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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은행업 꼬리표 떼기…거품 논란 잠재우나 자체 평가모형 기반 중신용대출 본격화…신규 플레이어 등장, 차별화된 스토리 주목

최석철 기자공개 2021-06-11 12:53:54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5: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비즈니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향후 성장성은 물론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IPO 과정에서 은행업이 아닌 테크핀 기업으로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수순이다.

다만 일반적인 기업으로 호재일 흑자전환이 오히려 밸류에이션 단계에서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중은행과 대동소이한 예대마진에 기초한 수익구조 탓이다. 플랫폼 기업이 아닌 은행업으로 분류되고 있는 피어그룹의 존재 역시 '기업가치 20조원'까지 가는 길목에 걸림돌로 꼽힌다.

◇흑자전환 오히려 밸류 걸림돌?...'은행업' 비교기업 존재도 부담

카카오뱅크는 지난 9일부터 새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활성화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 신용평가모형은 카카오뱅크 고객의 금융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만든 것으로 단순한 은행이 아닌 금융 플랫폼으로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다.

IPO를 앞두고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데 주요 사업으로 포함될 예정이다. 다만 시장에서 언급되는 20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까지는 많은 걸림돌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밸류 산정 단계에서는 오히려 흑자전환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흑자를 거둔 핵심 기반이 수수료 이익 등 플랫폼의 힘이나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라 기존 시중은행과 대동소이한 예대마진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흑자 기록이 없었다면 향후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 청사진과 성장성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예대마진을 바탕으로 흑자를 거두면서 오히려 은행업이라는 일종의 틀에 갇히게 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순이익 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43% 급증했다. 다만 순이자이익이 1296억원, 비이자부문 순수수료이익이 132억원이다.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거두고 있지만 그 실질은 기존 시중은행의 수익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카카오뱅크의 경우 명확한 피어그룹이 존재한다는 점 역시 밸류 산정 단계에서 자유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피어그룹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회사는 일본 세븐뱅크와 미국 찰스슈왑뱅크 등이다.

카카오뱅크로선 글로벌 플랫폼 기업을 피어그룹으로 삼는 것이 가장 원하는 그림이지만 동종업계의 인터넷전문은행을 배제하기엔 쉽지 않다. 특히 이들 기업은 각국 증권업계에서 은행이라는 범주에 속해 PBR을 기준으로 기업가치가 책정되는 추세라는 점 역시 부담이다.

일본 세븐뱅크와 미국 찰스슈왑뱅크의 PBR은 2.0배 내외에 형성됐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0월 유상증자 과정에서 인정받은 PBR 4.93배의 반토막 수준이다. 시장에서 언급되는 20조원 내외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월간 활성 사용자(MAU) 수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등을 활용해야하는 상황인 셈이다.

◇플랫폼 비즈니스 가속화로 정체성 부각

다만 최근 자본시장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사뭇 달라졌다는 점은 카카오뱅크로선 다행이다. 플랫폼 기업으로서 기업 밸류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흐름이다.

텐센트 산하 중국 최대 디지털은행인 위뱅크(WeBank)는 2018년 소수 지분 매각 과정에서 PBR 12배를 인정받았다. 은행업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 플랫폼 사업자로서 인정받은 것으로 점차 인터넷전문은행을 향한 투자 지표가 단순 은행업에서 분리되고 있다는 의미로 여겨졌다.

2010년 초반 등장한 세븐뱅크와 라쿠텐은행 등과 비교적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위뱅크, 카카오뱅크 등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이 편의점과 오프라인 점포, 또는 모회사인 증권사의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것과 달리 중국 위뱅크와 카카오뱅크 등은 온전히 플랫폼을 기반으로 영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고객군과 사업모델 확장성이 한층 플랫폼 기업에 가깝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른바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데 적게는 4년, 많게는 8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중국 위뱅크와 카카오뱅크 등은 설립 이후 2년여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만큼 성장성과 확장성이 더 뛰어나다는 방증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 역시 향후 주식계좌개설 서비스와 연계 대출서비스 등 플랫폼 비즈니스 부문 확대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다. 3년여간 쌓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올해를 플랫폼 비즈니스가 본격화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최근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을 둘러싼 시장 상황도 카카오뱅크에게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케이뱅크가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있으며 토스뱅크가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받았다. 금융지주 역시 금융당국에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해달라는 공식 요청을 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쟁사가 하나 둘씩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고한 고객기반을 갖춘 시장 선점자로서 카카오뱅크의 아성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히려 플랫폼을 기반한 카카오뱅크의 차별화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IPO에 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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