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18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텍 CEO(최고경영자)들 모인 자리에서 중국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생각보다 중국 기술력이 좋다", "중국어 가능자 채용을 고려 중이다", "중국과 파트너십을 맺을 경우 기술만 뺏기는 건 아닐지 미심쩍다", "(중국은)나라가 넓고 교통 편의성이 떨어져 직접 방문해 팔로업(Follow-up)이 어렵다."국내 바이오 산업 종사자들이 중국에 대해 내비치는 엇갈린 의견들이다. 뭔가 함께 해보고는 싶은데 신뢰하기 어려워 주저한다는 거다.
중국은 2015년 '메이드인 차이나 2025'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산 제품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공산당 정부의 포부이며 주력 분야에 바이오가 포함됐다. 특히 항암제 개발에 관심이 크다. 나라가 물심양면 살피는 덕인지 항암제 분야에서 글로벌 단위 기술계약을 성사시키는 기업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올 8월 중국 레메젠(RemeGen)은 미국 씨젠과 기록적인 24억달러 유방암 치료물질 ADC(항체약물접합체)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8조원 규모다. 선급금만 2360억원에 달한다. 앞서 1월엔 베이진(BeiGene)이 노바티스에 22억달러 항체 기술수출, 작년 9월엔 아이맵(I-Mab)이 애브비에 19억달러 기술수출을 각각 이뤘다. 중국발 신약 물질의 성과도 가시화 되고 있다.
중국 바이오의 질적·양적 성장 배경엔 해외유학파 과학자들이 있다. 중국 정부는 10년간 꾸준히 바이오 인재들에 프리미엄을 제시하며 귀국을 유도했다. 글로벌 빅파마 입장에선 명망 있는 중국 과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회사를 차리는 것을 보며 중국 기술력을 재고한다. 중국 회사에 투자하는 해외기업 사례도 늘었다. 일례로 미국 암젠은 2019년 중국 베이진에 투자해 20.5% 지분을 취했다.
중국 바이오사는 대한민국 물질을 기술수입해가는 비즈니스 대상이기도 하다. 2019년 중국 대형 제약사 심시어(Simcere)가 지아이이노베이션의 항암물질을 9000억원에 도입한데 이어 올 10월엔 장수 한소 파마슈티컬(Jiangsu Hansoh Pharmaceuticals)이 올릭스와 5000억원대 물질 도출 계약을 체결했다. RNA 기술을 가진 올릭스는 한소를 위해 신약 후보물질을 2개 발굴한다. 최대 4억5100만달러(5368억원)에 선급금 77억원으로 계약을 맺었다.
세계인구 79억명 가운데 17.7%에 해당하는 14억명 중국 인구는 무시 못할 시장이 분명하다. 중국 진출에 성공하는 국내 회사들이 길을 닦아주면 '바이오 수교'가 좀 더 가닥이 잡히겠다. 다만 정부 규제입김과 꽌시(인맥) 영향이 강한 중국에서 페어플레이 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Peer Match Up/정유 4사]신사업에 사활 건 정유사, '같은 듯 다른' 미래 방향성
- [LG화학의 변신]'LG엔솔 덕' 잘 나가는 전지소재
- [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K방산 이끈 '한국형 프로젝트'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국정농단 이후 회원사 미공개, 자신감 회복 언제쯤
- 시노펙스, 옌퐁사업장 IATF16949 인증 획득
- [PB센터 풍향계]현대차증권 첫 VIP센터, 자체 랩 라인업 완성
- OCIO에 눈돌리는 창투사…시장 활황 이끌까
- [운용사 실적 분석]제이씨에셋운용, 운용보수 보다 많은 평가익 '눈길'
- 키움증권 퇴직연금 사업 나선다
- [thebell interview]"발품으로 만든 투자 기회, 고객 수익 극대화에 올인"
임정요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디앤디파마텍, 몸값 절반 조정 '시장친화' 전략 올인
- 에스알파, 국내 DTx 최초 '기술이전'…자금조달 청신호
- 에이비온, 다시 케이피엠테크 품에 '최대주주' 바뀐다
- [동구바이오제약 신사업 전략]캐시카우만으론 역부족, 벌크업 기반 '오너 보증 차입'
- [루키 바이오텍 in market]김권 셀비온 대표"경쟁약 넘는 효능, 품목허가 꿈 도전"
- '삼수는 없다' 이뮨온시아, 기평 'A·BBB'로 상장 본격화
- [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세번 실패 없다' 셀비온의 도전, '데이터·실적' 선뵌다
- [동구바이오제약 신사업 전략]'토탈 헬스케어' 퍼즐 맞추기, 의료기기부터 신약까지
- 메디포스트, '디지털치료기기 1호' 에임메드 매각 추진
- [동구바이오제약 신사업 전략]첫 최대투자 100억 '큐리언트' 인수, 신약개발 승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