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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XT]"컴플라이언스 실패 대비...사외이사 이익환수제 도입 필요"민지영 미시간주립대 법학과 교수 "과도한 주식 보상은 왜곡된 동기 유발 우려"

이우찬 기자공개 2021-09-28 10:37:56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14: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 재임 동안 컴플라이언스 구축 실패로 장기 기업가치 훼손에 책임이 있다면 성과 보수를 환급해야 한다. 이익환수는 사외이사들이 컴플라이언스 투자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부합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민지영 미시간주립대학교 법학과 교수(사진)는 27일 더벨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기업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과제(Toward Innovation in Coporate Governance)'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2021 THE NEXT 컨퍼런스: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코퍼레이트 거버넌스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민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현지에서 영상 회의로 참여했다. 민 교수는 첫번째 세션 '기업지배구조와 준법'의 첫번째 발표자로 참석해 '준법경영과 컴플라이언스'를 주제로 발표했다. '예일 저널 온 레귤레이션(Yale Journal on Regulation)'에 게재된 자신의 논문 'Taking Compliance Seriously'를 인용했다.

민 교수는 이사 보수 체계와 기업 컴플라이언스의 상호작용에 주목하고 있다. 사외이사 보수에서 주식 보상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유도하려면 주식 보상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게 주장이다. 민 교수는 주식 보상의 견제장치를 '사외이사 이익환수' 제도라고 정의했다.

민 교수는 "사외이사 보수에서 현금 대비 주식 비중이 클수록 컴플라이언스 문제와 직결되는 사외이사의 감독·감시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며 사외이사 이익환수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민 교수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사외이사 보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주식 보상 비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이사 보수의 약 60%가 주식 보상이다. 경영진 보수컨설팅 기업 'FW COOK'에 따르면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이사들은 50% 이상을 주식으로 보상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 교수는 "컴플라이언스 투자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경영진은 주식 기반 보상 비중이 클수록 컴플라이언스에 과소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며 "경영진을 감독·감시해야 할 이사도 주식 기반 보수 비중이 크다면 경영진 의사 결정을 문제 삼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을 보유한 경영진이나 사외이사는 컴플라이언스 투자의 장기적인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며 "반면 컴플라이언스 투자를 하지 않음으로써 단기적인 이익을 당장 누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민 교수는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 프로그램에 투자되는 비용은 어떤 일이 발생하기 전에 특정한 금액을 미리 내는 선불의 성격을 지닌다"며 "컴플라이언스에 과소 투자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키거나, 급락을 피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주식 보상 비중이 높은 이사진은 단기 주가 급락을 피할 수 있는 컴플라이언스 투자 비용을 낮추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동기로 작용하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민 교수는 이를 '왜곡된 동기(skewed incentives)'라고 정의했다.

민 교수는 "주식 보상으로 이사들이 더 열심히 감독의무를 수행해 장기적으로 주식가치를 더 높일 것을 기대한 것과 다르게 오히려 단기적인 주가 하락을 피하기 위해 감독의무를 소홀히 하게 되는 왜곡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현금 보상으로만 이사 보수를 책정하는 것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민 교수는 "영국처럼 법으로 사외이사의 주식 보유가 금지돼 있는 경우 사외이사는 현금으로 기본급만 보상받게 된다"며 "이사들의 노력과 상관없이 보수가 이미 결정돼 있어 사외이사가 적극적으로 감독 행위를 행할 동기가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 내부 자체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과 별개로 경영진, 사외이사 개별로 컴플라이언스를 집행할 동기 부여 방안으로 이익환수제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민 교수는 이와 관련 "회사 입장에서는 컴플라이언스 내부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를 해 더 많은 범법행위를 잡아내는 게 회사 이익으로 이어질지 회의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범법 행위의 발견율(detection rate) 자체가 높아져 회사가 이로 인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 교수는 주식 보상 비중이 큰 현 구조에서 사외이사의 컴플라이언스 구축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이익환수를 제안한 셈이다.

