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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인프라 매각 묘수…워런트로 현금흐름 극대화 2017년 발행 BW, 인적분할·합병 과정에서 현금화 '2000억 효과'

박기수 기자공개 2021-08-25 07:44:2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0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을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거래 금액은 8500억원이다. 다만 실제 두산중공업이 취득한 현금은 그보다 적은 6909억원 수준이다.

DICC(Doosan Infracore China, Co., ltd.) 리스크 제거를 위해 약 915억원을 지불했고, 법인세 등 딜(Deal)의 제반 비용으로 들어간 비용이 약 677억원이다. 이를 제하면 두산중공업이 쥔 현금은 7000억원이 채 안된다. 얼핏 보면 매각으로 인한 유동성 확보 효과가 생각보다 적어 보일 수 있다.

다만 양자 간 거래를 넘어 매각을 위한 준비 과정을 통틀어서 봤을 때,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면서 손에 쥔 현금은 매각 대금을 훨씬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두산인프라코어가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그 중심에 있었다.

2017년 두산인프라코어는 5000억원 규모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올해 초 두산중공업이 인프라코어 인적 분할을 확정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를 비롯해 이 BW의 신주인수권(워런트) 가치가 일제히 올랐다. 이때 BW 보유자들이 워런트를 행사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에 상당량의 현금이 쌓였다.

실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워런트의 행사 가격은 주당 6430원으로 분할 발표 후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보다 상당히 낮아 행사 메리트가 충분했다. 분할 발표 후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1만원대 이상으로 치솟았다.

채권자들의 워런트 행사로 쌓인 현금은 인적분할 비율대로 두산인프라코어 투자 부문과 두산인프라코어 사업 부문으로 분할됐다. 투자 부문으로 이관된 현금량은 약 1600억원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1600억원은 투자 부문이 곧바로 두산중공업과 합병되면서 모두 두산중공업으로 이관됐다.


여기에 2017년 당시 두산인프라코어가 5000억원의 BW를 발행할 당시 두산중공업이 참여해 워런트를 원래 보유하고 있던 부분도 있었다. 당시 두산중공업은 약 600억원 정도의 BW를 인수했던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분할되면서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인프라코어 BW의 워런트는 두산인프라코어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 분할됐고, 두산중공업이 투자 부문을 합병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 투자 부문의 BW 워런트는 '두산중공업의 2WR'로 변경 상장됐다. 이중 일부분이 현금화돼 두산중공업에 약 400억원이 추가로 쌓였다.

결국 분할·합병 과정에서 BW의 활용으로 두산중공업은 약 2000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쥔 셈이다. 여기에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DICC 지분 20% 인수 금액을 시장 컨센서스보다 낮은 금액에 인수한 성과가 겹치면서 매각 효과가 더욱 커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 지분 20%를 3050억원에 인수했다. FI들이 기존에 주장했던 지분 20% 가치였던 6000억~1조원과는 큰 차이다. 두산중공업은 이중 915억원(현대중공업그룹 컨소시엄의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인수분)만을 부담했다.

매매대금 8500억원에서 법인세 등 각종 제반 비용 677억원과 DICC 면책의무에 따른 915억원을 제외하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두산중공업이 쥐는 현금 규모는 약 6909억원이나, 워런트 행사 효과와 더불어 2WR 매각 효과까지 합할 경우 매각과 관련한 전체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두산중공업에 유입된 현금은 매각 대금(8500억원)보다 훨씬 많은 수준일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인프라코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신주인수권 행사로 인한 현금 유입과 2WR 부분 매각에 대한 현금 유입 효과가 겹치면서 예상 외로 많은 수준의 현금이 유입됐다"라면서 "두산인프라코어를 떠나보내 아쉬움이 크겠지만 채권단 조기졸업을 위한 선결과제인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을 만한 딜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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