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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마른 홈플러스, 매장 임차보증금까지 손댄다 총 4000억 유동화…기존 등급 트리거 부담 완화 목적

한희연 기자공개 2021-08-18 07:52:28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가 매장 임차보증금 유동화에 나선다. 영업 실적 악화로 인해 말라가는 현금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임대 보증금을 미리 당겨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019년 이미 비슷한 구조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한 적이 있으나, 등급 하락 트리거에 따른 부담이 커지자 조건을 달리해 차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매장 임대차 보증금 반환채권 유동화작업을 진행중이다. 전국 50개 홈플러스 매장을 임차할 때 지급한 임대보증금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 현금을 미리 활용하려는 것이다.

이번에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의 전체 규모는 4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홈플러스 리파이낸싱 당시 주선사로 활약했던 금융회사들 증권사 6군데가 이번 임대차 보증금 유동화 증권의 주선사로 총 출동한다.

홈플러스는 2019년에도 비슷한 구조로 임대차 보증금 유동화증권을 발행한 적이 있다. 당시 발행규모는 약 3300억원 가량이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당기에 JB GW Steady Power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47호와 임차보증금 이체약정을 체결하고 임차보증금 360억원을 양수인이 풋옵션을 보유하는 조건으로 양도했다"며 "또 당사는 JB Hyper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33호와 700억원, JB Superior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34호와 500억원, JB Mega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35호와 800억원, 칼론전문투자형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 제1호와 999억원의 임차보증금 이체약정을 체결하고 양수인이 풋옵션을 보유하는 조건으로 양도했다"고 밝히고 있다.

기존에는 3000억원 대였던 임차보증금 유동화 규모는 이번에 차환을 시도하며 4000억원으로 커지게 된다. 홈플러스는 기존 물량을 차환하는 동시에 일부 자금을 운전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번 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확보 수요 외에도 1년만에 증액 차환을 시도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과거에 발행된 유동화증권은 신용등급이 한 노치 떨어질 경우 등급 트리거가 발동하도록 짜여져 있다.

장기신용등급이 BBB+ 이하 또는 단기신용등급이 A3+이하로 하락할 경우 조기지급조건이 발동되는 조건이다. 조기지급조건이 발동된 이후에도 투자자와의 협의하에 지급 시점을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해두긴 했으나 홈플러스 입장에선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한국기업평가는 평가 보고서를 통해 "임차보증금 유동화 과정에서 상환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레이팅 트리거(Rating trigger)가 활용됐다"며 "이를 감안하면 동사의 신용위험 증가에 의한 유동성 대응력 저하는 통상적인 수준보 다 빠르게 가속화될 수 있는 위험이 내재되어 있으므로, 관련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주요 신용평가회사들은 지난해 8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강등시켰다. △소비패턴 변화로 실적 저하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 △현금흐름 약화 및 리스부채 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이 대폭 저하된 점 △코로나19 완화 이후에도 실적 및 재무안정성 회복의 여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반영한 조치였다.

결국 등급 트리거 발동의 턱밑까지 온 상황에서 이를 새로운 증권 발행으로 차환하면서 시간적 여유를 벌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 셈이다. 새로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의 경우 등급하락 트리거 기준이 A3로 설정돼 있어 과거에 비해 재무적 버퍼가 여유롭다. 등급이 떨어지더라도 곧바로 상환 요청이 들어오지 않는 셈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2월말 기준으로 1조6043억원의 총차입금(리스부채 제외)을 기록중이다. 기업어음 1050억원, 전자단기사채 600억원, 은행 장기차입금(인수금융 등) 1조3693억원 등이다. 현금성자산은 8256억원, 미사용 여신한도는 2920억원 등이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10월 리파이낸싱을 통해 2조원 규모를 차입했다. 지난 2015년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4조3000억원의 차입을 일으킨 후 4년간 절반 가량의 차입금을 갚았고 나머지를 리파이낸싱했다. 이마저도 지난 2년간 꾸준히 갚아 1조원 가량의 잔액만 남아 있다.

이번 임대차 보증금 유동화증권 차환을 주선한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MBK파트너스의 차입금 감소 노력 등을 감안해 이번 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줬다. 등급하락 트리거 여부 때문에 당장 위태로운 상황에서 일부 크레딧 버퍼를 열어준 셈이다.

홈플러스는 소비패턴 변화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매출감소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2020년3월~2021년2월) 홈플러스는 매출액 6조966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년도 7조3000억원에 비해 줄었다.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661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6717억원에 비해 1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최근 온라인 부문과 SSM 부문 강화 등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꾀하고 있으나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채산성이 낮은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로 영업이익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평가 보고서를 통해 "점포 구조조정을 통한 영업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근거리 채널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SSM 사업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가격 경쟁중심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고정비 부담이 높은 할인점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코로나 19 완화 이후에도 실적 회복의 여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스 감사보고서 중 임대차보증금 유동화 증권 관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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