다만 그는 이익환수가 비례의 원칙을 따를 것을 전제했다. 민 교수는 "이익환수는 컴플라이언스 실패와 회사에 끼치는 손해에 비례해 산정돼야 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이사들이 주식 보상으로 받은 이익보다 더 큰 액수를 환수하지는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이사들이 이익환수를 피하겠다는 목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컴플라이언스에 과다 투자해 기업 자산을 낭비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발표 전문>

준법경영은 최근 미국에서도 학계와 실무 모두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고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주제다.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의 제프 골든 교수, 영국 옥스퍼드 로스쿨의 존 아모어 교수와 제가 공저해 2020년 예일 저널 온 레귤레이션(Yale Journal on Regulation) 학회지에 발표한 ‘Taking Corporate Compliance Seriously’라는 논문을 소개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 두 가지 뚜렷한 발전이 있었다. 첫째는 기업 컴플라이언스 중요성·역할 증대다. 두 번째는 이사 보수 체계에서 주식 기반 보수 비중 확대다. 이 논문은 두 변화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사외이사 보수에서 현금 대비 주식 비중이 커질수록 컴플라이언스 문제와 직결되는 사외이사의 감시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을 논문에서 주장하고 있다.

이사회 감시기능이 결여됐을 때 현행 미국 회사법에서 실제 이사들이 어떤 책임을 지는지 검토한 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것으로 발표를 마치겠다.

먼저 이사회와 컴플라이언스를 살펴본다. 컴플라이언스가 부상한 배경에는 반복되는 대규모 컴플라이언스 실패 사례들이 있다. 미국 4대 은행 중 한곳인 웰스 파고(Wells Farog)는 지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직원들에게 비현실적인 매출 목표를 달성하라고 압박해 수천 명의 임직원이 고객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도용하거나 거짓으로 유령 계좌를 개설하게 한 점을 인정했다. 웰스 파고는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 미 연방 소비자금융보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웰스 파고는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에 30억 달러(3조6000억원) 상당의 합의금을 내고 기소유예를 받았다.

그러나 이 합의는 웰스 파고 법인의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해소할 뿐 개인에 대한 소송은 여전히 가능하다. 웰스 파고 이사들의 경우 10년 이상 만연했던 유령 계좌 관행을 인지하지 못한 부분이 이사의 감독의무 위반으로 주주들에게 소송을 당했다. 벌금과 합의금 외에 웰스 파고 주가도 급락했다.

항공기 제조사 보잉(Boeing)의 사례도 있다. 이사들이 '737 맥스기'의 기체 결함을 인지할 수 있었던 일련의 정보들이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해 결국 2대의 비행기 추락 사고를 방지하지 못했고 3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크게 비난받고 있다. 정부 규제기관의 처벌과 별도로 주주로부터 감시의무 위반으로 소송을 당한 상태다.

두 회사 모두 이사의 감독, 감시기능 실패의 파급력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준다. 이사들은 실제로는 범법행위에 적극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문제를 미리 인지했거나 인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상응하는 대처를 하지 않았다. 결국 피할 수 있었던 범법행위에 따른 피해에 기여한 것이다.

이런 대규모 기업 컴플라이언스 실패가 있을 때마다 규제 기관도 새로운 법이나 규율을 만들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노력이 무색하게 크고 작은 컴플라이언스 실패는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컴플라이언스 기능에 대한 관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피해를 동반하는 범법행위가 일어난 뒤 사후처리를 하는 것보다 범법행위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방안들이 여러 각도에서 논의되고 있다. 규제기관들의 재정비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컴플라이언스 실패를 목격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규제기관들은 회사들에 비해 범법행위를 초기 단계에서 인지할 수 있는 정보력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컴플라이언스 분야 최고 권위자인 뉴욕대 로스쿨의 제프 밀러 교수는 기업 컴플라이언스를 내부화된 규범을 조직 내에서 집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외부 규제기관은 규제 대상이 되는 각 회사들의 내부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각 회사가 내부적으로 컴플라이언스를 감독, 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실제로 정부 규제기관도 회사 내에서 집행을 적극 장려한다. 회사 내에서 집행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컴플라이언스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보면 컴플라이언스 집행 향상을 위해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는 투자를 해서 더 많은 범법행위를 잡아내는 것이 반드시 회사의 이익이 될지에 회의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회사에 컴플라이언스 투자를 많이 하면 잘못이 발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인지하는 개인들의 범법행위를 억제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범법행위의 절대 빈도수와 조기 발견으로 인한 피해 규모 감소는 있을 수 있겠지만 범법 행위의 발견율(detection rate) 자체가 높아져 회사가 이로 인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 자체가 아닌 경영진 또는 이사 개개인으로 하여금 컴플라이언스 집행할 동기 부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여러 연방 규제기관들도 강조하듯이 준법경영을 위한 이사회의 감독기능의 중요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만큼 다음 단계로 이사들이 감독기능을 적극 실행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게 관건이다.

