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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KB국민은행 런던지점, 악조건 뚫고 'CB·IB' 다 잡는다③국내 최대 규모 인력 투입, 지점 전환 후 운용자산·수익성 '초고속' 성장

이장준 기자공개 2021-11-22 13:43:15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6일 09: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은 현지 한국계 시중은행 지점 가운데 가장 인력 규모가 크다. 이미아(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을 커버하는 유럽 내 유일한 거점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허브였던 영국에 코로나19가 남긴 상흔은 깊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성장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KB국민은행은 자신감을 얻어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IB) 비즈니스 모두 확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록다운에도 견고한 IB 거점, 지점 전환 후 영업이익 3배 '껑충'

영국은 올 7월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위드 코로나' 정책을 추진했다. 글로벌 제약회사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바탕으로 대국민 접종 역시 가장 먼저 실시한 만큼 높은 백신 접종률이 바탕이 됐다.

하지만 1차 웨이브가 온 지난해 3~5월까지만 해도 하루 사망자가 1000명에 달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영국 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2차 세계대전 때 민간인 사망자보다 많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였다.

전채옥 KB국민은행 런던지점장은 "아시아에서 일사불란하게 대처한 것과는 달리 영국에서는 초기 대응을 잘 하지 못했다"며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거리에 사람도 없는 사실상 록다운 상태가 이어져 금융 허브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브렉시트(Brexit)가 완결되면서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금융서비스에 대한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된 EU와 달리 국경 간 이동이 통제돼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KB국민은행 런던지점

악조건 속에서도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은 몸집을 불리고 역량을 키웠다. 지점 전환 전인 2017년 말에는 총자산 규모가 4억7300만달러(558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 9월 말에는 22억5400만달러(2조6588억원)로 증가했다. 올해 말까지 27억달러(3조1849억원) 수준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운용자산 규모 역시 크게 불어났다. 2017년 말 1억7000만달러(2007억원)에 불과했던 런던지점 여신 잔액은 현재 16억2000만달러(1조9124억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글로벌 여신 잔액 가운데 16.5%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다.

유가증권과 무역금융 관련 잔액도 각각 3억달러, 2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지점 내 유가증권 규모는 연말까지 3억5000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런던지점 재무제표상 자산은 아니지만 자본시장 유닛이 운용하는 유가증권(8억달러)까지 합치면 런던에서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30억달러(3조5415억원) 수준에 이른다.

전 지점장은 "지점 전환 직후에는 노하우가 많은 한국물 위주로 유가증권을 운용해왔는데 현재는 비(非) 한국물 비중이 80%가 될 정도로 훨씬 커졌다"며 "런던뿐 아니라 본점에서 운용하는 서울 북(book)까지 합치면 규모가 11억5000만달러 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수익성도 가파르게 개선했다. 2017년에는 1년 동안 300만달러(35억원) 가량 영업이익을 냈는데 올해에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만 해도 벌써 900만달러(106억원)를 달성했다. 3배 넘게 영업이익을 늘리면서도 연체율은 현재 '제로'를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런던지점 총 직원 수는 2019년 말 24명에서 현재 35명으로 늘어났다. 글로벌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해 같은 기간 IB 유닛과 자본시장 유닛 인력 역시 각각 3명, 4명씩 늘렸다. 기존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거래 외 새로운 비즈니스로 확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지점 전환 이후 은행에서 IB, 자본시장, 심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을 충원했다"며 "특히 현지 부동산PF 전문가를 채용해 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딜을 소싱하는 등 주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기업금융 진출 준비, 투자금융 운용 규모 확대 예정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영국에서는 최근 매일 4만~5만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중증으로 악화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전해진다.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허브 위상도 탄탄하다. 신디케이션을 비롯해 은행 간 자금 거래, 외환 및 파생상품 시장은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KB국민은행은 이를 고려해 런던지점의 CB와 IB 비즈니스 모두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기업금융의 경우 기존에 유럽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을 주 대상으로 삼아 지원하고 건별 규모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부터 기후 변화에 대응한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배터리 기업의 유럽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ESG 경영 차원에서 여신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한국에 있는 대기업 점포와 연계한 역외대출 수요가 커져 취급하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현지 전문가 채용을 통해 유럽 현지기업을 대상 비즈니스도 키울 계획이다.

전 지점장은 "CB 쪽은 동유럽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운용한 데 이어 필요한 자금을 유로나 달러로 환전해서 대출하는 역외대출로 서비스를 확대했다"며 "국가와 은행 신용등급도 올라가 경쟁력 있게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현지 전문가를 채용해 유럽 기업에 대한 여신도 취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융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강점인 부동산 관련 금융을 살리고 있다. 지난해 현지 부동산금융 전문가를 채용해 주선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브렉시트와 코로나19로 한동안 침체기였던 영국 부동산 시장도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해 조만간 결실을 거둘 전망이다.

유가증권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리스크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고정채에 투자하면서 노출되는 금리리스크가 대표적이다. 그는 "요즘처럼 시장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금리스와프(IRS)를 통해 헤지한다"며 "금리 변동과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은 자본시장 비즈니스가 커진 것과 발맞춰 연말까지 전산 구축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용 규모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파생상품 외 트레저리(Treasury)와 F/X 기능까지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출처=구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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