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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레버리지 리뷰]GS리테일, '최소 현금'으로 '최대 효과' 모색⑧선제적 사업재편·캐시카우 홈쇼핑 합병으로 현금흐름 '탄탄'…신사업 투자 여력 '충분'

전효점 기자공개 2021-09-06 06:57:52

[편집자주]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과 맞물려 국내 유통기업들의 레버리지 전략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부채 기반의 수익 창출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와 경기 불황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과 유동화, 시장성 차입 등이 한창이다.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격동의 시기 생존을 위해 뛰고 있는 유통사들의 레버리지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3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리테일은 최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변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과감한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의 이목을 모았다. 뒤이어 1조원 규모 '요기요' 인수에도 참여하면서 사업 구조 전환에 마중물을 붓고 있다.

GS리테일은 유통업계에서도 보수적 재무 운용 기조를 고수해 온 기업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이나 쿠팡, 네이버가 이끄는 유통업계 판세 변화 가운데서 무리한 투자를 지양하고 점진적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큼직한 돈을 한 번에 들일 일도 없었기 때문에 외부 조달보다는 자체 현금흐름으로 충당하면서 차입을 상환하는 기조를 지속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동시다발적 신사업 계획에 따라 투자 용처가 갑자기 늘어난 GS리테일은 어떤 자금 조달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합병 전 사업재편 완료 '재무 기초체력 다지기'…차입↓·이익↑

GS그룹은 중장기적으로 계열분리 가능성이 점쳐지는 그룹이다. 특히 최근 GS리테일과 GS홈쇼핑을 통합하고, 휴젤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등 그룹 및 계열사 차원에서 큼직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에너지 부문에 비해 덩치가 작은 유통 부문을 키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분쟁 없이 향후 계열분리를 진행하기 위한 일종의 전초 작업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최근 GS리테일이 편의점 사업을 넘어 외형 성장을 모색하는 것은 그룹 차원의 과제라고도 볼 수 있는 셈이다.

GS리테일은 2018년 이후 편의점 시장에서 승기를 굳힌 후에는 경쟁에 드는 비용이 줄었고 이익 수준이 높아졌다. 재무적으로 운신 여력이 생기자 GS리테일은 차입을 낮추고 자생력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첫걸음은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이었다. 2019년부터 추진된 수퍼사업부와 편의점사업부의 구매 통합이 대표적이다. 또 H&B스토어 랄라블라 등을 포함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부 내 점포에 대해 과감한 정리에 나섰다.

성과에 힘입어 GS리테일은 2019년도를 기점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8000억원대 이상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한다. 반면 자본적 지출은 줄면서 잉여현금흐름은 연간 5000억원 수준까지 개선됐다. 현금이 늘면서 차입금 의존도 역시 낮아졌다.


기초체력을 다진 GS리테일은 작년 계열사 GS홈쇼핑을 합병을 통해 이커머스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새 목표를 천명한다. 이는 유통업계에 일대 파장을 불러 일으킨다. 보수적으로 기존 사업영역에만 집중할 줄 알았던 GS리테일이라는 거인이 고개를 든 것이다. 이같은 과감한 혁신수는 내부 직원들도 대부분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GS리테일은 몇년 전부터 투자를 영업창출 현금흐름 규모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통제하면서 점진적으로 차입금을 감축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는 GS홈쇼핑 합병을 통해 주요 재무지표가 추가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며 "향후 재무안정성은 온라인 부문 및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 규모 및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열사 합병으로 시너지 극대화·유동성 확보…FI 전략적 파트너십도

GS홈쇼핑 합병은 신의 한수였다. 그룹 내에서도 알짜 '캐시카우'로 꼽히는 홈쇼핑은 GS리테일의 편의점사업부와 함께 이커머스 변신의 초석이 되는 동시에 현금 곳간의 역할을 하게 될 터였다.

지난 7월 1일자로 단행된 합병을 통해 GS리테일의 현금 여력은 1조원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GS홈쇼핑의 70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보유고를 고스란히 품게된 것이다. GS홈쇼핑은 차입금이 거의 없고 현금성 자산이 풍부해 순차입금만 마이너스(-) 677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GS리테일로선 편의점 사업부의 현금창출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사업 기반이 생긴 셈이다.

합병은 시작일 뿐이었다. GS리테일이 공개한 합병 이후 투자 계획에 따르면 약 5년 동안 1조원 가량이 물류 투자와 디지털 기반 마련에 집중 투입된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통합 EBITDA는 연간 약 1조1000억원 수준이다. 여기까지는 자체 현금흐름으로 감내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GS리테일은 곧이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지분 인수자로 선정되면서 자금 용처는 계획보다 한층 확대됐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지분 100%를 8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는 동시에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을 투입해 인수 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은 1조원 규모의 인수 자금 및 인수 후 운영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택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특수목적회사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 설립을 통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를 공동 인수하되 GS리테일은 경영권을 가져오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심지어 GS리테일의 출자 비율 역시 30%에 불과해 각각 35%를 투자한 재무적 파트너에 비해 낮았다.

결국 GS리테일은 현금 3000억원 만을 투자해 총 1조원의 기업을 인수하는 효과를 내는데 성공했다. 인수 대금은 합병으로 확보한 1조원의 현금 곳간에서 충당할 예정이다.

요기요 인수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GS리테일은 자체 현금 창출력과 자산으로 향후 사업 전환에 필요한 투자 자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 중인 셈이다. 기업의 기본 성격을 바꿔놓을 정도의 대규모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도 놀랍지만, 이 과정에서 놀랍게도 적은 투자금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관건은 향후 전개될 투자에도 같은 안정성을 유지할지 여부다.

일각에서는 GS리테일이 자금 마련을 위해 파르나스호텔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 나오기도 했지만 사측은 명확히 선을 그은 상태다. GS리테일은 "1조원에 달하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인수대금을 보유 현금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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