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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의 '세넥스 인수', 이사회 판단만 남았다 주시보 대표, 협상 재연장에 "이사회 승인할 시간 줄 것"···인수대금 7000억여원 추정

양도웅 기자공개 2021-12-09 07:40:27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7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인터)이 호주 에너지 기업인 '세넥스(Senex Energy Ltd.)'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사회 판단만 남겨둔 것으로 관측된다. 몇 개월간 지속해서 협상을 벌인 가격 부분에서 양사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대금이 7000억여원으로 추산되는 적지 않은 규모인 만큼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와 세넥스의 독점적 인수 협상 기한이 이달 10일까지로 최근 연장됐다. 두 번째 연장으로 최초 협상 기한은 지난달 5일이었으나 같은 달 26일로 한 차례 연장됐고 최근 다시 연장됐다. 첫 번째 기한 연장 때 포스코인터는 "새로운 인수 가격 제시"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재 포스코인터는 세넥스에 제시한 가격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호주 현지 언론에선 포스코인터가 주당 4.60호주달러를 최종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지난 7월 포스코인터가 제시한 4.00호주달러에서 0.60호주달러(15%)를 높인 수준이다. 포스코인터는 8월엔 4.20호주달러를, 10월엔 4.40호주달러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주당 4.60호주달러는 최근 5년 동안의 세넥스 최고 주가와 같다. 여기에 프리미엄을 더해 인수대금은 9억호주달러(약 75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포함한 에너지 사업을 하는 세넥스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매긴 셈이다. 자원 개발과 친환경차 부품 사업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는 포스코인터엔 매력적인 매물이다.

(출처=구글파이낸스)

이번에 인수 협상 기한을 재연장하면서 포스코인터는 단독 인수에서 공동 인수로 전략을 바꿨다. 파트너는 호주의 또 다른 에너지 기업인 '핸콕(Hancock Energy)'이다. 최근 호주 정부가 안보와 관련 있는 자국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에 엄격한 태도를 취하면서 인수 불확실성이 커지자, 최대주주인 포스코의 사업 파트너이기도 한 핸콕과 손을 잡았다.

이로써 포스코인터는 세넥스 인수를 위한 마지막 절차로 이사회 승인만을 남겨두게 됐다. 최근 협상 기한을 다시 연장한 사유 중 하나도 세넥스와 잠정 합의한 주당 4.60호주달러에 대해 이사회 승인을 받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는 주시보 포스코인터 대표가 두 번째 협상 기한 연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세넥스의 트레버 본(Trevor Bourne) 회장 앞으로 보낸 이메일에서 확인된다.

주 대표는 지난달 28일자로 발송한 이메일에서 "기한 연장은 최종 이사회 승인(final board of directors approval)을 완료하게 만드는 시간을 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이번 인수와 관련한 추가 정보를 세넥스에 요구하지 않아도 된다"고 세넥스를 안심시켰다. 이메일 발송일 기준으로 협상 기한까지 남은 기간인 2주간 이사회 설득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포스코인터 이사회는 총 6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지난 10월 심인숙 사외이사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원장에 부임하면서 올해 3분기 말 7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이사진은 주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과 최대주주인 포스코의 몫인 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으로 이뤄져 있다.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는 세넥스 인수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사회에 부의된 안건은 이사의 절반 이상이 참석해, 참석자 가운데 과반 이상이 찬성해야 결의된다. 세넥스 인수 관련 쟁점은 역시 회사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인 6489억원(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을 웃도는 인수대금이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왼쪽)와 트레버 본 세넥스 회장(오른쪽).

부채비율이 235.5%로 낮은 편이 아닌 포스코인터로서는 부채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최대주주인 포스코가 본사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만 10조원이 넘는 만큼 최대주주 지원을 바랄 수도 있지만, 포스코도 현재 적지 않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큰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 공동 인수 파트너인 핸콕의 참여를 고려하면 포스코인터의 자금 활용 폭은 여유롭다고, 그렇다고 여유롭지 않다고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이다. 주 대표가 이사회 승인을 받기 위해 세넥스에 기한 연장을 요청한 것도 이처럼 쉽게 결론내기 어려운 사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 대표는 본 회장에 보낸 이메일에서 "세넥스 인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석유와 가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다양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세넥스 주주들에게도 포스코인터내셔널로의 매각은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세넥스도 협상 기한 재연장에 동의한 점을 고려하면 포스코인터로 매각되는 데 이견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에너지 사업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도가 높은 만큼 포스코인터 이사회의 결정이 미뤄질 경우 경쟁입찰로 바뀔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인수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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