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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지분 매각]지배구조 변동 없지만 '가능성' 열어뒀다신한금융, 오너지분 장기보유로 '백기사' 부상 가능…향후 지분 추가 매각 관측도

이은솔 기자공개 2022-02-07 07:33:03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4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과 IMM크레딧앤솔루션의 지분 인수로 삼성생명보험의 지배구조가 바뀔까. 답은 '아니오'다. 이들이 인수하는 지분은 1% 남짓으로 전체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다만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과거에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삼성생명 지분 매각을 타진한 적이 있고, 오너 일가가 상속세를 5년간 분할 납부하기로 한 만큼 향후 추가로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오너 지분을 장기보유하기로 한 신한금융이 삼성생명의 '백기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삼성생명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7%에 달한다. 삼성물산이 19.3%로 가장 많고, 개인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4%로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이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6.9%, 삼성문화재단이 4.7%, 삼성생명공익재단이 2.2%,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1.73%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현재 단순투자 중인 기관 외 특별한 전략적 투자자는 유치하지 않고 있다. 2021년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기관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미래에셋자산운용, 교보생명, 라이나생명, 베어링자산운용 등 총 17곳이다.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으로 안건에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의 주주활동을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

신한금융이 IMM크레딧앤솔루션과 손잡고 지분 1%를 인수하더라도 전체 지배구조에 미치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임에도 특수 관계인 지분율이 높고,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잇는 지분만 해도 19%가 넘기 때문이다.

다만 주목할만한 부분은 신한금융이 인수하는 지분이 '오너 일가'의 지분이라는 점이다.
ICS와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블록딜로 매각한 지분 1.73% 중 일부를 다시 매입한다. 차익 실현이나 엑시트를 위한 기관 지분이 아니라 지배구조의 핵심이지만 상속세라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등장한 매물이다.

현재 삼성그룹 오너 일가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 지분을 처분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타계 이후 부인과 세 자녀는 25조원 규모의 주식을 물려받았고, 12조원의 상속세를 마련해야 한다. 이들은 5년간 상속세를 나눠내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출, 공탁, 매각 등을 통해 6분의 1인 2조원을 우선 납부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이사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이 매물로 나왔다.

삼성생명 지분은 삼성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그룹 거버넌스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금융 계열사의 실질적 지주사인 동시에 삼성의 핵심인 전자 지분 8.5%를 보유하며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화재, 카드, 증권, 자산운용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금융 지주사 역할을 한다. 고 이 전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역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통해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 전 회장 타계 이후 지분을 상속할 때도 생명만 유일하게 자녀 사이에 차등을 뒀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지분은 유가족 네 명이 법정비율대로 배우자와 세 자녀가 분할했다. 삼성생명은 이재용 부회장이 전체 상속분의 절반을 받고, 장녀인 이부진 사장이 3분의 1, 차녀인 이서현 이사장은 1/6을 받았다. 1차 상속세 마련 과정에서도 이 부회장이나 이 사장은 생명 지분을 내놓지 않았다.

이 이사장이 매각한 지분의 경우 당장 삼성 오너 일가가 보유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시장에 풀기도 어려운 매물이다. 오버행 우려도 있지만 공격적인 행동주의 펀드가 인수해 경영권을 흔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삼성은 지분 매각 과정에서 가격 뿐 아니라 인수하는 기관의 성격 또한 고려해야 한다.

신한금융의 이번 투자가 '백기사' 역할로 이어질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곳에서 SPC를 통해 지분을 쪼개 보유하고, 향후 의결권 행사 등이 필요할 때 다시 지분율을 합쳐 우호지분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 오너가에선 향후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을 추가로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2026년까지 5차례에 걸쳐 나머지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IB업계에서는 최근 오너 일가의 전자 지분 블록딜 문제도 수면 위로 올랐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맺은 처분 신탁 기한이 다가오고, 삼성전자 주가도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삼성생명 경영권을 매각하는 시나리오 역시 꾸준히 제기된다. 삼성은 실제로 과거 삼성생명 매각을 타진한 적 있다. 2014년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생명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지주회사의 경영권 지분을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었다. 골드먼삭스의 중개로 이 부회장이 직접 워런 버핏을 만나기도 했으나 구체적인 매각 단계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처럼 전향적인 방식의 경영권 매각이 단기간에 결정되기는 어렵지만, 향후 삼성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지배구조 개편이 예상된다. 새로 출범하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도 삼성 그룹의 도약을 위한 가장 큰 과제로 지배구조 개선을 꼽았다. 삼성 지배구조에 지각변동이 있을 경우 기존에 지분을 장기 보유하며 신뢰 관계를 구축한 투자자가 인수 검토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주식등을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이후 보유비율이 1% 이상 변동된 경우에는 보유 내역과 변동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투자건의 경우 지분율이 1% 미만이 될 예정으로 공시의무도 없고 외부 감시에서도 자유롭다.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규제 부담의 리스크 없이 투자 이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미래를 위해 '여지'를 남기는 일석이조를 거둘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분율 1% 미만을 인수하는 경우 특별히 감독원에 보고해야 하는 사항도 아니고 공시 의무도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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