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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자사주 매입 성적표]유통물량 감소,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졌을까②멕아이씨에스 등 9곳 오히려 역성장, 지속적 신주 발행 '부담'

심아란 기자공개 2021-12-14 08:28:46

[편집자주]

상장 기업의 자기주식(자사주) 취득은 대표적인 주가 안정책으로 손꼽힌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적지 않은 회사들이 해당 전략을 활용했다. 다만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요구되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자사주 매입에 현금을 소진하는 것을 두고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더벨은 2021년 자사주를 사들인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살펴보고 득과 실을 따져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3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자기주식을 매입한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변화는 어떠했을까. 실적 회복에 성공한 메디톡스의 경우 자사주 취득까지 단행하며 가장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반면 유통 물량 감소에도 주주가치 제고에 한계를 보이는 업체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자사주 취득의 근본적인 목표는 주당순이익(EPS)을 높여 주식 가치를 올리는 데 있다. 다만 일부 바이오기업의 경우 2~3년 주기로 신주 발행을 통해 투자 재원 마련이 불가피하다. 자사주 매입이 이뤄져도 주식 수 증가로 EPS를 높이는데 한계에 부딪힌다는 얘기다.

더벨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30일까지 자사주 취득 계획을 공시한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헬스케어 포함)은 총 24곳이다.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을 연간치로 환산해 EPS를 추정해 본 결과 해당 지표가 전년 대비 개선된 업체는 15곳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신약개발 회사들은 대부분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추정 EPS가 가장 눈에 띄게 높아진 곳은 보툴리눔 톡신 사업에 주력하는 메디톡스다. 메디톡스는 올해 주당순이익이 2만2000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에는 순손실을 기록해 EPS가 음의 값이었지만 올해는 기술료 일괄 인식 등으로 실적이 개선된 덕분이다. 10월부터 11월 사이에 49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유통 물량을 줄인 만큼 EPS가 더욱 개선될 개연성도 높다.

예상 EPS가 개선된 업체 가운데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동성제약은 각각 100억원,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양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인 탓에 EPS를 양의 값으로 돌리진 못했지만 수치 개선의 효과는 봤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경우 4분기에 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한 차례 더 취득한다고 밝힌 만큼 EPS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자기주식 취득은 새로운 주식이 발행되지 않을 때 주주가치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라며 "그러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유상증자나 메자닌 등을 통해 주식 발행이 꾸준히 이뤄지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이 단기적인 주가 부양책으로 비춰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사주 취득을 선언한 제약바이오 24개 기업 가운데 올해 메자닌이나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한 업체는 9곳에 달한다. IPO를 완주한 에스디바이오센서(이하 조달 금액 5176억원), 바이오플러스(441억원)를 포함해 메디톡스(650억원), 삼일제약(350억원), 케어랩스(310억원), 한국유니온제약(300억원), 멕아이씨에스(280억원), 동성제약(85억원), 제놀루션(50억원) 등이다.

자금 조달과 자사주 취득을 병행한 의료기기 업체 멕아이씨에스의 EPS는 전년 대비 58% 가량 감소했다. 회사는 올해 세 차례에 걸쳐 41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3분기까지 13억원어치를 취득했고 11월 30일 기준 목표 물량을 모두 사들였다. 작년과 비교해 유통 주식수는 줄었지만 3분기까지 경영 실적이 덩달아 감소하면서 지난해 1800원대였던 주당순이익 규모가 올해는 775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이익 배당에 한계가 있어 자사주 취득 외에는 별다른 주가 안정책이 없다"라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 활동에 충실하고 시장에서 자금 조달 여력이 받쳐준다면 자사주 취득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3분기 결산 이후 자사주 매입을 공표한 △바이오플러스 △케어랩스 △종근당홀딩스 △드림씨아이에스 △삼일제약 등도 올해 역성장하면서 주당순이익은 작년 대비 낮아진 상태다. 연말까지 자사주 취득 목표 물량을 채워 EPS를 개선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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