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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일승', 동방선기 매집에 '수익실현 vs 인수포석' 5월 스팩 합병 2주 만에 투자, 공모금액 30% 수준…지분율 격차 4.4%p "단순 투자"

신상윤 기자공개 2021-07-27 08:14:0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3일 13: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진중공업 자회사인 선박 친환경장비 전문기업 '일승'이 동종업계 '동방선기' 지분 매집에 나서면서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조선업 '턴어라운드'에 맞물려 주가 차액을 노린 투자란 해석과 인수합병(M&A)을 위한 포석이란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세진중공업 적통을 이을 오너 2세 윤지원 전무까지 동방선기 지분 인수에 나서면서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일승은 지난 5월3일 스팩(SPAC) 합병 등기를 마치고 자본시장에 입성했다. 2017년 11월 모회사를 STX중공업에서 세진중공업으로 맞은 지 약 3년 6개월 만의 일이다. 분뇨처리장치 등 선박 내 탑재되는 친환경장비 전문기업 일승은 모회사인 세진중공업과 함께 조선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시장에 입성과 동시에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 배관용 파이프 피스 등 동종산업의 선박 기자재 기업 '동방선기' 지분 매집에 화력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일승은 스팩 합병 등기를 마친 2주 뒤 동방선기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10만여주를 시작으로 사흘 사이에 130만주를 취득했다. 금액으로는 3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투입됐다. 스팩 합병으로 유입된 자금(상장제비용 등 제외)이 103억원 상당임을 고려하면 공모금액의 30%가량이 동방선기 주식 매입에 쓰인 것이다.

동방선기 주식 취득은 일승만 참여한 게 아니다. 오너 2세인 윤지원 세진중공업 전무와 성하혁 세진중공업 사내이사도 각각 37만7000주, 20만주를 사들였다. 윤 전무와 성 이사가 투자한 개인 자금은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윤 전무는 세진중공업 보유 지분의 57%를 금융권 주식담보대출로 맡겨 자금 활용을 하고 있다. 대출금 규모만 300억원이 넘는다.


이에 대해 일승은 동방선기 주식 투자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장기 침체기에 있었던 조선사들이 최근 수주 확대 등으로 반등의 모습을 보인 만큼 시세 차익 등을 기대한 투자란 것이다.

일승 관계자는 "조선업이 올해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전망돼 주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이며, 실제로 최근 주가도 많이 올랐다"며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아직 M&A 등을 고려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일승 측이 매집한 지분이 동방선기 지배력을 위협할 수준인 만큼 단순 투자로 보이지만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승이 윤 전무 등을 포함해 신고한 지분은 13.86%다. 지난 3월 말 기준 동방선기 오너일가 지분이 16.41%였던 점을 고려하면 2.55%포인트 차이에 그쳤다.

특히 동방선기의 김성호 회장과 아들 김운하 씨는 지난 2월 지분을 일부 및 전량 매각하면서 지배력이 약해진 상황이었다. 이에 김 회장 딸인 김하윤 이사와 친인척 이복남 씨 등은 회사 주식을 사들이며 지배력을 18.26%로 확대했다. 일승과 지분 격차는 4.4%포인트로 상승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셈이다.

적대적 M&A를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동방선기는 지난 4년(2017~2020년) 연속 적자 경영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만큼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동방선기 측도 단순 투자로 밝힌 주주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방선기 관계자는 "(오너일가인) 김 이사 등의 지분 매집은 원래 계획돼 있었던 것"이라면서도 "일승이 단순 투자라고 한 만큼 아직까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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