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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균등배당, 산은·해진공 몫 1200억 '문제없나' 11년 만에 현금배당…정상화 지원 국책기관의 배당 수혜 논란

유수진 기자공개 2022-03-17 11:21:37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4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이 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규모인 7조원대 흑자를 내는 등 승승장구하며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2010년(결산 기준) 이래 11년 만이자 2017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 하에 놓인 이래 첫 배당이다.

특히 모든 주주에게 똑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균등배당을 택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합산 1200억원 가량의 배당수익을 올린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HMM의 정상화를 지원하는 두 국책기관의 역할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HMM은 14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2020년 말 4조4439억원이었던 결손금(연결기준)을 1년 새 모두 털어내고 지난해 말 이익잉여금 7806억원을 쌓은 결과다. 별도기준으론 6477억원이다. 이익잉여금(결손금)은 손익계산서상 당기순손익이 누적된 돈으로 현금배당의 재원으로 쓰인다.


이로써 HMM은 11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게 됐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1년 초 보통주 500원, 우선주 600원씩 배당한 것이다. 이후 우선주는 모두 전환되거나 감자 등으로 소멸돼 현재는 보통주만 거래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주주와의 약속을 지켰다는데 의미가 있다. 앞서 HMM은 작년 10월 배당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고공행진하던 주가가 급락하며 반발이 잇따르자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당시 배당을 포함한 주주친화정책을 '검토 중'이라며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하면 적극 행동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배당금 총액은 2934억원 가량이다. 동등배당이기 때문에 대주주인 산은과 해진공이 전체 배당금의 약 20% 가량씩을 가져간다. 작년 말 기준 산은의 보유주식수는 1억119만9297주(20.69%)고 해진공은 9759만859주(19.96%)다. 산은이 607억원, 해진공은 586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산출된다.


이를 두고 적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과 해진공 모두 이익추구가 최우선 목표가 아닌 국책기관이기 때문이다. 산은은 부실기업에 유동성을 투입해 살리는 역할을 하고 해진공은 해운업 재건을 위해 출범했다.

이들이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고 있는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배당금을 챙기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배당은 즉각적인 현금유출로 이어진다.

이들은 과거에도 비슷한 논란에 휘말렸던 적이 있다. 지난해 보유 중이던 HMM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할 당시 시세차익을 올리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CB 전환은 나날이 치솟는 영업실적과 달리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발행주식총수가 늘어나고 나머지 CB 처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다.

증권업계에선 이들이 보유 중인 수조원대 CB 물량이 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귀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업황과 실적에 대한 우려는 없지만 주식수 증가에 따른 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MM 1년간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 금융>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물동량 증가와 운임강세 등으로 작년 5월 장중 5만11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6개월 뒤 2만6000원대로 내려앉으며 거의 반토막났다. 올 초에는 2만1100원까지 떨어졌다가 역대 최대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지난달 반등을 시작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과 해진공은 HMM에 투자가 아닌 지원을 하는 정부 측 기관인데 주식 전환에 이어 배당으로 투자수익을 거두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소액주주들은 사측에 지속적으로 차등배당을 요구해왔다. 배당의 수혜가 산은과 해진공에 돌아가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다. 주주 커뮤니티와 HMM 홈페이지 IR 게시판에는 관련 문의와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HMM은 동등배당을 결의했다. 모든 주주는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어 당사자가 수긍하지 않는 한 균등배당이 ‘기본값’이기 때문이다. 다만 HMM과 산은, 해진공 모두 이 같은 논란을 우려한 듯 내부적으로 법적 검토를 거친 것으로 파악된다. 산은과 해진공은 배당금을 거절하거나 차등배당을 주장할 경우 향후 배임 이슈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HMM 관계자는 “여론 등을 고려해 차등배당도 검토했지만 모든 주주가 동일한 권리를 갖고 있어 이유 없이 차등배당할 수는 없다”며 "주주균등 원칙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HMM 지원단 측은 “해진공은 배당금을 받아 중소선사 지원 등 해운산업 재건에 재투입할 예정”이라며 “공사 설립 목적에 맞게 쓴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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