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NH농협은행, ‘주담대 중단’ 이어 신용대출도 줄인다 우대금리 낮추고 가산금리 높여 ‘진입장벽’, 신규대출 '사실상 중단' 해석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1-08-26 08:00:4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5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도 축소할 방침이다. 올 상반기 가계대출 자산이 급격히 늘어나자 이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감독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권고를 받아들여 가계대출 전반에서 속도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신용대출 판매를 축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처럼 전면 상품 판매 중단은 아니다. 우대금리를 낮추고 가산금리를 올려 신용대출 진입장벽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농협은행이 실질적으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간 우대금리와 가산금리 조절을 통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금리를 이례적으로 높인다는 것은 사실상 신규 고객 유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 산출 방식은 대동소이하다.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 등 가감조정금리를 빼거나 더하는 방식으로 책정된다.

실제 지난 7월 중 취급된 농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를 살펴보면 신용등급 1~2등급 기준 대출금리 평균은 2.74%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0.96%에 가산금리 2.37%를 더한 뒤 가감조정금리 0.59%를 뺐다.

농협은행은 이러한 대출금리 산출 방식을 활용해 신용대출 제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낮춰 가감조정금리를 더 많이 뺀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평균 대출금리 상승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신규 신용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 대비 금리가 높기 때문에 시장에서 고객 유입이 제한되고, 이에 따른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농협은행이 극약처방에 가까운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급증한 가계대출 자산의 관리를 위해서다. 일종의 속도조절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 억제와 신용대출 축소를 통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둔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 가계대출 성장률 7%를 넘기며 금융당국의 우려를 사고 있다. 당국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및 규제 방안 일환으로 전 은행을 대상으로 5% 선에서 가계대출 증가율을 맞추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각 은행들을 대상으로 월간 대출자산 추이를 보고 받아왔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당국의 권고보다 훨씬 빠르게 대출자산을 늘려왔다. 실제 농협은행의 올 상반기 대출자산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올 1분기 농협은행 원화대출금은 244조원으로 지난해 말 216조원 대비 2.56% 증가했다. 이는 국내 대형은행 5곳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특히 농협은행의 올 1분기 기준 대출자산 증가율은 가계대출에서 2.65%, 기업대출에서 2.4% 각각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전체 대출자산 증가세를 웃돌았다. 그만큼 가계대출 중심으로 대출자산 증가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아직 농협은행이 2분기 재무제표 공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반기 전체 대출자산 증가의 구체적인 현황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농협은행의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의 대출자산 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면 농협은행의 상반기 대출자산 증가세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농협금융의 올 상반기 원화대출금 272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86% 늘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141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증가세는 5.54%를 기록했다. 기업대출은 126조원으로 증가율은 1.91%로 집계됐다. 농협금융 대출자산 가운데 농협은행의 차지하는 비율은 약 90% 수준이다.

농협금융 대출자산 집계에 연결되는 주요 자회사는 농협은행, NH투자증권, 농협생명, 농협손보, 농협캐피탈, 농협저축은행 등이다. 이 가운데 농협은행을 제외한 기타 계열사들은 대출자산 규모도 작고, 가계대출 부문에선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농협금융 가계대출 증가세의 핵심 원인은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이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등 일부 금리를 높이며 증가세를 둔화하려고 노력했지만 집단대출 등 기 약정된 대출이 실행되면서 단시간 급격히 가계대출이 증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