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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디지코 전환 실험]'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미디어·콘텐츠 재도전②탈통신 리스트럭처링 '주축'…미디어허브와 미션·사업모델 달라, IP 확보 주력

이장준 기자공개 2022-02-17 13:30:07

[편집자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하고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는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서 새로운 '몸값'을 인정받겠다고 나섰다. 디지코 전환을 주도한 구 대표의 임기가 내년 초 끝나는 만큼 올해에는 뚜렷한 성과와 주가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디지코 KT가 그동안 시도한 변화와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5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기업가치 제고 일환으로 그룹사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데 집중했다. 이른바 '탈통신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작업이다. 그중에서도 미디어·콘텐츠 부문이 수직계열화를 통해 변화의 중심에 섰다.

업계에서는 이미 10년 전 KT가 자회사 미디어허브를 만들고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KT는 새로 만든 KT스튜디오지니가 맡은 역할이나 상황이 그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미디어허브가 KT의 인터넷TV(IPTV) 서비스 올레tv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만들어졌다면 KT스튜디오지니는 그 자체로 실질적인 그룹 내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미디어 밸류체인에 속한 그룹사들의 중심을 잡아줄 방침이다.

◇KT스튜디오지니 중심 계열사 정리, '아픈 손가락' 미디어허브와 차별화

KT 그룹사 가운데 최근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건 단연 미디어·콘텐츠 부문이다. 지난해 3월 KT는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만들고 산하에 관련 계열사를 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웹소설·웹툰 전문기업 스토리위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Seezn),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지니뮤직, MPP(Multiple Program Provider) 채널 미디어지니 등을 휘하에 두고 있다. 아울러 유료방송 플랫폼 올레tv와 스카이라이프, 콘텐츠 제작을 갖춘 스카이라이프TV, 커머스 역량을 보유한 KT알파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그런데 관련 업계에서는 KT스튜디오지니의 출범을 두고 약 7년 전 자취를 감춘 미디어허브를 떠올렸다. 미디어허브는 이석채 전 회장 시절인 2013년 KT의 디지털사이니지, 올레tv 나우, 콘텐츠사업을 양도받아 출범했다. 콘텐츠 수급부터 광고, 음악, 게임, 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미디어 관련 사업을 아우르는 허브(hub)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었다.

미디어허브는 콘텐츠를 수급해 유통하는 업무에 주력했는데 마케팅 플랫폼을 전담하는 자회사 토스트미디어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미디어허브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2년 만에 다시 KT로 흡수합병되면서 사라졌다. 당시 미디어허브로 모였던 인력들도 KT 안팎으로 흩어지면서 관련 사업이 무산됐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KT는 앞서 미디어허브로 모든 그룹 내 콘텐츠를 한곳에서 관리하고 조직원들도 모으는 작업을 했다"며 "한번 와해된 기억이 있으면서도 KT스튜디오지니를 만들어 다시 비슷한 형태의 사업을 다시 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KT는 KT스튜디오지니는 미디어허브와 출범 목적이나 비즈니스 모델, 확장 가능성 등이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KT스튜디오지니는 KT그룹 전체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KT그룹 관계자는 "KT스튜디오지니는 미디어 밸류체인상 그룹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그룹 차원에서 IP 확보, 콘텐츠 제작도 직접 하고 내외부 채널을 통해 그룹 전체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외부 콘텐츠를 수급해 올레tv에 제공하던 것과 달리 그룹사 역량을 활용해 IP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자체 인력 규모도 미디어허브 때에 비해 크게 줄어 40명 수준으로 각각의 그룹사에 비해서도 한참 적어 관리하는 중간지주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부터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 본격 가동, IP 경쟁력 주목

KT는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해 2023년까지 원천 IP 1000개 확보, 오리지널 콘텐츠 100개 이상 제작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디지코(DIGICO) KT'의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 담겼다.

지난해 디지코 B2C 가운데 미디어 부문에서 발생한 매출은 1조9387억원으로 2020년 1조8267억원에 비해 6.1% 성장했다. 올 들어서는 밸류체인이 본격 가동되면서 성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에는 KT스튜디오지니가 10편의 콘텐츠 제작 라인업을 구상했다. 오는 4월 '구필수는 없다'를 시작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통은 올레tv 오리지널, 시즌 오리지널, 스카이라이프TV 보유 채널을 비롯해 외부 OTT 등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IP를 기반으로 히트작을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

*출처=KT

김영진 KT 재무실장(CFO)은 2021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미디어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대작 콘텐츠 기획·개발을 통해 플랫폼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작년 KT그룹에 편입된 '밀리의서재'는 KT 및 지니뮤직과 연계해 AI 오디오 사업을 확장하고 IPO를 통해 가치평가와 성장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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