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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철 제넥신 회장, 잇단 펀딩에 지분 희석 불가피 1200억 CB 검토…2008년 33%에서 5%대로 낮아져

강인효 기자공개 2021-06-14 07:51:01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넥신이 1000억원 이상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검토중인 가운데 시장은 성영철 회장의 추가 지분 희석에 주목하고 있다. CB의 주식 전환을 고려하면 5%대 지분율 방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우호주주인 한독의 지분율(15%)과 성 회장의 회사 장악력 등을 고려하면 당장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제넥신은 현재 총 1200억원 규모의 사모 CB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발행 예정일은 이달 말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투자자 모집이 순탄치 않은 만큼 제넥신이 CB 대신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회사 측은 “계획대로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제넥신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0억원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보유하고 있던 해외 관계사인 중국 ‘아이맵바이오파마(I-Mab Biopharma)’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360억원가량을 현금화했다. 하지만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수행하기 위해선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CB 발행이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10일 종가(8만5500원)를 전환가액으로 가정해 추산해보면 1200억원의 CB를 발행할 경우 140만주 이상의 신주가 향후 전환권 행사를 통해 발행될 수 있다. 이는 성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제넥신 주식수(147만6891주)에 맞먹는 수준이다.

제넥신은 국내 바이오 벤처 창업 1세대인 성영철 회장이 포항공대 교수 시절 학내 벤처로 창업한 곳이다. 1999년 6월 설립된 회사는 10년 뒤인 2009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성장했다. 제5호 기술특례상장 기업이기도 하다. 상장 직전 해인 2008년 성 회장의 지분율은 33%였는데 이후 증여, 블록딜 등으로 인해 5.94%까지 감소했다.

특히 CB 발행 이후 보통주 전환 등에 따른 지분 희석 영향이 적지 않았다. 제넥신은 2012년 첫 CB를 발행한 이래 2년마다 5번에 걸쳐 자금을 조달해왔다. 2012년 약 167억원, 2014년 70억원, 2016년 약 200억원, 2018년 500억원, 2020년 200억원 등 총 1136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신규 조달 자금(약 1200억원)은 이전 CB 발행액 전부를 합친 것보다 많은 셈이다.

다수의 기관투자자가 제넥신의 CB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성 회장의 경영권이 직접적으로 위협받을 가능성은 낮다. 최대주주이자 전략적 투자자(SI)인 한독도 지분율(15.20%) 희석이 불가피하지만 성 회장의 취약한 지배력을 보완하는 데는 충분한 수준이다. 그만큼 성 회장의 리더십은 흔들릴 수 없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갖는다.

시장 관계자는 "성 회장이 비록 한 자릿수대 지분율에 그치고 있지만 성 회장이 아닌 다른 제3자가 제넥신 경영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2019년 말 대표이사로 복귀한 점도 전문 경영인 확보가 그만큼 어려웠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제넥신은 개발 중인 코로나19 예방 DNA 백신 ‘GX-19N’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현재 국내 임상 2a상(150명 대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총 3만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을 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칼베 파르마(PT Kalbe Farma)’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 3상 비용만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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