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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금융당국 두달째 관망 '모니터링'만 계속경영진·이사회 면담·현장조사도 없어, 금감원장 공석사태 영향 해석도

김민영 기자공개 2021-06-21 07:40:1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7일 15: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 이사회가 철수 논의를 두 달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무개입주의’를 표방하고 있어 이목을 끈다. 한국씨티은행 노조가 협조 요청을 하는 등 손을 내밀었지만 응답을 하지 않은 채 관망 자세만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감독원장 공석 사태와 맞물려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7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 절차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 듣고 있다”면서도 “경영진이나 이사회 만남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한국씨티은행의 철수와 관련해 줄곧 거리를 둬 왔다. 한국씨티은행이 철수를 선언한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향후 진행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계획이며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만 했다.

실제 모니터링 외 다른 조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자료 요청이나 현장조사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민간 금융회사에 대한 ‘개입주의’ 정책을 펴 온 금융당국이 한국씨티은행 철수는 왜 무개입을 고수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 우선 이번 사안이 비단 한국시장만이 아니라 미국 씨티그룹 차원의 아시아 시장 재편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씨티그룹은 13개 국가에서 동시에 소매금융에 대한 출구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3개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호주, 중국, 대만,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바레인이다.

씨티그룹은 철수를 선언하면서 “특정 국가에서의 실적이나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수익 개선이 가능한 사업 부문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글로벌 금융사의 사업재편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미국 본사의 결정에 따라 한국씨티은행 경영진도 어쩔 수 없이 매각을 하려는 것인데 거기에 금융당국이 개입할 명분이 없다”고 했다.

또 섣불리 개입했다가 ‘노조 편을 든다’는 역풍이 불 여지도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다른 금융사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고, 또 노사도 협상을 하고 있는 만큼 고용승계나 소비자피해 예방 등에 주안점을 두고 매수자가 나타나 소비자금융 부문을 넘겨받도록 하는 게 금융당국으로선 최선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장 공석으로 인한 의사결정 지연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금감원은 지난달 7일 윤석헌 원장 퇴임 이후 김근익 수석부원장의 직무대행 체제에 들어섰다. 수장 공백으로 한국씨티은행의 경영진이나 이사회와 만날지 여부와 노조의 협조 요청에 응할지 등 책임이 큰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당국이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매각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되면 결국 금융당국이 나서서 중재를 해야 할 때가 올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최근 실시한 조합원 쟁의행위 투표에서 투표율 93.2%, 찬성률 99.14%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 의사를 확인했다며 경영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경영진은 노조와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언급하며 매각에 실패할 경우 최악의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지난 10일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 ‘자발적 희망퇴직’이라는 문구를 명시하면서 매각 절차가 여의치 않을 경우 희망퇴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지난 15일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경영진과 노조를 잇달아 면담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고용 불안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는 의원들 요청에 유 행장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는 데 그쳤다.

한국씨티은행의 철수는 다음 달 중 결판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씨티은행은 인수 의향을 밝힌 복수의 금융사와 시기와 조건, 고용 승계 등에 대한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 이사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통매각이든 부분 매각이든, 단계적 철수든 다음 달 열리는 이사회에서는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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