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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ESG 등급 하락에도 기업밸류 영향 미미 [ESG 등급 분석]총수리스크 등으로 등급 출렁, 불확실성 해소로 되레 주가 상승한 경우도

김혜란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21-07-22 07:11:5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1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 변동이 기업밸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지난 10년 간 삼성전자의 ESG등급은 여러 차례 변동했지만 기업의 가치를 보여주는 주가와는 큰 상관관계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G) 등급이 하향조정된 건 다섯 차례였는데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경우가 더 많았다.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ESG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아직 등급 변동과 시장의 투심 간에는 괴리가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총수리스크 등의 이슈가 일단락되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주가에 호재가 된 경우도 많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가 ESG등급을 평가하는 것은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상장회사의 ESG 경영 수준을 인지해 투자 의사결정에 활용하한다는 취지에서다. KCGS의 ESG등급은 최고 점수인 S에서 A+, A, B+, B, C, D까지 7등급으로 분류하는데 경고음이 울리는 건 B+부터라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삼성전자 홈페이지


KCGS는 B+등급의 의미에 대해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음"이라고 명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몇 년간 총수의 사법리스크가 계속 불거지며 G부문이 여러 차례 출렁였다. 하지만 ESG등급 발표 전후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ESG점수가 주가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 KCGS는 2011년까진 지배구조 등급만 발표하다 2012년부터 E(환경), S(사회) 평가를 추가했다.

2012년을 기준으로 계속 A를 유지하던 삼성전자의 G부문 등급이 처음 내려간 건 2015년이다. KCGS는 그해 9월 7일 G등급이 전년(A)보다 한 단계 내려간 B+로 책정됐다고 발표했는데 그 다음날 주가는 오히려 1.7%정도 올랐다. 일주일 사이를 봐도 1% 정도 상승해 큰 변동이 없었다.


2015년 활동을 대상으로 한 평가결과는 2016년 2월 발표됐다. G부문 등급은 변화가 없었지만 S부문 등급이 전년 A에서 B+로 하향 조정됐다. 기흥사업장 황산 누출로 협력업체 직원이 부상을 입은 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등급이 발표된 2016년 2월 16일(종가 116만8000원) 이후 주가는 오름세를 보이며 약 한 달간 7.4% 올랐다.

2017년 들어선 S부문 등급이 A+에서 A로, G부문 등급이 B+에서 B로 내려앉으면서 ESG전체 등급도 기존 A에서 B+로 조정됐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돼 뇌물공여혐의로 구속 수감됐고, 삼성전자 협력업체에서 발생한 메탄올 중독 등으로 협력업체 노동자가 실명하는 사고도 터지는 등 이래저래 악재가 많았다.

하지만 ESG등급 하락 자체가 기업가치엔 타격을 주지 못했다. 등급 발표 당일인 8월 31일 종가는 231만6000원이었고 약 한 달 후인 9월 29일까지 주가는 11% 상승했다.

2019년 10월 G부문 등급이 B로 다시 하향됐을 때도 주가는 발표 당일부터 일주일간 100원 정도 하락하긴 했지만 이후 한 달간은 다시 상승 추세를 보여 유의미한 변화를 읽을 수 없었다.

KCGS는 2020년부터는 분기별로 등급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선 유독 지배구조 리스크가 크게 불거지며 등급 조정 때마다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1월 1차 등급 발표 시 B+이었던 G부문은 지난 4월 2차 등급 발표 때 B로 조정됐다. 지난 1월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점이 반영됐다. 이 여파로 통합등급도 A에서 B+로 한 단계 하락했다.

지난달엔 G부문 등급이 다시 C로 내려왔다. C등급은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2012년 이후 삼성전자가 C를 받은 건 처음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 등 계열사가 웰스토리에 부당지원했다며 제재결정을 발표한 뒤의 조정이었다. 전체 등급도 B로 바뀌었다.

2, 3차 등급 조정 발표 이후 주가 추세를 보면 하락세를 보이긴 했다. 하지만 하락 폭이 크지 않은 데다 전후 주가 흐름이 등락을 반복하는 모양새였던 점을 감안하면 역시 ESG 지표가 자본 조달이나 기업가치에 타격을 직접 주진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주가와 관계없이 ESG등급 하락으로 평판이 상당히 실추된다는 점 자체로 삼성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증권가 관계자는 "ESG등급은 어떤 리스크가 일단락된 후 조정되는데 그때쯤이면 시장에선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여겨 해당기업 주가가 오르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라며 "유럽권 등에선 ESG지표를 요구하는 게 루틴처럼 됐지만 국내에선, 특히 삼성전자는 국민주 개념이라 ESG등급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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