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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카드' 꺼낸 에코프로, 쇄신 속 안정 꾀한다 이동채 회장 복심, 사업 연속성 적임자…'책임론' 권우석 각자대표, 고문으로 이동

조영갑 기자공개 2022-03-14 08:02:38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말 전면적 쇄신안을 발표한 에코프로그룹이 그룹사 주요 3사의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 거취에 관심이 쏠렸던 이동채 회장은 에코프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지만 명목상 회장직을 유지한다. 대신 이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각자대표(사진)를 지주사 대표로 선임해 컨트롤타워 지휘를 맡긴다. 쇄신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이 회장이 막판까지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코프로그룹은 오는 29~30일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HN), 에코프로비엠(BM)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을 부의한다.

더불어 현물배당 및 현금배당안이 포함된 재무제표 승인의 건도 의결한다. 올해 초 에코프로비엠발(發) 내부통제 이슈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그룹사 전체의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한 데 따른 '주주 달래기' 조치다.

에코프로비엠은 주당 920원의 배당을 결정, 배당액을 2020년 450원에 비해 2배 이상 높였다. 에코프로 역시 주당 430원과 보통주 1주당 0.02주 등 현금 및 현물배당을 병행한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주당 330원을 배당한다. 3사의 배당금 총액은 354억원 가량이다.

시장의 관심은 그룹사 전체를 아우르는 인적 쇄신안이다.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동수구성 △이사회 중심 경영 △컴플라이이언스 조직 신설 등의 개편안에 준거해 신규 이사진을 구성한다. 3개사를 합해 22명에 달하는 이사진 중 12명이 새로운 인물로 채워진다.

핵심은 그룹사 컨트롤타워인 에코프로와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에코프로비엠이다. 이 회장은 쇄신안을 통해 향후 5년간 11조원의 캐시플로를 기반, 최소 7조원 이상의 2차전지 양극재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투자의 방향타 역할을 할 지주사와 실제 사업의 전면에 나설 자회사 인사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업계에선 이 회장을 대신해 에코프로를 이끌어갈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각자대표(에코프로 대표이사 후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데다 동향인 경북 포항 출신으로 1999년 에코프로(옛 코리아제오륨) 창업 당시부터 함께하며 사업의 기틀을 닦은 인물이다. 사석에선 이 회장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경북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을 거친 경영·투자 전문가다.

이 회장이 '복심'을 통해 양극재 사업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이 회장의 철학과 에코프로비엠 사업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2016년 전지사업의 물적분할 이후 계속해서 대표도 맡았다. 포항캠퍼스 경영을 총괄하며 CAM5, CAM5N, CAM6 등 3000억원 이상의 증설 투자를 마무리지었다. 에코프로비엠이 2차전지 양극재 시장에서 '톱티어' 지위를 다지는 데 역할을 할 설비다.

올해 해당 라인이 조기 가동을 앞두고 있고, 2026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을 55만톤(t)까지 확대한다는 그룹사 계획에 따라 사업 연속성을 챙기는 중책이 김 대표에게 부여될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미국시장 진출과 유럽(헝가리)시장 진출을 동시에 꾀한다. 더불어 전구체 사업 등 인접사업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이 회장을 보필해 그룹사 전체의 경영, 투자를 총괄하는 데 김 대표만 한 적임자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에코프로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과 김 대표는 20년 넘게 야전에서 풍찬노숙을 함께한 동지이기 때문에 그룹 내 누구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다"면서 "이 회장이 지주사의 대표직을 내려 놓고, 김 대표를 선임한 까닭은 시장에 그룹 쇄신과 책임경영 메시지를 동시에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 경영은 주재환 신임 대표이사가 맡는다. 주 대표는 삼성SDI 셀사업부장 전무,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를 지낸 2차전지 전문가다. 잇딴 이슈에 노출된 에코프로비엠의 인적 쇄신을 도모하고, 사업성을 강화할 수 있는 카드라는 평이다.

김병훈 대표와 함께 에코프로비엠의 중흥을 이끌었던 권우석 각자대표는 사임한다. 사업부문을 총괄하던 만큼 화재 등 내부통제 이슈에 대해 책임을 지는 수순이다. 다만 에코프로비엠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사업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이 회장 특유의 '쇄신 속 안정'의 묘수가 발휘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사 쇄신의 핵심인 에코프로비엠의 경영진을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다만 주 대표를 비롯해 5명의 사내이사진 모두 신규 선임되는 인물이기 때문에 권 대표가 고문으로서 이사회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와 오랜 기간 각자대표로 합을 맞춰온 만큼 지주사(에코프로)와 자회사 간 가교 역할도 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신규 사내이사로 합류하는 김장우 후보자 역시 주목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북미시장 진출 실무를 지휘할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SK이노베이션 재무실장을 거쳐 SK이노베이션 글로벌 사업장 재무관리 컨설턴트 재직 중 발탁된 인물이다. 에코프로비엠이 주요 고객사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 인근에 대형 생산설비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김 후보자가 양사의 실무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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