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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기' 한국물 발행사 생존 전략 [thebell note]

피혜림 기자공개 2021-10-19 07:55:52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5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끝을 모르고 이어졌던 글로벌 채권시장 호황이 서서히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저금리와 유동성 강세를 등에 업고 역대급 호조를 지속했던 것과 달리 최근 달라진 기류를 드러내고 있다.

높은 인기를 자랑했던 한국물 시장 역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달러채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선 한국수출입은행과 하나은행은 이전보다 주춤해진 주문량에 당황하기도 했다. 높은 신인도 등에 힘입어 발행은 무리없이 성사됐지만 싸늘해진 시장 분위기를 체감하기엔 충분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하나은행은 같은날 북빌딩을 진행했다. 금리 변동성 고조와 중국발 크레딧물 투심 위축 등이 맞물린 최악의 시기에 시장을 찾았다. 위험을 뚫고 딜을 성사시켜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는 듯했지만 곧바로 주관사단 획일화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두 발행물의 경우 세 곳의 주관사가 중복된다.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 HSBC는 같은날 동시에 두 건의 딜을 진행했다. '없어서 못파는' 호황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당시는 채권 투심이 극도로 얼어붙고 있었다.

단 하나의 딜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같은 시간 두 딜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일부 하우스 입장에선 '선택과 집중'을 고민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한국물 대표 발행사 수출입은행 딜에 힘이 실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 신종자본증권을 택한 하나은행 딜은 더욱 녹록지 않아졌다.

시장 호황기에는 주관사단 획일화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달이 어려워질 수록 상황은 다르다. 투자시장이 경색되는 위기의 순간에는 개별 하우스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역량 등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한국물 이슈어들의 조달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이들을 도울 IB는 대폭 줄었다는 점이다. 지난 2~3여년간 다수의 글로벌 하우스가 한국물 사업에서 철수했다. 선정 기준의 핵심으로 리그테이블 실적 등이 부상한 결과다. 소수의 상위 하우스가 대부분의 딜을 도맡자 수익성 한계 등을 이유로 한국물 시장을 떠나는 IB들이 속속 등장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물 주관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린 국내외 하우스는 30여곳 이상이었다. 하지만 올 1~3분기 기준 주관 실적을 쌓은 곳은 23곳으로 급감했다.

이중 네 곳이 토종IB 육성책의 수혜를 입은 국내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계 하우스의 이탈 현상은 더욱 심각해 보인다. 한국물 발행사는 그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를 잃었다.

투자의 절대 원칙 중 하나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이다. 다양한 종목을 담아 리스크를 헷지하는 건 안전을 위한 필수 요소다. 금리인상기로의 전환과 함께 한국물 시장에서도 조달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 대비해 IB에 대해서도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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