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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號 금감원, 종합검사 버리고 컨설팅 방식 회귀할까 이달 예정 우리금융지주 종합검사 중단…검사·제재 개선 TF 가동

김민영 기자공개 2021-11-04 07:46:22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 종합검사 제도를 손질한다. 전임자인 윤석헌 전 원장이 주도한 제재 일변도의 종합검사를 폐지하는 대신 ‘컨설팅식 부문검사’ 카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 원장은 3일 취임 후 처음 만난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세련되고 균형잡힌 검사체계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정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에서 “현행 종합검사·부문검사 등으로 구분되는 검사방식을 금융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검사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원장이 취임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해외 기업설명회(IR) 출장으로 불참했다.

정 원장은 간담회에서 전임 원장 시절 이뤄진 제재 일변도의 검사에서 탈피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금감원의 검사 업무를 위규 사항 적발이나 사후적 처벌보다 위험의 선제적 파악과 사전적 예방에 중점을 두는 세련되고 균형잡힌 검사체계로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검사와 제재 과정에서 금융회사와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실제 검사 현장 및 제재심의 과정에서 금융사와의 소통채널을 확대하는 등 검사처리 체계도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정비하겠다”면서 “금융사의 규모, 영위 업무의 복잡성 등 금융권역별 특성에 맞게 검사의 주기, 범위, 방식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윤 전 원장 시절 ‘독불장군식’ 검사와 제재에 대한 금융권의 불만을 달래려는 제스처다.

정 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검사로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면서 “종합검사, 부문검사를 포함해 금융지주회사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애로사항이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부분에 대해 정책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열리기 전 금감원은 이달 중순부터 진행할 계획이던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철회했다. 우리지주와 우리은행은 2018년 종합검사 부활 후 유일하게 종합검사를 받지 않은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이었다. 정 원장이 전임 원장과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내린 결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종합검사는 ‘금융의 검사’로 불리는 금감원이 금융사 상황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손꼽힌다. △자본적정성 △건전성 △수익성 △유동성 △글로벌 및 디지털 사업 등을 검사 대상으로 하며 내부통제 시스템 등 경영상황을 직접 확인한다. 이런 종합검사는 금융사들을 떨게 할 정도로 무서운 대상이었다.

종합검사는 금감원장의 성향에 따라 부활과 폐지를 반복했다. 2010년대만 봐도 2013년 최수현 전 원장 시절 강력한 종합검사로 금융사들을 괴롭혔는데 이듬해 취임한 진웅섭 전 원장은 경영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종합검사를 1년 만에 없앴다.

그러다 2018년 취임한 윤 전 원장이 금융소비자보호와 감독 강화를 이유로 종합검사를 부활시켰다. 3년여 만에 다시 종합검사가 폐지될 운명에 놓인 셈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검사·제재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종합검사 방식 변화를 논의 중이다. 금융권에선 종합검사 대신 컨설팅식 부문검사 중심으로 검사 방식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기존 부문검사와 경영실태평가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금융권 관계자들은 사실상 올해 종합검사 재개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도 개선 후 검사에 나서기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정 원장은 “기본적으로 종합검사냐 아니냐 하는 용어에 너무 매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올해 안에 개선안이 나올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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