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시장에서 NH투자증권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PBS 비즈니스의 전통 강자인 삼성증권을 제치고 계약고 2위로 발돋움했다. 레포펀드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운 KB증권은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6개 PBS 사업자의 전체 헤지펀드 계약고는 34조359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6월 말(32조9829억원)보다 1조3767억원 늘어난 규모다. PBS 계약고는 올해 2월부터 6개월 연속 성장에 성공했다.

7월 한 달 간 계약고를 가장 크게 늘린 건 NH증권(7조8328억원)으로 나타났다. 신규 설정 규모를 6000억원 안팎 늘리면서 삼성증권(7조7569억원)을 넘어선 2위로 집계됐다. NH증권은 6월 말 기준 21.8%였던 시장 점유율을 22.8%로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눈에 띄는 건 지난달 신규 계약을 체결한 헤지펀드의 면면이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기준으로 채권형 펀드가 아예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에이치 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2호'와 '라이언 Gold 부동산 담보대출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3호' 등 부동산 2개를 제외하면 모두 에쿼티와 메자닌,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토종 헤지펀드의 PBS 수수료는 운용 난이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반 주식형 기준 약 4~8bp 안팎이다. 반면 레포펀드 등 채권형 펀드(약 0.5~1bp)의 경우 수수료가 박하게 책정되고 있다.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웠다면 실속까지 챙겼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NH증권이 신규 계약을 체결한 하우스도 다채롭다. 키웨스트글로벌자산운용, 라이언자산운용, 파운트자산운용, 피아이엠자산운용, 파로스자산운용, 한스프라임자산운용 등 중소형 운용사의 헤지펀드도 적극적으로 발굴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재차 상장 궤도에 오르자 PBS 영업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도 지난달 PBS 계약고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다만 신규 설정 규모가 NH증권보다 작아 시장 점유율이 22.9%에서 22.6%로 낮아졌다. 삼성증권은 환매 중단 사태 이후 그간 신뢰 관계를 쌓아온 운용사와 계약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탁업자의 감시 책임이 강화된 만큼 일정 트랙레코드를 확보한 하우스에 집중하고 있다.

7월 실적에서는 무엇보다 쿼드자산운용의 신규 펀드를 수임한 게 주효했다. 752억원 규모의 '쿼드 헬스케어 멀티스트래티지 10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이 PBS 계약고 확대를 이끌었다. 타이거자산운용투자일임과 브레인자산운용의 신규 펀드도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KB증권은 PBS 계약고가 8조8175억원을 기록해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3000억원 안팎 늘리면서 시장 점유율을 25.7%로 유지했다. KB증권은 레포펀드 강자인 교보증권 인하우스 헤지펀드와 신한금융투자 인하우스 헤지펀드의 물량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선두 자리에 올랐다.

7월 신규 계약 내역에서는 채권형 중심이었던 전략의 변화도 감지된다. 중소형 하우스와 신생사를 위주로 주식형, 공모주, 부동산 펀드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원자산운용과 이케이자산운용의 공모주펀드, 리딩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 라이프자산운용의 주식형 펀드가 대표적이다.

4위인 미래에셋증권(4조8638억원)은 PBS 계약고가 한 달 새 다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은 14.8%에서 14.2%로 0.6%포인트 하락했다. 미래에셋은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근래 들어 공격적 신규 수임을 지양하는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3조7779억원)과 신한금융투자(1조3106억원)가 각각 5위, 6위로 나타났다. 한국증권은 7월 한 달 간 PBS 계약고를 1000억원 안팎 늘렸다. 씨엘자산운용과 키웨스트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등의 신규 펀드를 수임한 덕이다. 신한금투는 계약고 볼륨이 최하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