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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벤처투자를 움직이는 사람들]창업자 시선 지닌 조재호 상무, 유니콘 수색 '최전선'①투자·회수 성과 탄탄 '올라운더'…창사 후 최대 규모 뉴딜펀드 운용 적임자 낙점

김진현 기자공개 2022-03-28 07:49:10

[편집자주]

두산그룹 계열이던 네오플럭스는 국내 VC 가운데 최초로 세컨더리펀드를 운용하는 등 창업투자업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하우스다. 2020년 두산그룹 품을 떠나 신한금융그룹 17번째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새로운 장을 써 내려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전폭적 지원 아래 '일류(一流) 신한'의 일원으로 다시 뛰는 신한벤처투자 구성원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2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약관(弱冠)'. 성인이 돼 갓을 쓰는 나이인 스무 살을 이르는 말이다. 2000년 설립된 네오플럭스는 창립 20년 차인 2020년, 약관의 나이로 신한금융그룹 자회사로 편입되며 성인식을 치렀다.

신한금융그룹의 17번째 자회사가 된 신한벤처투자는 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활발한 투자활동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그 결과가 지난해 11월 결성된 2300억원 규모 대형펀드인 '신한벤처 투모로우 투자조합 1호'다. 정책형 뉴딜펀드 운용사로 선정되며 회사 설립 이래 최대 규모 펀드를 결성하게 됐다.

'신한'이라는 브랜드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물이다. 이 대형펀드의 대표펀드 매니저를 맡고 있는 조재호 상무(사진)는 VC본부의 핵심 심사역 중 한 명이다. VC본부를 이끄는 이호준 본부장(전무)을 도와 박주한 팀장, 이재영 팀장 등과 함께 2300억원 규모의 뉴딜펀드 투자를 조율해나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 17년차 베테랑 심사역, 대학 시절 벤처창업 동아리 통해 벤처 시장 '매료'

조재호 상무는 경력 17년차 심사역이다. 삼성벤처투자에서 심사역 업무를 시작한 뒤 2014년 당시 네오플럭스 심사역으로 합류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벤처 창업 동아리 장을 맡기도 한 그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벤처캐피탈리스트라는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심사역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벤처 창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저 벤처캐피탈이라는 업이 있다는 걸 알았을 뿐이었다.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동양반도체, 삼성테크윈 등을 거치며 직장 생활을 하던 중에도 벤처 창업에 대한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사내 벤처 창업에 도전하기도 하면서 꾸준히 벤처 업계와 연을 이어왔다.

벤처 생태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자연스럽게 그를 벤처투자업계로 뛰어 들도록 이끌었다. 그는 결국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진학을 결정하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 꿈에 한발 다가섰다.

대학원 졸업 시기에 맞춰 삼성벤처투자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탈리스트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다. 글로벌 대기업 삼성의 지원 덕에 삼성벤처투자에서는 다양한 시장과 기술을 접할 수 있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기회도 누리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관심을 두고 집중하는 사업영역 투자 기회가 많았던 점이 가슴 한켠의 갈증으로 남았다. 자신의 경험을 좀 더 다양한 투자 영역에서 활용해 보고 싶다고 생각 한 그는 네오플럭스 일원으로 합류를 결심했다.

이후 현재까지 8년 넘게 근무하며 다양한 분야의 투자 기업을 발굴,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공대 출신으로 다양한 기술, 특히 기술 기반의 다양한 벤처 생태계에 관심이 많다.

사내벤처 창업을 해봤던 경험을 살려 경영자의 마음가짐으로 투자 기업을 발굴한다는 점이 다른 심사역들과 구분되는 그의 강점이다. 창업자들과 동등한 시선에서 기업을 바라보며 회사를 깊게 살피고자 한다.

그는 투자 기업을 고를 때 해당 기업이 사업을 펼치는 시장이 성장하는 지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우수한 경영진의 역량은 중요하지만 성장하는 시장이 아니라면 기업의 생존 확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회사가 목표로 정한 시장의 성격, 경영자의 시장에 대한 이해도 등을 깊게 살피고 시장내 확장 전략 등을 두루 청취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당장은 작은 시장이더라도 시장을 선점하고 점차 커가는 기업에 관심을 두는 편이다.

◇ 투자·회수 성과 탄탄…뉴딜펀드 활용, 미래 유니콘 발굴 '집중'

그의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은 유니콘이 된 리디 외에도 미디어커머스 기업 에이피알, 특수효과(VFX) 전문 기술 기업 덱스터 등이 있다. 이 외에도 물류·배송 플랫폼 기업 바로고(barogo), 물류 전문 기업 파스토, 반려동물 사업체 비엠스마일, 디지털 자산 투자 플랫폼 헤이비트를 운영하는 업라이즈, 온라인 가구 유통 기업 스튜디오 삼익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 성과만큼 회수 실적도 탄탄하다. 리디의 경우 일부 물량을 지난해말 멀티플 14배 정도로 장외 시장에서 회수를 마쳤다. 싱가포르투자청이 최근 리디에 투자하며 기업 가치가 한층 더 뛰었기 때문에 잔여 지분에 대한 엑시트 성과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인도 시장의 육류 커머스 회사인 리셔스(Licious)와 웹툰·웹소설 기업 피플앤스토리 등도 각각 멀티플 6배 수준에서 자금 회수를 마쳤다. 야나두, 마인즈랩 등 기업도 2~3배 정도의 멀티플 성과를 내며 회수에 성공했다.

이러한 성과 덕에 지난해 결성된 뉴딜펀드 대표 펀드매니저 적임자로 낙점됐다. 그는 뉴딜펀드 외에도 신한벤처투자의 4차 산업혁명 투자펀드 '신한에너지산업투자조합', '기술가치평가투자조합' 등 2개 펀드의 대표 매니저를 맡고 있다.

맡고 있는 모든 펀드의 운용과 관리에 집중할 예정이지만 단기적으론 2300억원 규모 대형펀드인 뉴딜펀드 투자 기업 발굴 과제에 포커스를 둘 계획이다. 미래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해야하는 과제를 맡게 된 만큼 다양한 시장, 산업 종사자 외에도 기술 전문가 등을 만날 예정이다. 떠오를 시장을 찾기 위해서다.

그는 소위 말하는 '뜨는 섹터', '뜨거운 시장'보다는 앞으로 떠오를 시장 발굴에 집중하기 위해선 한보 더 빠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조재호 상무는 "시장 변화를 먼저 인지하고 남들보다 반보 빠르게 앞선 투자를 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최근 벤처기업 가치도 높아지고 시장 변화도 빨라 한보 앞선 투자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신한금융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들의 협업 동의를 얻어 계량적 방식의 단계적 스케일업 투자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꿈을 꾸고 있다. 금융그룹 계열사라는 구조적 이점을 활용해 타 VC에서 시도하지 못하는 기업 성장 사이클과 동행하는 투자를 해보고 싶다는 게 그의 장기적 목표다.

그는 "우선 최근 결성한 뉴딜펀드 운용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며 "현실적으로 어려움도 있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계열사 협조를 얻어 계량적 스케일업 투자도 언젠가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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