권이며 국내 시장 점유율도 63%에 달한다.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현금 흐름은 양호한 편에 속한다. 이를 감안한 차입 규모가 당장 신용도에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하향트리거에 근접한 만큼 DCM 이용에 부담을 느꼈다.
최근 10년간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한 금액과 맞먹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 속도를 조절한다. 유상증자 전망은 밝다. 최대주주인 국도코퍼레이션㈜은 금번 유상증자에서 27만3094주를 배정 받았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배정분 만큼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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