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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 블랙스톤의 '시장 친화적' 자금회수 보유 지분 ‘절반’ 매각, 잔여분 보호예수…상장 직후 수급에 긍정적

이경주 기자공개 2021-08-18 13:55:09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 기업공개(IPO)는 대형 재무적투자자(FI)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는 빅딜이다. 6년 전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로 지분 30%를 매입했다.

때문에 FI의 자금회수(엑시트) 성향에 따라 공모주주들의 득실이 달라질 수 있다. FI가 공격적인 기업가치(밸류)를 고집할 경우 공모주주가 얻는 이익은 제한적일 수 있다.

시몬느는 반대다. 블랙스톤은 밸류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 배당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이미 실현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공모 흥행을 위해 오버행(대규모 매각대기 물량) 우려도 차단시키기로 했다. 구주매출 이후 잔여지분에 대해 보호예수를 건다.

◇박은관 회장 등 대주주는 구주매출 ‘제로’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시몬느는 블랙스톤과 함께 공모주주들에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공모계획을 짜고 있다. 블랙스톤은 FI이자 2대주주로 2015년 프리IPO 투자를 했다. 시몬느 밸류를 1조원으로 평가해 지분 30%를 3000억원에 매입했다. 최대주주는 시몬느 창업주인 박은관 회장과 친인척들로 지분율이 지난해 말 기준 61.8%다.

시몬느는 박 회장은 물론 친인척들도 이번 IPO에서 구주매출을 한 주도 하지 않기로 했다. 블랙스톤은 보유 지분의 절반(15%) 가량만 구주매출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몬느 밸류가 2조원대로 예상되기 때문에 약 3000억원 가량이 구주매출 물량으로 나올 수 있다.

구주매출은 공모 주주들에게 불리한 공모구조라는 인식이 있다. 공모자금 일부가 회사가 아닌 구주매출자에게 유입되는 탓이다. 특히 대주주가 구주매출을 할 경우 IPO를 사익추구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통상 밸류도 공격적으로 제시한다.

반면 FI의 구주매출은 공모주주들에게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상장 직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식수급(수요와 공급)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FI는 구주매출을 하지 않으면 상장 후에 장내매도나 블록딜을 통해 엑시트를 해야 한다.

이는 오버행 우려로 이어져 증시투자자 유입을 제한해 주가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오버행이 현실화되면 수요(매수자)보다 공급(매도자)이 많아져 주가가 급락하기도 한다. 실제 최근 상장한 크래프톤이 오버행 이슈를 겪고 있다.

크래프톤은 이달 10일 공모가 49만8000원으로 상장했는데 당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8.8% 낮은 45만4000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지속 하락해 12일 종가는 40만6000원이다. 공모가 대비 18.5% 낮은 가격이다. 구주주들이 보호예수를 많이 걸지 않아 상장 직후 유통물량 비중이 36%대에 이른 탓이다.

시몬느는 대주주가 아닌 블랙스톤만 구주매출을 한다. 구주매출의 긍정적 측면만 있다. 특히 블랙스톤은 잔여 지분(15%)에 대해선 보호예수를 걸 계획으로 알려졌다. 보호예수 기간은 한국거래소와 협의 중으로 아직 확정하진 않았다.

대주주측은 의무적으로 6개월 보호예수를 해야 한다. 즉 오버행 우려를 완전히 차단 빅딜이다. 상장 직후에 공모주주 주식만 유통된다.

◇합리적 밸류 기대…펀더멘털은 우상향

희망하고 있는 2조원 대 밸류 역시 업황을 감안하면 합리적이란 평가다. 시몬느는 글로벌 명품백 ODM(제조자개발생산) 1위 기업이다. 글로벌 브랜드인 마이클코어스(MICHAEL KORS)와 코치(COACH) 등이 핵심 고객사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일시적으로 악화됐지만 평시엔 매년 안정적으로 1000억원 내외 순이익을 실현한다. 지난해 순이익은 560억원이지만 1019년엔 106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부턴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본격화로 소비심리가 다시 살아나 실적이 다시 회복되고 있다.

내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본격 돌입하면 명품백에 대한 보복소비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시몬느 연간 순이익이 1000억원 이상으로 뛸 수 있다. 결과적으로 2조원대 밸류는 연간 순이익을 1000억원으로 가정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을 20배로 적용한 것이 된다.

고객사가 현재 증시에서 받고 있는 PER보다 낮은 수준이다. 마이클코어스를 보유하고 있는 카프리홀딩스는 뉴욕상장사인데 이달 9일 기준 시가총액은 10조1952억원, 최근 1년 순이익은 3874억원으로 PER이 26.3배다. 코치 보유사 태피스트리는 같은 기간 시가총액(13조8448억원)과 순이익(3915억원) 기준으로 PER이 35.4배다.


◇배당금으로 수익 일부 실현…6년간 긴밀한 관계

시몬느와 블랙스톤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이 같은 시장 친화적 공모전략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블랙스톤이 배당을 통해 수익을 상당수 실현한 것도 이유다.

블랙스톤은 지난 6년간 2대주주로 시몬느에 △글로벌 선진경영기법 △내부통제 방법을 전수하고 △해외 영업채널 구축에도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스톤 자금(3000억원)으로 시몬느는 2016년부터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등에 해외공장을 추가해 글로벌 고객사 수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6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고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

시몬느는 이 과정에서 배당으로 블랙스톤이 투자금 일부를 회수 할 수 있게 도와줬다. 시몬느는 2017년(1350억원)과 2018년(1580억원), 2020년(466억원) 등 지난 6년간 총 3395억원을 배당했다. 블랙스톤은 지분율(30%)을 감안해 1019억원(3395억*30%)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블랙스톤 입장에선 밸류를 합리적으로 정해도 원금을 크게 상회하는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여기에 그 간의 관계까지 고려해 잔여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도 결정했다.

블랙스톤은 상장 후 보유하게 될 잔여 지분도 주가에 충격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엑시트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몬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또 다른 대형 FI를 물색하고 있다. 잔여지분을 새로운 FI에 넘길 경우 중장기 오버행 우려도 최소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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