특히 경영진은 컴플라이언스에 어느 정도 투자할지, 어떤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구축할지에 대한 결정권자라는 점에서 경영진 개개인의 컴플라이언스 실행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 법무부는 기업의 범법행위를 처벌할 때 기업이 양질의 컴플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있거나 컴플라이언스 향상을 세부적으로 약속하는 조건으로 기업의 벌금을 일부 탕감하거나 기소유예를 하는 혜택을 주기도 한다. 법무부가 각 회사가 양질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있는지 평가할 때 사용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들은 회사들의 매우 유용한 컴플라이언스 체크리스트가 됐다.

지난해 개정된 법무부의 기업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평가 지침에 따르면 법무부는 복합적인 요소들을 고려해 프로그램 수준을 평가한다. 예를 들어 컴플라이언스를 위해 회사 내에 충분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지,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이 기업 경영활동과 잘 연계돼 있는지, 컴플라이언스 집행 기능이 경영진으로부터 자율, 독립적으로 실행되는지 등을 고려한다. 또 내부 감사, 내부 고발자 체계 특히 이사회 감독기능도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위해 중요한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이중 이번 발표에서 이사회 감독기능에 대해 더 깊이 살펴본다. 이사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까지 감독해야하는 걸까. 이사회 감독기능은 기존에는 회사 내부 이해충돌, 경영진의 사익편취를 규제하는 게 주된 임무였다. 하지만 이사회 감독기능의 범주가 컴플라이언스 감독까지 확대되고 있다. 점차 이사회가 다양한 공익 목적의 규제를 따르는 준법 경영을 잘하고 있는지 감시, 감독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

이와 관련 미국 포드햄 로스쿨의 션 그리피스 교수는 컴플라이언스가 미국 지배구조의 기본적인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PwC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52%가 사내에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한 회사의 20%는 이사회 내 이사들로만 구성된 독립적인 컴플라이언스 윤리위원회를 조직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 내에 위원회 구성은 전통적으로 기업지배구조의 영역이었는데, 컴플라이언스가 이처럼 빠르게 기존 기업지배구조 영역을 허물면서 확장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사회 보수체계 변화와 컴플라이언스 상호작용에 대해 설명하겠다. 현재 미국 기업에서 사외이사 비중이 매우 크다. 최고 경영자가 유일한 사내이사인 사례가 흔할 정도다. 사외이사 보수는 기존에는 전액 현금으로 구성돼 있었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 점차 주식 보상 비중이 커져서 현재는 보수의 약 60%를 주식으로 받고 있다. 주식으로 성과 보상을 하는 목적은 경영진과 마찬가지로 사외이사와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방향에도 부합하기 위함이다.

경영진 보수 컨설팅 기업인 FW COOK이 발행한 2020년 미국 기업 이사들의 보수 보고서를 보면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다양한 규모 기업군에서 이사들이 평균적으로 50% 이상을 주식으로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업 분야별로 보면 에너지, 테크놀로지, 소매업 분야 회사에 비해 금융 분야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현금 보상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금융 기업의 사외이사도 50%에 가까운 보수를 주식으로 받고 있다.

웰스 파고 사례에서 유령계좌 관행이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었던 것처럼 컴플라이언스 실패의 결과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드러난다. 오랜 시간 누적된 피해액은 한 개의 유령 통장이 밝혀졌을 때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막대한 규모인 경우가 많다. 범법행위로 인한 피해와 비용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 수 있는 장기적인 성격을 지닌다. 컴플라이언스 투자하는 시점에는 피해액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게 불가능하다.

