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M&A]예비입찰 닷새 앞으로…긴장감 '팽팽'경쟁구도 부각…매각측 사전 마케팅 경계 움직임
한희연 기자공개 2021-06-18 06:46:5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한온시스템 매각 열기가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들이 매물에 관심을 보이며 인수전 참여 여부를 검토중인 가운데 닷새 앞으로 다가온 예비입찰에서 어느정도 윤곽이 잡힐지 주목된다.인수 후보들의 탐색이 치열해질수록 매각측 또한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래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파이낸싱 가능성 등에 따라 원매자들의 입찰 참여 적극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 사전에 금융기관 간 짝짓기가 고착화 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22일로 예정된 한온시스템 매각 예비입찰을 앞두고 원매자들의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모간스탠리와 에버코어는 국내외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을 배포하며 인수전 참여를 독려해 왔다.
SI중에서는 LG그룹과 프랑스의 발레오, 독일의 말레 등이 IM을 수령했다고 알려진다. FI중에서는 칼라일, 베인캐피탈, 블랙스톤, KKR, TPG 등 대형 PE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규모와 사업적 내용을 감안하면 FI와 SI와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이들 인수후보간 파트너십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딜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주목받았던 LG그룹은 유력한 인수주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LG그룹은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플랫폼에 배터리와 전장부품 등을 공급해 왔기 때문에 한온시스템의 공조 부문을 더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대형 PE인 칼라일과 컨소시엄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고 알려지며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한온시스템과 동종업계에서 경쟁하는 발레오와 말레는 점유율 상승을 꾀하는 측면에서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글로벌 열관리시스템 시장에서 한온시스템은 일본 덴소에 이은 2위의 위치를 구가하고 있다. 발레오와 말레는 근소한 차이로 3위와 4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업체 입장에선 한온시스템을 인수하게 된다면 단번에 글로벌 2위 업체로 올라서게 돼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단 이들 기업의 규모와 자금조달 능력 등에 비해 한온시스템의 덩치가 큰 상황이라 FI와의 컨소시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수전이 무르익어 갈수록 유력 후보에 대한 평가가 나오며 경쟁구도 전망이 하나둘 나오자 매각측도 딜 흥행을 위해 긴장감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최대 8조원의 거래가가 언급될 정도로 딜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날(16일)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은 9조5550억원이었다. 이번 매각대상은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50.5%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19.49% 등을 포함해 69.9%다.
따라서 SI든 FI든 인수후보들은 자체자금에 더해 파이낸싱을 대폭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규모가 큰 만큼 한 인수후보에게도 다수의 금융기관이 파이낸싱을 제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유력 후보와 거래를 가져가려는 유인이 클 것으로 보여 금융기관간 눈치싸움도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측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밸류에이션을 높이려면 예비입찰에서 원매자들의 베팅 정도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원매자들의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측면에서 확실한 계획이 서 있지 않을 경우 무리한 베팅에 나서긴 힘들 수 밖에 없다.
경쟁상대가 줄어들면 인수전의 힘의 균형은 인수측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유력후보라고 여겨지는 한 곳에 금융기관들이 몰리며 다른 후보의 의지를 껐을 수 있는 상황을 매각측은 경계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의 경우 딜을 둘러싸고 매도자와 인수자간 긴장관계가 특히 팽팽한 모습"이라며 "딜 초기 단계서부터 NDA를 철저하게 맺어 예비입찰 이전 미리 파이낸싱을 세팅하지 말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알려지는데 이는 사전 마케팅을 차단해 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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