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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인베스트 도전 15년]'젊은 피' 전진배치, 기술 선도기업 탐색 올인②1프라이드 '기업간 시너지 촉진' 강조, 2프라이드 '톱다운 원칙' 유념

박동우 기자공개 2021-06-22 08:11:42

[편집자주]

2021년 SV인베스트먼트가 설립 15주년을 맞았다. 2006년 출범한 창업투자회사로,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올리패스, 브릿지바이오 등 숱한 기업을 길러내는 데 일조하면서 국내 벤처캐피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 미국, 동남아 등에 거점을 마련해 해외 투자에 나서는 등 활발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더벨은 지난 15년 동안 SV인베스트먼트의 발자취를 조명하면서, 미래 지향점과 경영 비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6일 07: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가 전사적 차원에서 관심을 쏟는 조직은 'VC부문'이다. 투자 재원의 중심축인 국내 벤처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본부 편제를 벗어나 소규모 팀 단위인 '프라이드(pride)'로 재편하면서 투자의 신속성과 자율성 강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사내에서 '젊은 피'로 통하는 3040세대의 심사역을 전진 배치한 대목이 두드러지는 변화다. 1600억원에 이르는 '갭 커버리지(Gap Coverage) 펀드' 3호와 3-1호를 책임진 1프라이드와, 675억원의 유니콘 성장 펀드를 운용하는 2프라이드는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을 찾는 데 올인했다.

오탁근 상무가 총괄하는 1프라이드는 포트폴리오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업체들을 선별해 상호 협력을 촉진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희소성이 뚜렷한 기술을 지닌 회사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이재원 이사가 리더를 꿰찬 2프라이드는 산업의 변화 동향을 살핀 뒤 세부 투자처를 탐색하는 '톱다운(top-down)' 원칙을 유념한다. 운용사 내의 다른 펀드와 공동 투자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갭 커버리지 3호'로 뭉친 1프라이드, '리디·IGA웍스·KNR시스템' 지원 중추

1프라이드에는 SV인베스트먼트의 간판 투자조합인 갭 커버리지펀드 3호와 3-1호 운용역들이 뭉쳤다. 펀드의 성격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을 길러내는 경영 기조가 맞닿은 만큼, 1프라이드의 역할이 막중하다.

리더는 오탁근 상무가 맡았다. 1976년생인 오 상무는 대우증권에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비상장기업을 컨설팅하는 데 매진했다. 성장성이 뛰어난 중소형 종목을 찾아내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도 활약했다.

오 상무를 포함하면 1프라이드의 멤버는 모두 네 명이다. 류덕수 이사, 정주완 이사, 이성민 선임심사역이 이름을 올렸다. 1978년생인 류 이사는 L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활약한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정 이사는 1983년생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산하 유럽연구소에서 R&D에 매진했다. 지금은 커머스와 소비재 부문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심사역으로 거듭났다.


1프라이드의 구성원들은 특정 산업에 치우침 없이 광범위한 분야를 살폈다. 포트폴리오에서 시너지가 날 만한 업체들을 선별해 상호 협력을 촉진하는 데 방점을 뒀다. 테이스티나인, 아워박스, 와이엘피의 3자 협업 체계를 구축해준 대목에 눈길이 쏠린다.

오 상무는 "배송, 재고 관리, 주문 등을 대행하는 풀필먼트 솔루션을 갖춘 아워박스를 가정간편식 생산 기업인 테이스티나인과 연결해줬다"며 "아워박스는 와이엘피의 화물 주선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운송 효율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딜(Deal)을 검토하면서 회사가 보유한 기술의 희소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경쟁사의 도전을 꺾을 만큼 강력한 경제적 해자를 갖출 수 있어서다. 이러한 기준에 입각해 전자책 플랫폼 '리디북스' 운영사인 리디, 모바일 데이터를 분석하는 IGA웍스에 투자했다.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둔 이들 업체는 벤처업계에서 유니콘 기업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KNR시스템도 눈여겨볼 기업이다. 작년 11월에 갭 커버리지 펀드 3호와 3-1호로 50억원을 베팅한 업체다. 운송수단을 겨냥한 시험 장비를 만드는 데 특화된 회사로, 안정적 실적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 코스닥에 입성하는 로드맵을 그렸다.

