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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펀드분석]SV 한·중바이오펀드, 수익성·해외진출 '두 토끼' 잡았다약정총액 374억·LP 누적 분배액 652억, 'SD생명공학·노보믹스' 중국시장 개척

박동우 기자공개 2021-08-18 06:33:4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3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의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약정총액 374억원)가 '수익성'과 '해외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청산을 앞둔 가운데 현재까지 유한책임조합원(LP)들에게 분배된 금액은 652억원에 이른다.

해당 투자조합은 외국 출자자를 끌어들여 조성한 펀드로, SV인베스트먼트가 중화권으로 뻗어나가는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재원을 보탠 현지 기업과는 피투자사를 후속 지원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는 SD생명공학, 노보믹스 등 바이오 벤처들이 중국 시장을 개척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외국계 출자자와 파트너십, '정영고 전무' 대표 펀드매니저

2014년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가 출범한 배경을 파악하려면 당시 SV인베스트먼트의 해외 진출 전략을 들여다봐야 한다. 박성호 대표는 기업의 성장성을 극대화하는 관건은 글로벌 사업 강화에 달린 만큼, 벤처캐피탈 역시 외국으로 뻗어나가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하지만 무작정 국외 사무소를 개설하고 역외 펀드 조성에 착수할 수 없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SV인베스트먼트는 단계별 접근법을 짰다. 국내 펀드를 결성할 때 외국계 출자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의 디딤돌을 놓자는 전략을 수립했다. 해외 투자은행(IB)업계에서 인지도를 쌓아 역외 펀드를 조성하는 데 탄력을 줄 것으로 확신했다. LP와 시너지를 내면서 피투자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부수 효과도 노렸다.

중국 기업 '홍콩디안과기유한공사'를 LP로 끌어들였다. 공사의 모기업인 '절강디안진단기술투자유한공사'가 수탁 검진 부문에 특화된 업체인데다 8000곳 이상의 의료 기관과 거래 네트워크를 구축한 대목을 눈여겨봤다. 포트폴리오사의 밸류업(value-up)을 견인하는 데 적합한 파트너라고 판단했다.

정책기관의 자금도 확보했다. 모태펀드 수시 출자사업에서 해외 진출 분야의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덕분에 120억원을 받았다. SV인베스트먼트는 의무 출자금(GP커밋)으로 19억원을 책임졌다. 조합 최소 결성액인 300억원을 훨씬 넘긴 374억원 규모로 펀드를 만들었다.

조합 운용은 정영고 전무가 총괄해왔다. 정 전무는 기술보증기금 보증심사역, 외환은행 기술여신심사역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2012년 SV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줄곧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에 포진한 딜(Deal)을 소싱하는 데 주력했다.


◇'청산 IRR 20% 이상' 목표, 바이오다인 회수 잭팟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는 펀드명에 걸맞게 △신약 개발 △의료 △미용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업 15곳에 실탄을 투입했다. SD생명공학, 엔케이맥스, 브릿지바이오, 바이오솔루션, 올리패스, 노보믹스, 이뮨메드, 펩트론, 쟈마트메디칼, 세포바이오 등이 포트폴리오에 담겼다.

지금까지 거둔 성과는 탄탄하다. 조합 약정총액을 훨씬 웃도는 652억원을 LP들에게 분배했다. 내부수익률(IRR)은 14%, 순내부수익률(Net IRR)은 12.85%를 기록 중이다. 성과보수를 받는 기준선인 8%를 넘겼다.

SD생명공학 투자 건이 단연 돋보인다. 탁월한 트렉레코드와 중국 시장 진출을 지원해준 노력이 드러난 사례이기 때문이다. 2015년에 20억원을 집행한 뒤 코스닥 입성에 힘입어 70억원가량 금액을 챙겼다. SV인베스트먼트는 재무적 투자자(FI)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SD생명공학이 중국에서 마스크팩 제품 양산 체계를 완비하고 현지 당국의 허가를 얻을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엑시트를 이어가는 사례도 눈에 띈다. 암 진단 기기 제조사인 바이오다인이 대표적이다. 2015년에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구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29억원을 베팅했다. 장외 매각으로 60억원, 장내 매도로 약 158억원을 회수했다. 투자금의 7배가 넘는 금액을 확보한 셈이다. 남은 주식이 17만주가량 되는 만큼, 수익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SV인베스트먼트는 펀드의 최종 청산 수익률 목표치를 20% 이상으로 잡았다. 작년 12월에 조합의 존속 기간이 끝나면서 만기를 연장했다. 잔여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회수하는 게 관건으로 떠올랐다.

노보믹스의 기업공개(IPO) 추진 동향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5월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기 때문이다. 20억원을 투입한 노보믹스는 위암의 예후를 예측하는 의료기기를 상용화한 업체다.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현지 병원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과도 올렸다.

최근에는 쟈마트메디칼 등 비상장기업의 회수 방안을 수립하는 데 고심하는 중이다. 단기적으로 IPO까지 이르기에는 여의치 않다고 판단하는 만큼, 세컨더리(구주 매매) 방식으로 보유 주식을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쟈마트메디칼은 미세한 유리 조각이나 이물질을 주사액에서 걸러내는 '필터 주사기'를 선보인 기업이다.

SV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는 중화권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는 초석을 놓은데다 현재까지 집계된 수익률 역시 양호한 편"이라며 "일부 비상장사에 집행한 재원을 회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연내 청산한다는 목표를 가시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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