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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펀드분석]현대·수림 맞손 '챔피언십조합', 동남권 제조업 고도화 뒷심약정총액 500억 투자 마무리, 'EK중공업·빈센·엔케이' 조선업 혁신 기여

박동우 기자공개 2021-07-21 08:06:03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9일 15: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술투자와 수림창업투자가 2017년에 약정총액 500억원을 모아 조성한 '현대·수림 챔피언십 투자조합'이 최근 4년의 투자 기간을 마쳤다. 두 운용사는 펀드 재원을 토대로 동남권의 제조업을 고도화하는 데 뒷심을 발휘했다.

틈새 시장을 개척하는 EK중공업, 친환경 선박 제조사 빈센, 선내 소방 시스템 양산에 잔뼈가 굵은 엔케이 등을 지원하면서 국내 조선업의 혁신에 기여했다.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참여한 울산시와 협력하면서 유망한 딜을 소싱해 펀드 운용의 효율을 높였다. 멀티플 2배의 성과를 올린 솔트룩스 등 회수 성공 사례도 등장했다.

◇2017년 모태 자조합 결성, '서용덕 상무·권준희 대표' 투톱

펀드 조성의 물꼬를 튼 건 2016년 하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조선업 구조 개선' 분야를 선보였다. 선박 제조 영역에 포진한 중소기업들이 불황을 겪자 재무적 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1000억원을 확보해 출자 사업을 진행했다.

현대기술투자는 수림창업투자와 컨소시엄을 이뤄 도전장을 냈고, 순조롭게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따냈다. 161억원의 수소펀드를 운용하면서 조선·해양 부문 업체를 발굴하는 데 힘쓴 대목이 호평받은 덕분이다. BK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포스코기술투자(Co-GP)도 모태펀드 자조합을 결성할 기회를 얻었다.

현대·수림 챔피언십 투자조합은 2017년 6월에 약정총액 500억원으로 론칭하면서 첫 발을 뗐다. 당초 1000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좌절된 대목이 '옥의 티'로 남았다. 조선업 구조조정에 기여하는 정책적 목적이 녹아든 만큼, 수익 달성에 방점을 찍은 출자 기관들의 러브콜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LP의 면면을 보면, 모태펀드가 결성총액의 절반을 보탰다. 지방자치단체인 울산광역시도 참여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중심으로 협력 업체들이 지역에 자리잡은 특수성이 출자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

농협은행, 경남은행 등 금융사 역시 LP로 나섰다. 현대기술투자는 자기자본이 탄탄한 강점을 살려 GP커밋으로 102억원을 책임졌다. 수림창업투자도 34억원을 부담했다.

그동안 서용덕 현대기술투자 상무와 권준희 수림창업투자 대표가 함께 펀드 운용을 총괄해왔다. 서 상무는 이미지 센서 개발사 픽셀플러스에 근무한 경력을 갖췄다. 덕분에 반도체, 소프트웨어, ICT제조업 등의 딜(Deal) 심사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대표는 드림벤처캐피탈, 케이디파트너스 등을 거치는 등 2000년대부터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약한 인물이다. 특히 케이디파트너스 재직 시절 기업구조조정 조합을 운용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5년 수림창업투자의 초대 수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어왔다.


◇LP '울산시' 딜 소싱 협력, 솔트룩스 '멀티플 2배' 성과

현대·수림 챔피언십 투자조합은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조선업 밸류체인에 포진한 회사에 투입하면서 모태펀드의 출자 조건에 부응했다. △EK중공업 △빈센 △엔케이 △금하네이벌텍 △아우토크립트 등이 대표적이다.

경남 고성의 EK중공업에 30억원을 지원했다. 유조선, 바지선 등 중소형 특수선 시장을 공략하는 대목을 눈여겨봤다. 크레인, 발전 설비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수익원을 탄탄하게 다지는 전략도 접하면서 투자 매력을 품었다.

친환경 선박을 만드는 스타트업 빈센에는 작년과 올해 두 차례나 자금을 베팅했다. 수소연료전지를 토대로 움직이는 소형 보트, 전기 배터리로 운항하는 배에 녹아든 기술력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의 탄소 배출 규제 움직임과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의 협업 러브콜을 감안하면 잠재적 성장성이 뚜렷하다고 확신했다.

LP의 네트워크를 연계해 딜을 소싱하면서 펀드 운용의 효율을 한층 높였다. 2018년 이에스다산의 시리즈A 라운드에 13억원을 집행했는데, 출자자인 울산시가 주선했다. 선박이나 원자력발전소에 탑재하는 특수 방호문을 양산하면서 국내외로 판로를 넓히는 동향도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달을 기점으로 펀드는 4년의 투자 기간을 마쳤다. 일찌감치 회수한 포트폴리오가 눈에 띈다. 대화형 인공지능(AI) R&D에 특화된 솔트룩스가 거론된다. 지난해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멀티플 약 2배의 성과를 올렸다. 덕분에 LP들에게 출자원금을 일부 분배했다.

100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한 엔케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다. 수림창업투자가 'SR 블루이코노미 투자조합'으로 10억원을 추가로 베팅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선내 소방 시스템,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 등 주력 사업을 뛰어넘어 수소 저장 용기를 만드는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만큼, 주가의 업사이드 포텐셜(우상향 잠재력)을 갖췄다고 여겨서다.

현대기술투자 관계자는 "현대·수림 챔피언십 투자조합은 재원을 모두 소진한 가운데, 솔트룩스 등 회수 사례도 등장했다"며 "첨단 기술을 갖춘 지역 제조 업체가 성장에 속도를 내도록 마중물을 붓는 데 주력한 만큼, 피투자기업들이 속속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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