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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금감원장, 임원 없이 간담회…교체기 '거리두기' 은행·보험사 등 CEO 대면식에 담당 국장만 배석, 임원진 재구성 고려 영향

김민영 기자공개 2021-11-10 07:06:0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9일 14: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지는 주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임원 배석 없이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임원 대폭 교체를 앞두고 일부 임원들과 거리두기를 하고 나선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정 원장은 9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주요 시중은행장 간담회에 은행감독국장을 배석시켰다. 은행감독국은 은행 관련 인허가, 건전성 및 영업행위 감독, 지급결제업무 감독, 가계신용 감독 총괄 등을 담당 부서로 금감원 내 은행 관련 6개 부서 중 선임 부서지만 담당 국장이 임원은 아니다.

지난 3일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는 전략감독 담당 부원장보와 함께 했는데 이날부터 향후 진행될 은행장, 보험사 대표, 저축은행 대표 등과의 간담회는 현직 임원들을 배제한 채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오는 11일 개최 예정인 부산·대구·광주·경남·전북·제주은행 등 지방은행장 간담회에도 임원 없이 은행감독국장을 배석자로 참석시킬 예정이다. 또 17일과 18일 연이틀 개최되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CEO들과 간담회도 임원 없이 보험감독국장이 배석할 예정이다. 증권사 CEO 간담회에는 자본시장감독국장을, 저축은행 CEO 간담회에는 저축은행감독국장을 각각 배석할 계획이다.

정 원장의 이런 행보는 전임 원장들과 차이를 보인다. 전임 원장들은 주요 시중은행장이나 보험사 대표들을 만날 때도 담당 부원장보나 부원장을 배석시켜 왔다.

윤석헌 전 원장은 2018년 7월 12일 연 증권사 CEO 간담회 때 당시 금융투자 담당 부원장보와 함께 했고, 같은 해 8월 31일 개최한 여신전문금융사 CEO 간담회에도 중소서민 담당 부원장보를 배석시켰다. 이 밖에 주요 은행장, 보험사 대표, 저축은행 대표 등과의 간담회 때마다 윤 전 원장은 담당 부원장보나 부원장과 함께 행사를 치렀다. 작년 7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는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이 배석했다.

금융감독원장(왼쪽 다섯번째)이 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정 원장이 부원장 등 임원들을 배제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시장에선 이번 정 원장의 금융사 CEO 간담회 개최와 실무자 동석을 두고 우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특히 전임 원장시절부터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 업계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온 임원들과 거리를 두면서 친시장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정 원장의 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원장 시절 금감원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너무 강조하다보니 ‘재량적 판단과 결정에 따라’ 제재 일변도의 금융감독이 이뤄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원장은 “금융감독 업무를 ‘법과 원칙’에 따라 수행해야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확보돼 시장 신뢰가 제고될 수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의 재량적 판단과 결정이 법과 원칙에 우선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전임 원장 시절 금감원과 확실히 선을 긋는 발언이다.

정 원장은 이어 “지금은 시스템리스크 우려가 큰 상황이므로 대내외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해 철저히 관리하는 사전적 감독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사후 감독조치를 통한 피해보상으로는 소비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으므로 금융상품의 설계·개발 단계에서부터 소비자 피해를 사전 방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후 제재보다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또 정 원장이 일부 임원들과 불편한 관계여서 임원들을 배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8월 취임한 정 원장은 임원들에 일괄 사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으나 몇몇 임원은 임기 보장 등을 이유로 사표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인사를 앞두고 현직 임원들을 대체할 국장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CEO 간담회에 참석하는 국장들은 모두 임원 승진 대상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다만 금감원은 CEO 간담회 국장 배석과 관련해 정 원장의 업무 스타일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는 회장들이 참석했기 때문에 임원을 배석시킨 것이고 은행장 등 간담회는 정 원장이 국장들을 참석하라고 지시했을 뿐 의미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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