반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투자되는 비용은 어떤 일이 발생하기 전에 특정한 금액을 미리 내는 선불의 성격을 지닌다. 투자되는 시점에 정확한 액수도 알 수 있다. 컴플라이언스에 과소 투자하는 것은 단기적, 중기적으로는 주가를 상승시키거나 주가 급락을 피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의사결정이다. 컴플라이언스 투자 결정권을 지닌 경영진은 주식 기반 보수 비중이 클수록 컴플라이언스에 과소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할 것이고, 경영진을 감독해야 할 이사들도 주식 기반 보수 비중이 클수록 경영진 의사결정을 문제 삼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할 것이다.

주식을 보유한 경영진이나 사외이사는 컴플라이언스 투자의 장기적인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은 낮은 반면 컴플라이언스 투자를 하지 않음으로써 단기적인 이익을 당장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처럼 법으로 사외이사의 주식 보유를 금지돼 있는 경우 사외이사가 현금으로 기본급만 보상받게 된다. 따라서 사외이사가 적극적으로 감독 행위를 행할 동기가 부족해지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사들이 어떤 노력을 하든 상관없이 보수는 이미 결정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사외이사가 60% 이상을 주식으로 받게 되면 더 열심히 감독의무를 수행해 장기적으로 주식가치를 더 높일 것을 기대한 것과 달리 오히려 단기적인 주가 하락을 피하기 위해 감독의무를 소홀히 하게 되는 왜곡된 동기가 발생하게 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감독의무를 소홀히 한 이사들에게 미국 현행법상 어떤 책임이 있을까. 만약 회사법에 이사의 감독의무 실패에 강력한 책임 제도가 있다면 주식 기반 보수로 인한 컴플라이언스에 소홀하게 되는 왜곡된 동기를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다.

회사법상 이사의 감독의무는 이사회 충실 의무 일환으로 1996년 캐어마크(Caremark) 판결에서 처음 언급돼 '캐어마크 듀티'로도 자주 불린다. 하지만 이사회 감독 의무는 최근까지 거의 실효성이 없었다. 2019년 블루벨 아이스크림 회사 제품의 식중독으로 3명이 사망해 주주들이 이사를 상대로 감독의무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비로소 법원은 이례적으로 이사들의 감독의무를 실질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올해 9월9일 보잉의 주주 소송 판결은 회사 내에 첫째 내부 정보 보고와 전달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거나 둘째 그런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고 하더라도 의식적으로 감독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이사의 감독의무 위반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향후 점차 회사법에 따라 이사의 감독의무 즉 캐어마크 듀티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현재로서는 원고인 주주들이 그 요건을 충족시키기가 너무 어렵고 피고인 이사들은 이 책임을 쉽게 피할 수 있어서 이사들의 컴플라이언스 실패가 회사법상 감독의무 위반으로 책임을 질 위험은 매우 낮다.

이처럼 이사의 주식 기반 보수 비중 증가에서 비롯된 감독의무 결여 문제와 회사법상 책임의 한계 문제를 보완하고자 이 논문은 컴플라이언스 실패의 경우 사외이사의 이익환수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만약 이사의 재임기간 컴플라이언스 구축 실패에 따른 장기 기업가치 훼손에 책임이 있는 경우 성과 보수를 환급해야 한다. 이익환수 정책은 사외이사들이 컴플라이언스 투자를 할 때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부합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하도록 장려하는 기제가 될 것이다.

이사들의 이익 환수는 컴플라이언스 실패와 회사에 끼치는 손해에 비례해 산정돼야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이사들이 주식 보상으로 받은 이익보다 더 큰 액수를 환수하지는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이사들이 이익환수를 피하겠다는 목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컴플라이언스에 과다 투자해 기업 자산을 낭비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기업 범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기업 내 특정 소수가 아니라 다수에게 분산돼 있다는 이유로 결국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일이 반복된다면 기업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을 약화시킬 것이다. 이사들의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무관심은 주주뿐 아니라 사회에 큰 해악이 될 수 있다. 회사 내에 누가 책임지는지 특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사들의 컴플라이언스 감독 기능은 더 강화돼야 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SK그룹 계열사들이 사외이사에게 주식을 지급했고 주식 보상 근거로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사외이사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서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기사가 있었다. 오늘 소개해드린 연구가 한국 기업의 준법경영, 컴플라이언스 향상을 위해서 유용한 논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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