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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신기술조합 기울어진 운동장]신기사 신규등록 ‘줄섰다’…운용사는 ‘한산’⑤사모펀드 규제에 운용사 등록도 위축…신기사 등록요건 강화에도 선호 뚜렷

이민호 기자공개 2021-11-12 07:26:19

[편집자주]

사모펀드와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적용되는 규제의 강도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기술조합에는 사모펀드와 달리 판매사 및 수탁사 확보, 자산운용보고서 제출, 임원 요건 충족 등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두 비히클간 투자자산과 수익자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면서 자산운용사는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더벨이 사모펀드와 신기술조합에 적용되는 규제의 현황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0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기술사업금융사 등록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모펀드 규제 강화로 자산운용사 설립 매력이 감소하자 신기술금융사로의 신규 투자업자 진출과 자산운용인력 이동이 심화된 것이 원인이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창구지도를 통해 신기술금융사 등록요건을 강화하면서 등록 소요기간이 크게 연장됐다. 하지만 신기술금융사 선호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등록 위축…신기술금융사 선호 뚜렷

최근 신기술금융사 등록 신청에서 완료까지 많게는 1년 이상 소요되고 있다. 불과 1년 전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최근 등록 소요기간이 연장된 이유 중 하나는 신기술금융사 등록 신청건수 자체가 늘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산운용사 설립 매력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른 풍선효과로 신기술금융사 등록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설립 자본금 요건이 기존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아진 직후부터 지난해 옵티머스펀드 사태 직전까지 황금기를 누렸던 자산운용사 등록 신청건수는 최근 눈에 띄게 감소했다.

기존에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전략 자산운용사에 몸담았던 매니저들이 독립을 추진하면서 신기술금융사 형태를 선호하고 있다. 외부 주주를 끌어들여서라도 자본금 100억원 요건을 맞추려는 모습이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중견·중소기업 메자닌에 투자하기 용이한데다 최근 설정액이 100억원 이하로 작은 메자닌 펀드는 판매사와 수탁사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IT 기업 중심 코스닥 상장사들의 신기술금융업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와 유망 비즈니스 발굴을 노리는 이들 상장사에 벤처기업 간접투자 비히클인 신기술조합이 마중물이 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저변 확대의 주요한 한 축을 담당했던 투자자문사의 자산운용사 전환 움직임도 최근에는 둔화되는 추세다. 랩어카운트 등 자문형 상품이 판매사와 개인투자자에게 다시 인기를 얻으면서 투자자문사의 사세 확장이 자산운용사 전환으로 이어지는 공식도 희미해졌다. 대부분 신생 자산운용사가 판매사와 수탁사 업무 위축으로 공모주펀드에 국한될 뿐 전략 다양화에 애를 먹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 규제 강화의 일환으로 부실 자산운용사의 적시 퇴출을 내세운 점도 부담 요인이다. 자기자본 유지요건과 인력요건을 6개월간 미충족할 경우 패스트트랙으로 등록말소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등록말소시 5년간 재진입이 제한된다. 최근 신생 자산운용사들은 공모주펀드 운용보수에 의존하고 있어 순이익 턴어라운드가 쉽지 않다.

◇신기술금융사 등록요건 '비공식적' 강화…대주주 요건 예의주시

신기술금융사 등록 소요기간이 연장된 또 다른 이유는 금융위원회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이 명시하고 있는 등록요건보다 높은 수준을 창구지도 형식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법은 신기술금융업을 금융위원회 허가가 아닌 등록 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허가를 받아야 하는 신용카드업과도 구분된다. 여전법이 요구하는 신기술금융사 등록요건은 사실상 자본금 100억원뿐이다.


전문인력 요건이나 전산설비 등 물적시설 요건뿐 아니라 출자능력, 재무 건전성, 사회적 신용 등 대주주 요건도 모두 신용카드업 허가요건으로만 정하고 있으며 신기술금융업 등록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해상충 방지체계 요건도 공모 신기술조합을 결성하려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특히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에서도 신기술금융사는 대주주 변경승인 대상에서 제외돼있다. 대주주가 변경된 경우에는 2주 이내에 보고만 하면 된다.

신기술금융업 등록요건이 크게 느슨한 데는 애초 제도 도입 목적이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에 있기 때문이다. 신기술금융사 등록 자본금 요건이 2016년 기존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하향 조정된 직후 이를 충족하기만 하면 손쉽게 등록이 가능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시 벤처캐피탈(VC)과 증권사의 신기술금융업 진출 러시가 이어지며 시장이 단기간에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최근 신기술금융업 등록요건이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의견이 금융위원회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거나 적어도 같은 여전법 내에서 전문인력, 물적시설, 대주주 요건을 요구하는 신용카드업 수준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여전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법 개정 없이도 일종의 ‘그림자 규제’로 작용하는 창구지도의 형식으로 등록요건을 사실상 높여잡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의 창구지도에서 가장 중점에 두는 부분이 대주주 요건이다. 대주주의 출자능력, 재무 건전성, 사회적 신용 등이 신기술금융사 설립에 적합한지 따져보는 것이다. 자본금 100억원을 맞추는 것과 별개로 대주주는 해당 자본금에 대한 출처를 증명해야 한다. 제조업 기업이 자회사로 신기사를 설립하는 경우에도 설립 배경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이외에도 신기술금융업을 겸영하는 증권사가 전업 신기술금융사를 별도로 설립하려면 기존 라이선스를 반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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