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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신산업 해부]'경계 사라진 가상현실' K콘텐츠·테크 강자들 대거 집결②싸이월드 경험 유저들 소비 축으로 부상, 라이징 마켓 놓고 유망주 전열 정비

조영갑 기자공개 2021-06-23 07:39:24

[편집자주]

미국의 인기 게임 '로블록스'를 계기로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불고 있다. 현실의 모방에 그치지 않고 정교한 기술과 콘텐츠를 앞세워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은 물론 학계, 정부에서 활용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벨은 메타버스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고 도전에 나선 기업들의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09: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실 메타버스(Metaverse)는 2000년 후반과 2010년대 초중반 바람이 불었던 AR(증강현실), 가상현실(VR) 콘텐츠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용어적 정의일 뿐입니다."

특수효과(VFX/CG)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메타버스'를 이렇게 진단했다. 한마디로 새로운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기존에 존재하던 콘텐츠와 기술이 5G 통신망과 VFX/CG와 만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로 옷을 갈아입었다는 논리다.

업계에선 우리나라 메타버스의 효시를 '싸이월드'로 보고 있다. 1999년 한 벤처기업이 런칭한 싸이월드는 마이크로 블로그(micro blog)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다. 자신이 지정한 아바타를 주인공으로, 가상공간(룸)을 꾸며 다른 아바타를 초대하고, 친목도 다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과금(도토리)체계도 구축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한국 메타버스의 효시로 평가된다.

결과적으로 싸이월드는 실패했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타인과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가 열린 탓이다.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인수했지만 유저들의 마음을 잡아두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메타버스의 3대 요소로 꼽히는 디지털 트윈(아바타), 가상공간(AR·VR), 과금 시스템을 일찌감치 선보여 시장으로부터 시대를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초보적인 메타버스를 체험한 유저들이 현재 30~40대가 돼 메타버스 소비 트렌드를 견인하고, 아랫세대로의 확산을 돕고 있다"고 분석했다. 총인구의 약 35%를 차지하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는 메타버스 소비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대 앞서간 싸이월드, 경험 유저들이 메타버스 주축으로

싸이월드가 씨를 뿌린 가상현실 왕국에 후발주자들이 속속 모여들여 K-메타버스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지는 등 양태도 변하고 있다. 단순히 디지털 트윈(아바타)을 통한 가상공간 활동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실제 삶에 깊숙하게 관여하면서 소비·문화·산업 전반의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그 핵심은 플랫폼과 콘텐츠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결국 플랫폼과 그 안에 제공되는 콘텐츠"라고 정의했다.

플랫폼사의 움직임은 기민하다. 가장 대표적인 국내 플랫폼은 네이버Z의 '제페토(ZEPETTO)'다. 2018년 네이버Z는 얼굴인식과 AR, 3D 기술 등을 이용해 21세기 버전의 싸이월드를 창조했다. 원리는 비슷하다. 가상공간 안에서 유저를 닮은 아바타가 다양한 친목활동, 엔터테인먼트 활동을 하는 방식이다.

다만 VFX/CG 기술과 경제활동의 메커니즘은 큰 차이가 있다. 제페토가 전 세계적으로 2억명의 유저를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특히 시장이 존재한다는 점은 획기적으로 평가된다. 가상현실이 자본을 창출할 수 있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최근 제페토 내에 명품 브랜드 구찌(Gucci)가 입점, 가상 구찌 백이 4000달러(약 447만원)에 팔리면서 화제를 모았다. 아바타들은 직접 AR 굿즈를 제작해 거래할 수도 있다. 의상의 경우 하루 7000여개가 쏟아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제페토는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스닥 시장에선 특화된 영역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의 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군수 분야, 음성AI 플랫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에이트원(옛 솔트웍스), 스마트팩토리 AR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맥스트 등이다.

에이트원의 경우 현재 영어학습 솔루션 'VR뉴욕스토리', AI 화상강의 솔루션 '에이트라이브', 전자기술교범(IETM)·무기체계 시뮬레이터 등 SMART 국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맥스트는 중소기업용 AR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VPS(Visual Positioning System) 기술을 토대로 한 '도시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단 현재까지 열악한 수익성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개화 초기 '테크사' 방점, 종착지는 '콘텐츠사'?
▲제페토 내부의 가상 스토어.

플랫폼과 콘텐츠를 연결하는 VFX/CG 테크(tech)의 활약도 눈에 띈다. 제페토의 성공 뒤에는 뛰어난 현실모방 그래픽이 있다. 성패는 결국 '유저 몰입도'에 있다. 이 때문에 플랫폼과 콘텐츠의 연결고리인 테크(tech)의 기업가치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위지윅스튜디오, 덱스터, 자이언트스텝 등이 대표 기업이다.

위지윅스튜디오, 덱스터의 경우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 제작에 참여, 국내 특수효과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타버스 포스트 프로덕션(후반제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버추얼 스튜디오(가상스튜디오) 시스템을 나란히 구축하면서 시장 개화를 대비하고 있다.

3월 코스닥에 상장한 자이언트스텝은 광고 VFX 분야의 강자다. 최근 광고 분야를 넘어 실시간 반응형 가상인간 ‘빈센트’를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위지윅스튜디오의 자회사 엔피는 대형 컨벤션 분야에 메타버스 제작을 접목해 관련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선 메타버스 산업 초기인 탓에 디바이스와 테크 중심으로 시장의 관심이 몰리지만, 시장이 성숙하면 그 안에 어떤 이야기(콘텐츠)를 입히느냐가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은 콘텐츠 저작권(IP) 확보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논지다.

이 때문에 메타버스 사업을 영위하는 테크, 플랫폼 기업들의 IP 확보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토탈 제작 스튜디오 체제를 갖춘 위지윅스튜디오의 경우 4월 IP홀더 고즈넉이엔티를 인수하면서 콘텐츠 풀 체인을 완성했고, AI 플랫폼 기업인 가온미디어는 5월 105억원 가량의 영구채를 발행해 IP홀더, 플랫폼사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순수 콘텐츠 기업으로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옛 삼지애니메이션, 상장추진) 등이 3D 기술과 다종의 IP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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