1프라이드가 KNR시스템에 관심을 쏟은 이유는 무엇일까. 기름의 압력을 활용해 움직이는 '유압식 로봇' 기술의 적용 범위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가스관이나 원자로 등을 검사하거나, 수중 청소나 해양 탐사의 용도로 접목할 수 있었다.

운송수단 검사기를 제조하는 본업도 탄탄했다. 현대차, 철도기술연구원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레퍼런스를 쌓았다. 작년에는 일본, 독일 등의 글로벌 기업을 제치고 대만에 철도차량 성능 테스트 장비를 납품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쾌거도 이뤘다.

오 상무는 "1프라이드의 심사역들은 갭 커버리지 펀드 3호를 운용하면서 투자의 성향과 철학에 대한 상호 이해가 뚜렷한 편"이라며 "성장 중·후기 단계에 놓인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친환경·디지털화' 깃발 2프라이드, '에스엠랩·쏘닉스·마이크로인피니티' 발굴 주역

2프라이드 역시 네 명으로 인적 구성을 짰다. 부서를 총괄하는 이재원 이사를 필두로 강민구 이사, 임정우 선임심사역, 박정환 선임심사역이 배치됐다. 인력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산업을 이해하고 통찰하는 역량이 남다르다.

1976년생인 이 이사는 동양증권(현재 유안타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10년 이상 몸담았다. 기계, 건설, 조선 등의 영역에 포진한 기업들을 분석하는 전문가로 통했다. 강 이사는 1983년생으로, 게임 개발자 출신이다. 넷마블게임즈 소싱팀에서 지식재산권(IP) 투자를 접하며 벤처업계와 일찍 연을 맺었다.


2프라이드는 톱다운 원칙을 딜 소싱에 적용했다. 사회와 산업의 변화를 먼저 포착하고, 하위 카테고리를 선별한 뒤 구체적인 투자처를 점찍는 게 골자다. 투자의 핵심 키워드를 '친환경'과 '디지털화'로 점찍었다. 이어 △미래차 △2차전지 △신재생 에너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을 중점 발굴 분야로 선정했다.

주력 재원은 675억원의 '유니콘 성장펀드'다. 올해 운용 2년차에 접어든 투자조합으로, 최근 약정총액 대비 소진율이 60%를 넘겼다. 2프라이드는 운용사 내의 다른 비히클을 연계해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이 이사는 "다른 프라이드가 운용하는 벤처펀드와 공동으로 투자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며 "프라이드 간의 유기적 교류를 강화하면서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한 딜이 원활하게 완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프라이드의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상당한 업체는 단연 독보적 기술을 갖춘 회사다. 2020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 40억원을 집행한 에스엠랩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는 양극재를 하나의 입자(단결정)로 생산하는 역량을 토대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

30억원을 투입한 쏘닉스도 주목할 사례다. 무선통신(RF) 모듈에 들어가는 '표면탄성파(SAW) 필터'를 만드는 기업이다. 주파수 간섭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때문에 5G 이동통신망 전용 스마트폰에 필요한 부품이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SAW 필터를 탑재한 칩을 공동 개발키로 뜻을 모으는 등 협업이 이어졌다.

마이크로인피니티에도 유니콘 성장펀드의 실탄 21억원을 베팅했다. 유도미사일의 관성 항법 장치를 구성하는 센서 기술에 관심을 품었다. 청소용 로봇, 자율주행 차량, 드론 등의 부문으로 판로가 넓어질 가능성을 낙관했다.

이 이사는 "벤처캐피탈리스트는 각자 자율성을 발휘할 때 투자 대상 발굴과 자금 집행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며 "구성원들의 개성을 살리는 방향을 추구하면서 프라이드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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